갑상선은 목 앞부분에 위치하고 있으며, 나비 모양을 하고 있다.
갑상선에서 분비되는 갑상선 호르몬은 우리 몸의 대사량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이 갑상선 호르몬이 너무 많이 나오거나 기능이 비정상적으로 항진될 경우에는 에너지를 필요 이상으로 만들어 내 다양한 증상을 불러온다. 그런데 이러한 갑상선 중독증이 발생하면, 원인 질환과 관계없이 인지 기능 장애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갑상선 호르몬 과다 공급되면 나타나는 갑상선 중독증
갑상선 호르몬은 두개골의 바닥에 위치하는 뇌하수체에서 생산되는, 갑상선 자극호르몬의 작용에 의해 조절된다. 즉, 뇌하수체는 혈액 속에 있는 갑상선 호르몬의 양을 감시하여 호르몬의 분비량을 조절한다.
혈액에서 갑상선호르몬 농도가 정상수치 이상으로 올라가는 경우를 갑상선 중독증이라고 한다. 흔히 갑상선기능항진증과 갑상선 중독증을 혼용하여 사용하지만, 갑상선기능항진증은 갑상선 중독증의 하위 개념이다.
갑상선 중독증은 말초 조직에 갑상선호르몬이 과다하게 공급되어 나타나는 모든 증상을 총칭한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은 갑상선에서 갑상선 호르몬을 과잉으로 생산하고 분비되어 일어나는 갑상선 중독증을 말한다.
갑상선 중독증은 크게 갑상선기능항진증을 수반하는 경우와 수반하지 않는 경우로 나뉜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을 수반하는 갑상선 중독증은 신진대사가 이상으로 높아지며 다한증, 더위에 약함, 식욕 증가,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또한 내장 활동도 활발하게 되며 빈맥이나 대변 이상(난변, 설사, 빈변)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을 수반하는 갑상선 중독증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가장 흔한 원인은 갑상선이 전반적으로 비대해지는 그레이브스병이다. 이 질환은 자가면역질환으로 진단을 위해서는 자가면역 항체 검사가 필요하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갑상선에 자율적으로 호르몬을 과다하게 분비하는 종양(결절)이 생기는 경우이다. 중독성 선종 및 다발성 다결절성 갑상선종 등이 있다. 이 외에 약물에 의해 발생할 수도 있으며, 드문 경우이기는 하지만 갑상선 호르몬의 분비를 조절하는 뇌하수체에서 갑상선 자극 호르몬을 과도하게 분비하는 종양이 생겨서 이로 인해 갑상선에서 호르몬의 과도한 생성 및 분비가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을 수반하지 않는 갑상선 중독증의 원인은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첫째는 갑상선염증으로 인해 갑상선 조직이 파괴되어 갑상선에 저장되었던 갑상선 호르몬이 일시적으로 혈액으로 과다 누출되는 경우이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다양한 약물에 의한 경우이다.
그런데 미국 의학협회 저널 '내과학(JAMA Internal Medicine)'에 최근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갑상선 호르몬 과잉은 원인과 관계없이 인지장애 위험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갑상선 중독증, 인지장애에 상당한 위험요인으로 작용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대(Johns Hopkins Medicine) 정신의학·행동과학 로이 애덤스(Roy Adams) 교수 연구팀은 갑상선 중독증과 인지장애 위험 간의 연관성을 알아보는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2014~2023년 사이에 존슨홉킨스대 메디컬센터에서 치료받은 6만 5,931명(65세 이상)의 전자 건강기록 데이터베이스 자료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갑상선 중독증은 내인성, 외인성과 관계없이 모두 인지장애 위험이 39% 높아질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내인성 갑상선 중독증은 갑상선기능항진증이나 그레이브스병으로 발생하고, 외인성 갑상선 중독증은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치료하면서 갑상선 호르몬을 과도하게 투여했을 때 발생한다.
갑상선 중독증이 있는 노인은 75세가 될 때까지 인지장애 발생률이 11%로 갑상선 기능이 정상인 노인의 6.4%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갑상선 중독증 노인은 85세가 될 때까지 인지장애 발생률이 34%, 갑상선 중독증이 없는 노인은 26%였다.
또한, 갑상선 호르몬이 처방된 노인도 갑상선 호르몬 노출량이 지나치면 인지장애 위험이 커졌다. 갑상선 호르몬 노출량이 지나치게 많은 노인은 인지장애 위험이 65%로 노출량이 조금 많은 노인의 23%보다 3배 가까이 높았다.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진은 "고령에 대해서는 갑상선 치료가 필요한지 재고해야 하며 과잉 치료는 피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갑상선 호르몬 처방의 20%가 과잉인 것으로 추산된다. 연구진은 "이 밖에도 갑상선 기능 항진증 환자는 심방세동이 증가하고 골절 및 골다공증에도 영향이 있는 만큼 갑상선 호르몬 과잉 치료는 주의해야 된다"라고 덧붙였다.
고령 환자는 종종 변비, 오한, 피로 등 갑상선 기능 저하증의 증상을 호소하지만 그런 증상은 빈혈, 비타민 결핍, 우울증, 폐경기, 인슐린 저항, 수면무호흡 등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