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3화에서는 '연예인이 걸리는 병'으로 많이 알려진 공황장애를 겪는 송유찬(장동윤 분)과 간호실습생 지승재(유인수 분)의 에피소드가 그려졌다.
간호사 정다은(박보영분)의 친구 유찬은 인간친화적이어서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표현을 잘 못하고, 인정받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물이다. 그런 그에게 새로 취업한 직장 선후배의 요구와 기대에 일일이 부응하는 것은 큰 부담이었다. 밤을 새워서 일을 해도 일은 끝나지 않았고, 잘 해낼 때마다 더해지는 주변의 기대와 호의는 오히려 큰 압박으로 다가왔다. 어느 순간, 갑자기 갑갑함을 느껴 뛰어간 화장실에서 유찬은 마치 물속에 빠져 숨을 쉬지 못할 것 같은 공포감을 느낀다.
출처 : 넷플릭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예고 요약편
연예인이 걸리는 병? 크게 증가하는 공황장애 진단
공황장애가 '연예인이 걸리는 병'으로 많이 알려진 것은 유명 연예인들이 공황장애를 이유로 각종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거나 방송을 중단하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황장애가 연예인처럼 많은 사람의 주목을 받는 사람들만 걸리는 병은 아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공황장애로 진료받은 사람은 20만 54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7년 13만 8천여 명에서 약 45% 증가한 수치이고, 10년 전인 2012년 7만 9천여 명에 비해서는 무려 약 2.5배 증가한 수치이다. 정신과 진료를 받기를 꺼려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생각할 때, 실제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매년 증가하는 공황장애 진단 | 그래픽 : 하이닥
"숨 쉬기가 어려워요", 예기치 않은 '공황 발작'이 주요 증상
공황장애의 주요 증상으로는 특별한 이유 없이 갑자기 나타나는 극단적인 불안 증상이 있다. 공황발작이라고 하는 이 증상은 극한 두려움이 느껴지면서 가슴이 답답해지고, 숨 쉬기가 어려워져 죽음의 공포를 느끼기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서 영상으로 잘 표현된 바와 같이 물속에 잠겨있는 듯한 공포감을 느끼고, 갑자기 찾아오는 발작을 못 이겨 자리에서 뛰쳐나가기도 하는 것이다.
하지만 보통 환자들은 이러한 공황발작의 원인을 알지 못하여 혼돈스러워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발작은 20~30분간 지속되고, 한 번 발작을 경험하면 또 발작이 오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불안감은 가중된다. 주위 사람들이 이 공황발작에 대해 예민해서 그렇다고 치부하거나, 자신을 발작 증세를 보이는 장애가 있는 것으로 볼 것에 대한 걱정이 더해지면 심해지기도 한다. 또는 어디인가 몸이 아프면 자신의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을 앓고 있는 것 같은 걱정에 휩싸여 공황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나도 공황장애일까?', 공황장애 진단 기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발표한 바와 같이 공황장애를 앓는 사람은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자신이 공황장애를 앓고 있지만 단순한 우울증이나 걱정 등으로 치부하는 사람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나도 가끔 극한 공포감을 느낄 때가 있는데, 공황장애일까?'라는 의심이 든다면 다음의 진단 기준을 통해 확인해 볼 수 있다.
미국 정신의학회의 정신장애 진단통계 편람에 따른 공황장애 진단 기준은 다음과 같다.
A. 반복적으로 예상하지 못한 공황발작이 있다. 공황발작은 극심한 공포와 고통이 갑작스럽게 발생하여 수분 이내에 최고조에 이르러야 하며, 그 시간 동안 다음 중 4가지 이상의 증상이 나타난다.
•주의점: 갑작스러운 증상의 발생은 차분한 상태나 불안한 상태에서 모두 나타날 수 있다.
