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아이는 성인보다 주의력이 부족하고 산만하다. 하지만 그 정도가 지나치다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이하 ADHD, 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를 의심해야 한다. 아이 때의 ADHD를 방치하면 성인 ADHD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17년 ADHD로 진료받은 사람은 5만 2,944명이다. 남성이 4만 2,398명으로 80%를 차지하고, 여성이 1만 596명으로 20%를 차지한다. 남성에게서 ADHD가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2017년 환자 중 가장 많은 연령대는 10대로 전체의 57%를 차지하는데, 특히 10~14세 환자가 33.9%로 가장 많다. 이에 대해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송정은 교수는 "아직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는 부모가 많다"며 "이 때문에 초등학교 저학년생에게서 ADHD 증상이 나타나도 크면 괜찮아지겠지 하는 생각으로 진료받지 않는다. 그러다 고학년이 되어 학습량이 많아지면 학교 적응에 어려움이 생기고, 학업과 교우 관계에도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아 이때 치료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ADHD 대표 증상 3가지
1. 과잉행동
- 가만히 앉아있지 못하고 몸을 꿈틀거리거나 착석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 지나치게 뛰어다니고 조용한 활동에 참여하기 어렵다.
- 지나치게 수다스럽게 말하거나 질문이 끝나기 전에 성급하게 대답한다.
2. 충동성
- 차례를 기다리는 것을 어려워하고 다른 사람의 활동에 참견을 많이 한다.
- 인내심이 부족하고 갑자기 화를 낸다.? 중간 과정 없이 불쑥 결론을 내린다.
- 간섭하고 활동적이며, 반항적이다.
3. 주의력 부족
- 부주의한 실수를 저지르고, 과제하거나 놀이할 때 지속적으로 집중하지 못한다.
- 종종 다른 사람이 말할 때 귀 기울여 듣지 않는다.
- 학업이나 직장에서의 임무를 끝까지 수행하지 못한다.
- 과제와 활동을 체계화하지 못한다.
- 정신적 노력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과제를 싫어한다.
- 과제나 활동에 필요한 물건을 자주 잃어버린다.
- 외부자극에 의해 쉽게 산만해진다.
- 일상적인 활동을 잊어버린다.
ADHD가 생기는 원인
ADHD를 일으키는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다양한 원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추측한다.
1. 유전적 요인
ADHD는 높은 유전성을 보인다. 부모나 형제가 ADHD 환자라면 ADHD를 겪을 가능성이 4~5배 더 높아진다. 그러나 ADHD를 유발하는 특정 유전자는 밝혀지지 않았다.
2. 신경화학적 요인
ADHD 환자는 뇌에서 주의집중력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노르아드레날린)이 모두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3. 신경해부학적 요인
여러 연구에서 주의력, 실행능력 등과 관련된 뇌 영역의 이상 소견이 보고되고 있다. ADHD 환자의 뇌 크기는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작거나 환자의 대뇌피질 두께가 얇다는 연구가 있다.
4. 신경생리학적 요인
ADHD 아동의 뇌파검사에서 비특이적이고 비정상적인 뇌파소견이 발견돼, 이상 뇌파와 ADHD의 연관성을 추정하고 있다.
조기 진단으로 치료의 골든타임 잡아야
보호자는 ADHD가 의심되는 아동을 빨리 정신건강의학과에 데리고 가 전문가의 상담을 받게 해야 한다. ADHD 진단이 늦어 치료를 늦게 시작하면, 학교와 가정에서의 부정적인 피드백이 누적되고 이로 인해 아이는 자존감이 저하되고, 우울하고 반항심을 느낄 가능성이 크다. 또, 어린 시절에 ADHD임을 자각하지 못해서 성인 ADHD로 이어지면, 사회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우울증이나 알코올 사용장애를 겪을 위험이 커진다. 따라서 ADHD를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히 치료해서 문제 증상을 효과적으로 조절해나가야 한다.
ADHD 진단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만든 '국제질병분류 10판(ICD-10)'과 미국정신의학회에서 만든 '정신질환의 진단 및 통계 편람 5판(DSM-5)'의 진단기준을 바탕으로 이뤄진다. 아울러 가정과 학교에서의 생활, 또래 관계 등에 대한 정보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면담을 거쳐 ADHD로 확진한다. 이 과정에서 증상평가 척도 및 종합심리검사, 컴퓨터를 통한 지속수행검사 등을 진행하면 진단에 도움이 된다.
행동치료와 약물치료
ADHD는 아동기에 발병해 만성적으로 이어지기에 장기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치료는 비약물치료와 약물치료로 나뉘는데, 둘을 병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비약물 치료로는 행동치료가 효과적인데, 대표적인 방법으로 부모교육 및 사회기술 훈련이 있다.
약물치료에서는 뇌에서의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을 증가시키는 약물이 사용된다. 크게 메틸페니데이트(Methylphenidate) 성분의 약과 아토목세틴(Atomoxetine)과 클로니딘(Clonidine) 성분의 약이다. 메틸페니데이트는 뇌에서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을 증가시키며, 아토목세틴은 노르에피네프린을 선택적으로 증가시킨다. 클로니딘은 뇌에서 감정, 주의력, 행동을 관할하는 영역에 작용해 ADHD 증상을 감소시킨다고 알려졌다. 약물마다 효과와 부작용, 주의사항 등이 달라 환자 상태에 맞게 약물을 처방한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