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시즌이 다가오면서 항공기를 이용해 해외로 여행을 다녀오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여행을 안전하고 즐겁게 즐기기 위해서는 여행 중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건강 문제에 잘 대비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중 하나가 바로 항공기 내에서의 건강 관리다.
항공기는 지상보다 기압과 산소 농도가 낮기 때문에, 신체에 평소보다 많은 스트레스가 가해지게 된다. 이런 환경에서는 평소 건강하던 사람도 갑작스럽게 이상 증상이나 질환이 나타날 수 있으며,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은 질환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그렇다면 항공 여행 중 발생할 수 있는 건강상 문제는 무엇이 있는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기내에서 겪을 수 있는 건강 이상 3
1. 호흡곤란
비행기 탑승 후 불안감과 긴장감이 심한 경우에는 과호흡 증상이 쉽게 나타날 수 있다.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서 평소보다 빠르게 숨을 쉬고, 이러한 증상이 다시 불안을 유발해 과호흡 증상이 악화되는 것이다. 게다가 기내는 산소 농도가 낮고 밀폐돼 있기 때문에, 불안정한 심리 상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이러한 증상이 발생했다면 종이봉투에 입을 대고 짧게 호흡하다 다시 고개를 들어 산소를 들이마시는 호흡을 반복하고, 의식적으로 호흡을 천천히 조절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창밖을 볼 때 증상이 더욱 심해진다면 창문을 닫은 채 복도 쪽으로 앉아 상공의 높이가 시야에 들어오지 않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히 천식이나 만성 폐쇄성 폐질환 등의 호흡기계 질환이 있는 경우라면 기내의 낮은 습도와 온도 변화, 자극적인 냄새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호흡곤란과 같은 증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기내에 들어가기 전 기관지확장제 등의 약물을 미리 복용하고, 기내에서는 흡입기를 항상 소지하고 있는 것이 좋다. 만약 호흡곤란 증상이 심하다면, 승무원의 도움을 받아 산소 공급 장치를 이용할 수도 있다.
2. 심장질환 및 심혈관질환
낮은 기압과 산소 농도는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만큼, 심부전이나 협심증 등 심장질환이 있는 환자들에게 무리가 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심장으로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산소 공급량이 줄어들면서 심장의 기능이 떨어지게 되고, 심정지 등의 위급한 상황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중앙응급의료센터는 △불안정성 협심증 △조절이 안 되는 심부전이나 부정맥이 있는 환자 △2~3주 이내에 합병증이 없는 심근 경색을 앓은 환자 △6주 이내 합병증이 있는 심근 경색을 앓은 환자 등은 가급적 항공 여행을 하지 않을 것을 권하고 있다. 만약 위험 요인이 있다면 미리 항공사 직원에게 알려 두고 위급 상황 시 자동 제세동기(AED) 등을 빠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평소 심혈관계에 특별한 문제가 없었던 사람이라고 해도, 장시간 비행을 하는 동안 다리를 움직이지 않고 앉아만 있으면 하지정맥류와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 등의 혈관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정맥류는 다리 정맥의 혈액이 역류하여 정맥이 부풀어 오르는 상태이며,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은 혈액이 다리 정맥에 고여 혈전이 형성되는 것을 말한다. 이들은 다리 부종, 통증 등의 증상을 가져오며, 심한 경우 폐색전증 등의 위험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1~2시간마다 수시로 팔다리를 움직이면서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되며, 수분이 끈적해지지 않도록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도 좋다. 기내에서 움직이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압박 스타킹을 착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3. 항공성 중이염
항공기가 이착륙을 할 때는 급격하게 기압이 변화하는데, 이때 귀 내부의 압력과 외부의 압력이 달라지면서 귀가 먹먹한 느낌이 들게 된다. 이러한 증상은 대부분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며, 시간이 지나 기압이 안정되면 서서히 귀의 불편한 느낌이 사라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시간이 꽤 흘렀음에도 귀에 불편한 통증과 난청, 답답한 느낌 등의 증상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항공성 중이염’을 의심해야 한다. 항공성 중이염은 비행기에서 내린 후에도 며칠 이상 증상이 이어질 수 있으며, 고막 안쪽에 물이 차 분비물이 빠져나오는 ‘삼출성 중이염’으로 악화하거나 모세혈관이 터져 출혈이 발생할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항공성 중이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비행기 이착륙 시 껌을 씹거나 물을 마시고, 입을 벌려 하품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턱을 움직이면 귀 내부의 이관이 열리기 때문에, 귀 내부의 압력을 쉽게 조절할 수 있다. 먹먹한 느낌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코를 막고 부드럽게 숨을 내쉬면서 이관을 여는 ‘발살바(Valsava) 방법’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전에 항공성 중이염 증상을 겪은 적이 있었다면 비행 전 미리 귀 점막 수축제나 소염진통제를 처방받아 복용하는 것이 좋으며, △감기 △부비동염 △알레르기 등으로 인해 코가 막혀 있는 경우에는 항공성 중이염 발생 위험이 더욱 높아지는 만큼 비행 전 미리 치료를 하고 오는 것이 도움이 된다.
질환 있다면 의사와 상의해야…안전 수칙 준수도 중요
기내 환경 변화와 장시간의 비행은 건강한 사람들에게도 불편한 증상을 가져올 수 있는 만큼, 기저질환이 있거나 건강에 신경 써야 하는 사람들은 항공기 이용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32주 이후의 임산부 △생후 14일 미만의 신생아 △다량의 진정제 사용이 필요한 환자 △급성 전염병 환자 △수술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환자 △중증 중이염 환자 등은 항공기 이용 때문에 건강을 크게 해칠 수 있는 만큼, 비행 전 의사와 상담하고 탑승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불가피하게 항공기를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필요한 비상 약물을 미리 처방받아 기내에 반입할 수 있도록 하고, 비행 중에는 충분한 수분 섭취와 적절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또한 비행기 탑승 시 승객의 안전과 건강 확보를 위해 중앙응급의료센터가 권고하는 ‘해외 항공여행 건강안전 10대 수칙’을 알아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1. 출발 전 과음을 삼갈 것
2. 과중한 업무로 출발 전 과로를 하지 말 것
3. 목적지 지역의 풍토병을 예방할 것.
4. 기내에서 충분한 수분을 섭취할 것
5. 기내에서 혈액순환 촉진을 위해 운동할 것.
6. 도착시간에 맞추어 음식 섭취를 조절할 것.
7. 건강과 쾌적한 기내 환경을 위해 금연할 것.
8. 첫 출발부터 시차 극복을 위해 노력할 것.
9. 무리한 수면 유인을 위한 과음을 피할 것.
10. 끓인 물을 마시고 평소 개인위생을 실천할 것.
한편, 이렇게 기내에서 이상 증상이 나타났다면 참기보다는 승무원에게 알려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다. 기내에는 응급상황에 사용할 수 있는 의약품과 의료용품 등이 의무적으로 비치되어 있는 만큼, 상황에 맞는 기본적인 처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기내에서 나타난 불편한 증상을 무작정 참기만 하다 보면 오히려 질환이 더욱 심해져 치료가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가급적 빠르게 도움을 요청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좋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