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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이나 불안장애 앓는 여성, '이 질환' 발병 위험 높아

작성일 23-10-12

모든 연령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유독 20~40대 젊은 여성에서 발생률이 높은 희귀 질환이 있다. '다발성 경화증'이 그것이다. 상대적으로 백인에서 발생률이 높다고 알려졌지만, 국내 다발성 경화증 환자 역시 2,000명으로 추정되며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우울증이나 불안장애와 같은 정신적 문제가 다발성 경화증의 초기 증후일 수 있으며, 발병이 가까워질수록 우울증·불안장애 증상이 심화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우울증이나 불안장애가 다발성 경화증의 초기 징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우울증·불안장애가 다발성 경화증 초기 징후일 수 있어
다발성 경화증은 중추질환계 질병으로, 흔히 무감각, 얼얼한 느낌 등의 이상감각과 운동장애로 시작되며, 사람에 따라 시력 상실, 현기증, 반신마비 등도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이 워낙 다양한 까닭에 다른 질환과 혼동하는 경우도 잦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연구팀은 진단까지 긴 시간이 필요한데다 불확실성도 높은 다발성 경화증을 조기 발견하는 데 필요한 다발성 경화증 초기 특성을 알아내고자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다발성 경화증 환자 6,863명의 검진 기록을 조사해 이를 다발성 경화증을 앓은 적 없는 다른 환자 3만 1,865명과 비교했다.

그 결과, 다발성 경화증 환자 중 시력 문제 등 이상감각 증세가 나타나기 전 5년간 우울증, 불안장애, 조울증, 조현병 등의 정신 질환을 앓은 경우가 다른 환자에 비해 2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과를 방문해 처방전을 받거나 입원하는 등 정신 질환 치료를 받은 기록도 지속적으로 높았다.

또 정신 질환을 앓은 다발성 경화증 환자의 비율은 해를 거듭할수록 높아져, 실제 본격적인 발병 증세가 나타나기 직전엔 다발성 경화증을 앓지 않은 다른 환자와의 간극이 점점 넓어지는 현상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정신 질환만이 다발성 경화증의 예측 요인이라고 할 수 없지만 조기에 질환을 파악할 잠재적 신호라고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젊을수록 다발성 경화증 발병 위험 높아
한편, 국내 연구팀은 나이가 젊을수록 다발성 경화증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성민 교수와 국립암센터 김호진 교수, 전북대병원 신현준 교수 공동 연구팀의 연구에 따르면 젊을수록 다발성 경화증에 걸릴 위험이 높으며, 증상 역시 심각하다.

다발성 경화증은 햇볕이 적은 지역에서 발병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를 토대로 학계에서는 햇볕을 쬘 때 만들어지는 비타민 D가 결핍되거나 운동이 부족한 경우 다발성 경화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연구팀은 국내 대학병원 17곳과 함께 다발성 경화증 환자 266명의 뇌자기공명영상과 뇌척수액 검사 결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비교적 최근에 태어난 사람일수록 질병 초기부터 뇌의 염증 정도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최근 10년을 주기로 뇌 염증이 27%씩 늘어났다. 뇌척수액 검사 결과 젊은 환자일수록 전신 면역 반응도 더욱 심각했다.

김성민 교수는 최근 국내에서 다발성 경화증 환자가 많아지고 증상도 심화하는 원인으로 '패스트푸드 등 인스턴트를 많이 먹는 식문화 변화'와 '운동 부족으로 인한 소아 비만', '잦은 야근과 학업' 등을 꼽았다. 김 교수는 "과거에는 북유럽 등에 비해 국내에서는 다발성 경화증 환자가 거의 없었지만 최근 증가한 만큼 적극적으로 조기 진단하고 치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발성 경화증은 당뇨병처럼 평생 관리해야 하는 만성질환으로, 완치는 어렵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병의 진행을 늦춰 신경장애를 최소화할 수 있다.

비타민 D가 풍부한 식단이 예방에 도움

다발성 경화증은 진행 양상이 다양하고, 원인 역시 정확하게 밝혀진 바 없다. 다만 유전적 요인과 더불어 적은 햇볕 노출량, 낮은 비타민 D 수치, 흡연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생활 속에서 관리만 잘해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으며, 증상 악화를 막을 수 있다.

다발성 경화증 환자는 몸에 무리를 주지 않는 선에서 야외 활동을 통해 적정량의 햇볕을 쬐는 것이 좋다. 또 감기에 걸리면 증상이 재발할 수 있어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고 충분히 수면을 취하는 등 컨디션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다발성 경화증 발병 위험을 가장 크게 높이는 것은 흡연이니만큼 금연은 필수다. 또 종전 연구 결과를 보면 비타민 D가 풍부한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면 다발성 경화증 예방에 도움 된다. 지중해식 식단 등 건강에 좋은 음식이 다발성 경화증과 심장병, 죽상동맥경화증, 당뇨병 등 합병증 위험을 줄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