① 가슴 두근거림 또는 심장 박동 수의 증가
② 발한
③ 몸이 떨리거나 후들거림
④ 숨이 가쁘거나 답답한 느낌
⑤ 질식할 것 같은 느낌
⑥ 흉통 또는 가슴 불편감
⑦ 메스꺼움 또는 복부 불편감
⑧ 어지럽거나 불안정하거나 멍한 느낌이 들거나 쓰러질 것 같음
⑨ 춥거나 화끈거리는 느낌
⑩ 감각 이상 (감각이 둔해지거나 따끔거리는 느낌)
⑪ 비현실감 (현실이 아닌 것 같은 느낌) 혹은 이인증 (나에게서 분리된 느낌)
⑫ 스스로 통제할 수 없거나 미칠 것 같은 두려움
⑬ 죽을 것 같은 공포
•주의점: 문화 특이적 증상(예, 이명, 목의 따끔거림, 두통, 통제할 수 없는 소리 지름이나 울음)도 보일 수 있다. 이러한 증상들은 위에서 진단에 필요한 4가지 증상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B. 적어도 1회 이상의 발작 이후에 1개월 이상 다음 중 한 가지 이상의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① 추가적인 공황발작이나 그에 대한 결과 (예. 통제를 잃음, 심장발작을 일으킴, 미치는 것) 에 대한 지속적인 걱정
② 발작과 관련된 행동으로 현저하게 부적응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예. 공황발작을 회피하기 위한 행동으로 운동이나 익숙하지 않은 환경을 피하는 것 등).
C. 장애는 물질(예. 남용 약물이나 치료 약물)의 생리적 효과나 다른 의학적 상태 (예. 갑상선 기능 항진증, 심폐 질환)로 인한 것이 아니다.
D. 장애가 다른 정신 질환으로 더 잘 설명되지 않는다 (예. 사회불안장애에서처럼 공포스러운 사회적 상황에서만 발작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특정 공포증에서처럼 공포 대상이나 상황에서만 나타나서는 안 된다. 강박장애에서처럼 강박사고에 의해 나타나서는 안 된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서처럼 외상성 사건에 대한 기억에만 관련되어서는 안 된다. 분리불안장애에서처럼 애착 대상과의 분리에 의한 것이어서는 안 된다).
< 번역 자료 출처 :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
하지만 실제 공황 발작과 같은 극한의 공포심을 느낀다면, 자가 진단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실제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가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공황장애, 치료할 수 있을까?
공황장애 치료를 위해 많은 연예인들은 방송 중단하는 것을 선택했다. 연예인들은 실제 방송에 대한 압박으로 인해 공황장애를 느끼는 경우가 많아 원인을 회피하는 방법을 쓴 것이다. 일반적인 치료 방법으로는 약물치료요법과 인지행동 치료요법이 있다.
공황장애에 사용되는 약물로는 항우울제나 항불안제 약물이 있고, 필요에 따라 다른 계열의 약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는 8~12개월 약물 치료를 하면 증상의 호전이 나타난다. 그런데 약물치료는 효과가 빨리 나타나는 장점이 있지만, 습관성이 생길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 습관성 : 약물의 반복적인 사용으로 생기는 정신적 의존 증상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약물치료와 함께 인지행동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인지행동 치료는 환자가 극도의 불안을 느끼는 최악의 상황을 인식하는 것을 치료자와 함께 알아내고 교정하는 치료이다. 개인 치료보다는 다수의 환자들과 함께 소통하는 그룹 치료를 진행한다.
최근 정부는 국민 '정신건강'이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고 판단하고, 국가 차원에서 국민의 정신 건강을 지키기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정신건강 검진주기를 10년에서 2년으로 단축하고, 2027년까지 100만 명에게 심리상담서비스를 지원하는 등 심리상담 제공을 강화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자신이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는 의심이 든다면 이번 대책을 통해 실시될 정신건강 검진이나 심리상담을 통해 치료를 받는 것도 도움이 되겠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