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 복어를 먹은 선원 3명이 중독 증세를 보여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13일 서귀포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34분경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항으로 입항하던 어선의 선원 3명이 어지러움, 전신 마비 증상을 보인다는 신고가 접수되어 119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들은 조업하다가 잡은 복어를 먹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의료기관에서 치료받은 지금은 3명 모두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에 소개한 뉴스처럼 사건·사고 소식에 자주 등장하는 복어는 사실 고급 식자재로, 우리나라에서는 보양식으로 많이 소비된다. 회, 찜, 탕 등 다양한 형태로 맛볼 수 있는 복어는 단백질과 더불어 피로 해소에 도움을 주는 비타민B1 티아민(Thiamine), 강력한 항산화 물질인 비타민B2 리보플래빈(Riboflavin)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특히, 복어로 만든 복지리는 숙취 해소에 탁월해 수많은 애주가에게 사랑받고 있다.
하지만, 복어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한다. 바로 '독'이다. 복어는 테트로도톡신(Tetrodotoxin)이라는 강력한 신경독을 품고 있다. 테트로도톡신은 청산가리로 잘 알려진 사이안화칼륨의 독성보다 5~13배 강한 맹독으로 최소치사량인 2mg만 먹어도 생명을 잃을 수 있다. 주로 복어의 혈액, 내장, 생식기에서 발견되며, 특히 산란기(봄~여름)가 되면 암컷 복어의 난소에는 고농도의 테트로도톡신이 있어 더욱 조심해야 한다. 복어의 독은 자연적으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복어의 먹이나 미생물, 세균 등에 복어의 면역 체계가 반응하여 만들어지기 때문에 양식 복어에는 대부분에는 아주 극미량의 독만 존재한다.
복어 먹은 후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면?
복어가 가지고 있는 테트로도톡신은 분자량이 아주 작은 화합물이라 항체를 만들 수 없어 지금까지도 해독제가 존재하지 않는다. 심지어, 체내 흡수도 빨라 잠복기도 일반적으로 20분에서 최대 6시간가량 된다. 단, 테트로도톡신을 너무 많이 섭취했거나, 예민한 사람이라면 증상이 발현하고 10분 이내에 사망하는 예도 있다. 치료법도 따로 없어, 의료기관에서 기도 회복 등 응급처치를 받고 24~48시간 동안 인공호흡기, 혈압 유지 등 증상에 대한 보존적 치료를 받으며, 신장을 통해 독이 자연 배출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테트로도톡신이 무서운 점은 중독 시 신경과 근육막의 나트륨 통로를 선택적으로 차단해, 신경계를 마비시킨다는 것이다. 테트로도톡신 중독은 4단계로 나뉘는데, 1단계에서는 입술, 혀끝, 손끝이 저리기 시작하고, 얼굴과 팔다리 근육 등 수의근이 무감각해진다. 이후, 땀이 많이 나오고 두통과 구토 증상이 동반된다. 곧이어 2단계가 되면 지각마비, 언어장애가 시작되며 혈압이 급격하게 떨어지며, 3단계가 되면 완전 운동마비로 발전해 호흡곤란 상태가 된다. 마지막 4단계에서는 의식이 없고, 호흡을 담당하는 근육을 포함한 전신을 마비시켜 질식사에 이르도록 만든다. 이외에도 심장박동을 불규칙하게 만드는 부정맥을 유발하기도 한다.
테트로도톡신은 열과 저온에 강해, 열을 가하거나 구워도 사라지지 않는다. 따라서, 반드시 복요리 자격증이 있는 전문가가 요리한 복요리만을 먹어야 한다. 또한, 최근 인터넷에 올라온 복어 손질 영상을 참고하고 따라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이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복어조리기능사가 없는 사람은 복요리를 하면 안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