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과 관련된 여러 질병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은 당뇨병이다. 특히 비만한 당뇨병 환자는 지방세포에서 나쁜 물질이 혈관으로 녹아들어 상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이로 인해 동맥경화, 뇌졸중, 심근경색 등의 혈관 합병증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따라서 당뇨병이 있다면 체중 관리 특히 복부 비만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최근 당뇨병의 전 단계인 전당뇨에서 벗어나려면 체중보다 복부지방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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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 전단계에서는 체중 보다 복부비만이 더 중요
전당뇨는 공복 혈당이 정상 범위의 상한선인 99mg/dL을 넘고 당뇨병 진단 기준인 126mg/dL에는 못 미치는 경우(100~125mg/dL)를 말한다. 전당뇨는 심장, 신장, 눈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지만 현재 전당뇨에 처방하도록 승인된 약은 없다.
독일 튀빙겐대병원 당뇨병 연구 센터(Eberhard-Karls University of Tübingen German Center for Diabetes Research)의 안드레아스 비르켄펠트(Arvid Sandforth) 박사 연구팀은 전당뇨에 해당하는 성인 1,105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1년 동안 식단 개선, 신체활동 증가 등 생활 습관 개선을 주문했다. 1년 후 연구팀은 이들 중 체중이 최소 5% 이상 줄어든 298명의 건강 상태를 평가했다.
연구 결과, 일부 참가자는 공복 혈당, 식사 두 시간 후 혈당, 당화혈색소 수치 모두 정상으로 돌아오며 전당뇨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나머지는 체중이 빠졌음에도 전당뇨 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또한 혈당을 떨어뜨리는 호르몬인 인슐린 분비량은 두 그룹 모두 변함이 없었다. 그러나 전당뇨에서 벗어난 그룹은 인슐린 민감성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두 그룹 모두 체중은 비슷하게 줄었지만 전당뇨에서 벗어난 그룹이 그렇지 못한 그룹보다 복부지방을 크게 감량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전당뇨에서 벗어난 그룹은 2년 후 당뇨병 발생률이 실패 그룹보다 73% 낮았다. 이번 연구는 당뇨 전단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체중보다 복부지방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증명했다. 또한 복부지방을 줄였을 때 신장 손상을 보여주는 수치도 낮아지고 혈관 건강도 개선됐다. 이와 별개로 당뇨 발병의 중요한 위험 인자인 지방간 감소는 두 그룹의 차이는 없었다. 연구팀은 복부지방 감소를 위해 허리둘레를 여성은 최소 4cm, 남성은 7cm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영국 의학저널 '랜싯 당뇨병과 내분비학(Lancet Diabetes and Endocrinology)'에 최근 게재됐다.
당뇨병 환자, 복부비만 심할수록 신경교종 발생 위험 높아
복부비만은 당뇨병 전단계에서 당뇨병에 악영향을 끼치지만, 당뇨병을 진단받았을 때 복부비만의 정도는 악성 뇌종양 중 하나인 신경교종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고은희·조윤경 교수, 숭실대학교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한경도 교수팀은 20세 이상 당뇨병 환자 189만 명을 최대 10년 간 추적 관찰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복부비만이 심할수록 신경교종 발생률이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심한 복부비만(허리둘레 남성 100cm, 여성 95cm 이상)의 경우 복부비만이 아닌 환자에 비해 신경교종 발생률이 최대 37% 높게 나타났다. 특히 65세 미만의 젊은 당뇨병 환자의 경우 65세 이상의 고령 환자보다 복부비만에 의한 신경교종 발생률의 증가 정도가 16% 더 높게 나타났다. 2019년 기준 우리나라 성인의 복부비만율은 약 24%인데, 당뇨병 환자의 경우 약 63%로 당뇨병 환자의 복부비만율이 약 2.6배 높다.
악성 뇌종양인 신경교종은 대부분 초기에 특별한 증상이 없어 늦게 발견되다 보니 2년 생존율이 약 26%일 정도로 치료 결과가 좋지 않다. 따라서 발생 위험 요인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번 연구 결과로 당뇨병 환자는 복부비만 관리에 더 신경 써야 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고은희 교수는 "이번 연구는 대규모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복부비만과 신경교종 발생 사이의 상관관계를 밝힌 점에서 의미가 있으며, 신경교종의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지방세포가 체내 염증 반응을 유발해 신경교종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보인다. 당뇨병 환자는 복부비만이 생기지 않도록 평소 매일 30분씩 걷는 증 운동을 꾸준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최근 게재됐다.
복부비만 줄이려면 유산소 운동해야
비만한 당뇨병 환자의 생활습관 조절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지나친 탄수화물 섭취를 피하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통곡류, 콩류, 채소, 유제품 형태의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과일도 제한적으로 섭취하고 음식을 갈아서 먹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고칼로리 음식을 제한하면서 하루 500Kcal 정도의 섭취를 줄이면 복부지방 및 허리둘레 감소에 효과 있다.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주로 일상에서 쉽게 할 수 있는 걷기나 자전거 타기, 수영, 가벼운 등산과 같은 유산소 운동이 좋으며 하루 30분~1시간씩 일주일에 5회 이상 실시하는 것이 좋다. 당뇨환자는 특히 근력운동으로 체지방을 줄이고 근육량을 늘려서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 체성분 검사로 본인의 체지방 및 근육량을 확인하는 것도 좋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