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먹은 후에는 공복 상태에 비해 혈당이 높아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식후 혈당이 140mg/dL을 넘어가는 고혈당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면 당뇨병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은 만큼, 식후 혈당을 낮추기 위한 관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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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후 혈당이 알려주는 건강 상태는?
식후 혈당은 췌장의 기능을 가장 잘 반영하는 지표다. 혈당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인슐린은 췌장의 베타세포에서 분비되는데, 혈액 내 포도당을 세포로 유입시켜 혈당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식후 혈당이 지나치게 높은 경우에는 인슐린이나 췌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당뇨병을 진단받지 않은 사람을 기준으로, 식후 혈당은 140mg/dL 이하가 정상이다. 그런데 식후 혈당이 이보다 높은 상태가 지속되면 다음날 공복혈당까지 높아지기 쉽고, 혈당 변동성이 커지면서 당뇨병이 발병할 위험이 높아진다. 2017년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오태정 교수와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과 조남한 교수 연구팀이 정상 성인 5,7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식사 1시간 후 혈당이 145mg/dL 이상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2.84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당뇨병을 앓고 있는 경우라면 식후 혈당 관리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 식후 혈당이 충분히 떨어지지 않을 경우 혈관과 몸속 장기에 부담이 가해지면서 △심장마비 △뇌졸중 △당뇨병성 신증 △당뇨망막병증 등의 당뇨 합병증이 발병할 위험이 더욱 높아지기 때문이다.
식후 혈당을 낮출 수 있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식단 조절 외에 효과적인 식후 혈당 관리법은?
식후 혈당 관리를 위해서는 우선 식단 조절을 해야 한다. 식사 시 GI 지수가 낮은 음식을 선택해 혈당이 치솟는 것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또 채소와 단백질을 먼저 섭취하고 탄수화물을 가장 마지막에 먹으면 섭취하는 열량은 같지만 식후 혈당이 높아지는 속도가 느려지면서 혈당 조절에 더욱 도움이 된다. 이 밖에도 음식을 먹은 후에 식후 혈당을 낮추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본다.
식후 혈당 낮추는 방법 3
1. 식사 직후 가벼운 걷기 운동
식사를 마친 후에는 10~15분 정도 걷기 운동을 하는 것이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된다. 몸에서 혈당이 가장 높아지는 시간은 식후 30분~1시간 사이인데, 이때 소비되지 않고 남은 포도당은 간에서 중성지방으로 변해 몸속에 축적된다. 이는 당뇨병이 없는 사람이라고 해도 비만해질 위험이 높아지고,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 등의 만성질환 발병 가능성을 높인다. 반면 지방으로 변하기 전에 가볍게 운동을 할 경우 근육이 포도당을 사용하면서 혈당 수치가 떨어지고, 인슐린 감수성이 높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식후의 짧은 운동만으로도 식후 혈당을 개선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국제학술지 ‘당뇨병학(Diabetologia)’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한 번에 30분을 걸었을 때에 비해 식후 10분씩 나눠 걸었을 때 평균 혈당이 12% 낮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저녁 식사 후의 걷기 운동은 최대 22%까지 혈당을 낮추는 효과를 보였다.
2. 수분 섭취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도 식후 혈당 관리를 위해 중요하다. 혈당이 높을 때는 소변을 통해 포도당이 빠져나가는데, 이때 수분을 함께 배출하기 때문에 소변량이 늘어나고 갈증이 심해질 수 있다. 이때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면 잦은 소변으로 인한 탈수를 방지하고, 신체가 포도당을 원활하게 제거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높은 혈당으로 인해 끈적해진 혈액을 조금 더 맑게 바꾸는 데도 도움이 된다.
다만 물을 마실 때 주의해야 하는 점이 있다. 식사 중이나 직후에 물을 마시면 위액이 희석되면서 위장운동이 더뎌지고 소화불량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최소 식후 30분이 지난 후에 물을 마셔야 한다. 혈당 관리를 위해서는 밥을 먹은 후 걷기 등 가벼운 운동을 한 이후에 갈증이 해결될 만큼 물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자신의 체중에 30만큼을 곱한 양을 마시면 되는데, 1시간당 컵 한잔(200ml)분량 정도로 나눠 마시는 것이 가장 좋다.
만약 당뇨병성 신증이나 심장 합병증이 있는 경우에는 과도한 수분 섭취가 장기에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의료진과 상의를 거친 후 물 섭취량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
3. 충분한 수면
불충분한 수면은 당뇨병 환자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건강한 사람도 당뇨병에 걸리는 원인이 된다. 수면 부족은 에피네프린, 코르티솔 등의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시키는데, 이들은 인슐린의 역할을 방해하면서 혈당을 높이기 때문이다. 또 밤낮이 바뀌었거나 수면이 부족한 경우 식욕 억제 호르몬인 렙틴과 수면 호르몬 멜라토닌이 제대로 분비되지 못해 잠들기 전 식욕이 과도하게 높아지고 혈당 조절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따라서 식후 혈당 조절을 위해서는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수면의 질을 높이는 것이 권장된다. 매일 일정한 시간에 잠들고, 수면 시간을 7~9시간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식후 1시간 이내에 혈당이 가장 높게 오르는 만큼 이 시간에는 충분히 신체 활동을 하고, 식후 2~3시간이 지난 이후에 수면을 취하면 혈당이 낮아진 상태로 잠들 수 있다.
카페인 섭취는 숙면에 방해가 될 뿐만 아니라 인슐린 감수성을 낮출 수 있는 만큼 되도록이면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잠드는 데 방해가 되는 불빛이나 소음이 없는 환경을 조성하고, 침실의 온도를 20~25도 사이로 선선하게 유지하면 숙면을 취하는 데 도움이 된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