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특정 맛이 당기는 날이 있다. 이는 좋아하는 음식이 생각나거나 단순히 식욕이 채워지지 않아 일어나는 현상일 수 있다. 그러나 배가 부른 상태에서도 유독 특정 맛에 대한 갈망이 지속된다면 우리 몸에 특정 영양소가 부족하거나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는 신호일 수 있다.
1. 단 음식이 당긴다면?
신체에 에너지가 부족한 경우 단맛이 당길 수 있다. 이는 에너지원을 만드는 포도당이 부족해서 생기는 현상이다. 포도당은 우리 몸이 일차적으로 사용하는 에너지원이므로 몸에서 에너지가 부족하다고 느끼면 포도당 함량이 높은 단 음식이 생각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은 단지 탄수화물 중독이라는 신호일 수도 있다.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우리 몸은 이를 처리하기 위해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하게 한다. 과도하게 분비된 인슐린은 혈중 포도당을 빠르게 떨어뜨려 저혈당을 일으킬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우리 몸은 다시 혈당 수치를 정상범위로 올리기 위해 단 음식을 찾게 된다.
더불어 탄수화물에 중독되면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 농도가 떨어지게 된다. 이때 인체가 세로토닌 농도를 높이기 위해 단 것을 섭취하고자 하는 욕구가 커질 수 있다. 또 생리 전 여성의 경우 세로토닌 수치가 떨어져 단맛을 찾는 경우도 있다. 수면이 부족한 경우에도 단맛이 당길 수 있다. 실제 수면 시간이 부족한 청소년은 더 많은 탄수화물과 설탕을 섭취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미국 브리검영 대학교(Brigham Young University) 연구팀이 10대 93명을 대상으로 일주일 동안 수면패턴이 식이 습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6.5시간의 수면을 한 그룹이 9.5시간의 수면을 한 그룹에 비해 혈당을 급상승시키는 탄수화물과 설탕이 첨가된 음식 및 음료를 더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 짠 음식이 당긴다면?
짠 음식이 당기는 가장 간단한 이유는 몸에 나트륨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땀을 흘리면 체내에서 나트륨이 빠져나간다. 이럴 땐 혈청 나트륨 수치를 정상으로 회복하기 위해 나도 모르게 소금이 당길 수 있다. 놀랍게도 체내에 수분이 부족해도 소금이 당길 수 있다. 수분이 부족하면 몸이 정상적으로 기능하기 어려워 지속적으로 무언가를 더 먹거나 마시라는 신호를 보낸다.
우리 몸에 칼슘, 마그네슘 등의 특정 영양소가 부족한 경우에도 가공식품이나 패스트푸드 같이 나트륨 함량이 높은 음식을 찾게 된다. 이 경우 영양소가 풍부한 음식을 먹어야 한다. 케일과 시금치 등의 녹황색 채소는 칼슘이 풍부하며, 생선과 견과류 등의 음식은 마그네슘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3. 신 음식이 당긴다면?
신맛이 당긴다는 것은 피로가 누적되고 몸이 지쳐 휴식이 필요하다는 신호일 수 있다. 이 경우 비타민 C를 보충해주는 것이 좋다. 비타민 C가 부족하면 철분 결핍으로 이어져 빈혈이 오고 손톱이 쉽게 부서질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두통과 근육통이 생길 수도 있는데, 이와 같은 증상이 나타날 경우 시트르산이 함유된 감귤 계열의 과일로 비타민 C를 보충해줄 수 있다. 그러나 갑자기 너무 많은 양의 과일을 섭취할 경우 혈당 수치를 급격히 증가시킬 수 있어 섭취량에 주의해야 한다.
신 음식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입에 침이 고이는 이유는 신 음식에 들어있는 유기산이 미각을 강렬하게 자극하기 때문이다. 이 자극은 뇌의 식욕 중추에 영향을 미쳐 식욕을 돋구는 역할을 한다. 또한 신맛이 나는 음식은 침과 위산 분비를 촉진하여 소화기능과 흡수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4. 쓴 음식이 당긴다면?
주로 봄이나 여름, 환절기에 입맛이 떨어지면서 쓴맛이 당기고는 한다. 우엉과 도라지 등의 쓴맛 뿌리채소에는 소화기능을 향상시키는 사포닌이 함유되어 있다. 사포닌은 식욕을 자극하고 기력 회복에도 도움을 준다.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에도 쓴 음식이 생각날 수 있다. 이때는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반신욕으로 원활한 혈액순환을 유도하는 것이 좋다.
5. 매운 음식이 당긴다면?
스트레스 받거나 기분이 좋지 않은 날 유독 매운 음식이 생각난다. 매운 맛은 다른 맛과는 달리 우리 몸에서 통증이나 화상으로 인식한다. 이때 진통 역할을 하는 엔도르핀이 분비되어 스트레스가 풀리는 기분이 들 수 있다. 이럴 때에는 자극적으로 매운 음식을 찾기 보다는 일반 식단에 청양고추를 곁들여 먹는 것이 좋다. 청양고추에 함유되어 있는 캡사이신은 지방 연소를 촉진시켜 체지방을 태우고, 피로를 유발하는 젖산의 분비를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6. 느끼한 음식이 당긴다면?
치즈, 버터 등의 유지방이 들어간 느끼한 음식이 당긴다면 심리적으로 불안하기 때문일 수 있다. 유제품에는 트립토판이 함유되어 있는데, 이는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 수치를 높여주어 불안감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유지방이 들어간 음식을 과다하게 먹을 경우 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섭취량에 주의해야 한다. 우리 몸에 오메가-3 지방산이 부족한 경우 부족해진 영양소를 채우기 위해 기름지고 느끼한 음식이 끌릴 수 있다. 이러한 경우 건강한 지방으로 대체해 섭취해 주는 것이 좋다. 등푸른 생선, 아보카도, 호두나 아몬드 등의 견과류는 건강한 지방을 섭취할 수 있는 좋은 식품이다.
7. 얼음이 당긴다면?
빙식증은 영양적 가치가 없는 물질을 한 달 이상 반복해서 섭취하는 이식증의 일종으로, 몸에 철분이 부족할 때 나타나는 증상이다. 실제 미국 미네소타 주립대학교(Minnesota State University)의 랄프 D. 레이놀드(Ralph D. Reynolds)의 얼음 중독과 철분 결핍에 관한 연구 중 결핍성 빈혈 환자 38명 중 23명이 얼음 중독 증상을 보였으며 대다수는 철분을 보충해주자 얼음 먹는 것을 멈춘 것으로 나타났다. 육류와 닭고기 등은 철분 섭취에 가장 효과적이다. 식물성 식품은 철분 흡수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번 제대로 흡수된 철분은 극히 일부만 배설되고 재사용되므로 일일 필요량은 적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