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는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사회생활을 이어나가던 사람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기억력으로 대표되는 인지기능의 저하가 서서히 진행되어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병이다. 치매는 수개월 이상의 시간을 두고 진행되는 병이기 때문에 일상생활 속에서의 미묘한 징후를 잘 살펴야 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치매, 조기 진단이 중요해
현재 국내 치매 환자는 15분에 1명꼴로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9년 65세 이상 추정 치매 환자 수 약 79만 명, 2024년에는 100만 명, 2039년이 되면 2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치매는 조기 치료 시 증상이 심해지는 것을 3년 정도 지연할 수 있고, 시설 입소 시기도 2년 이상 늦출 수 있다. 최근 미국 FDA에서 부분 승인된 알츠하이머병 치매 원인 치료약물도 초기나 치매 전단계에 효과 있는 약물이기 때문에 조기 진단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초기 치매 증상으로는 △음식 맛이 예전과 달라졌다거나 △낮잠이 많아진 경우 △성격의 변화 △의심이 많아짐 △길눈이 어두워짐 △기억력 저하 등이 있다. 물론 치매는 원인 등에 따라 다양한 종류로 세분화할 수 있고 위험 요인도 다르지만, 일상생활 속 변화를 세심히 살피면 치매를 조기 진단할 수 있다.
폐경 후 안면홍조 빈도 잦을수록 치매 위험 높아져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폐경 때 나타나는 혈관운동 증상인 안면홍조와 야한증(밤에 자면서 땀을 많이 흘리는 증상)이 치매 위험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피츠버그 대학(University of Pittsburgh)의 레베카 터스턴(Rebecca Thurston) 교수 연구팀은 폐경 여성 약 250명을 대상으로 낮과 밤에 안면홍조가 얼마나 나타나는지 살피면서 뇌 척수액 내 아밀로이드 베타 42/40 비율을 측정했다. 그 결과 전체적으로 안면홍조의 빈도가 잦을수록 치매 위험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밤중에 잠자면서 안면홍조가 자주 나타나는 여성은 아밀로이드 베타 42/40의 비율이 비정상적으로 낮아졌다. 아밀로이드 베타 42/40 비율 감소는 치매의 강력한 생물 지표로 치매 초기에 포착할 수 있다.
만성 변비 있으면 인지 능력 떨어져
만성 변비도 치매 위험의 경고 신호가 될 수 있다. 만성 변비는 내장 건강의 지표일 뿐만 아니라 사고력 저하의 잠재적인 경고 신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하버드대 브리검여성병원 연구팀(Brigham and Women's Hospital)에 따르면 중년 이상의 미국 성인 중 만성적으로 변비가 있는 사람들(일주일에 세 번 미만의 배변)에서 뇌의 노화 징후를 발견했다.
연구팀은 수십 년 동안 10만 명 이상의 미국 의료 전문가들을 추적해온 세 가지 거대 연구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2012~2013년에 대상자들은 대변 습관에 대해 보고했고, 2014년과 2017년 사이에 인지 기능을 스스로 평가했다.
그 결과, 만성 변비를 보고한 사람들은 배변 활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사람들에 비해 기억력과 사고력 테스트 점수가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만성 변비를 겪는 사람들은 인지 능력이 73%가량 더 떨어졌다.
연구팀은 장내 미생물을 분석했을 때, 변비가 있으면서 인지 능력이 나쁜 사람들은 염증을 조절하는 데 도움을 주는 중요한 지방산인 부티라트(낙산염)를 생성하는 장내 박테리아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을 발견했다. 장내 박테리아는 섬유질을 분해할 때 부티라트를 배출한다. 연구팀의 동왕(Dong Wang)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의사들이 노인 환자와 장 건강, 특히 변비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며 "채소와 과일, 통곡물, 콩과 같은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많이 섭취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함으로써 변비를 예방하고 장 건강을 개선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푹 자고, 채소 많이 먹고, 꾸준히 운동해야
치매의 대표 원인질환으로 꼽히는 알츠하이머병은 아밀로이드 이상 단백질들이 뇌에 침착되면서 뇌손상을 일으키고 이로 인해 인지기능장애가 유발돼 발생한다. 인지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건강한 수면습관이 필요하다. 실제로 여러 역학조사 연구들에서 잠을 잘 자는 그룹과 못 자는 그룹의 인지기능에 차이가 난다는 결과들이 밝혀진 바 있다.
치매 예방을 위해서는 식습관 개선도 필요하다. 전 세계적으로 인정된 치매 예방에 좋은 음식으로는 샐러드, 연어, 아보카도, 방울양배추, 두부, 강황 등이 있다. 채소를 매일 충분히 섭취하되, 당뇨병이 심하지 않다면 과일도 매일 섭취하는 것이 좋다.
단 음식은 최대한 피하는 것이 좋다. 당뇨와 치매의 연관성은 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됐는데, 당뇨병 환자들은 비당뇨인들에 비해 혈관성 치매 발생 위험이 2배, 알츠하이머병 발생 위험이 1.6배 높다. 단 음식을 참을 수 없다면 간식으로 먹기보다는 밥 대신 식사로 한 끼 정도 먹는 것이 낫다.
규칙적이고 꾸준한 운동은 치매를 예방하고 악화를 막는다. 운동 중에서도 걷기, 달리기 등의 유산소 운동이 인지기능 향상에 가장 좋다고 알려졌다. 일주일에 3회 이상 꾸준히 걸으면 인지장애 확률이 33% 낮아지며, 치매 위험도 31% 낮아진다. 외부 운동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실내에서라도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