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와 칼 라거펠트, 그리고 유상철. 이들의 공통점은 ‘췌장암으로 인해 하늘의 별이 되었다는 것’이다. 최근 췌장암 환자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예방법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발병률 높아지는 췌장암, 증상 나타나면 이미 전이된 경우 많아
췌장은 위장 뒤쪽에 있는 십이지장과 연결된 길이 약 15cm의 가늘고 긴 장기로, 주요 역할은 소화 효소와 호르몬을 분비한다. 따라서 췌장에 이상이 생기면 소화 효소 배출이 저하되고, 섭취한 음식물 속에 포함된 영양소를 흡수하지 못하게 된다. 췌장은 예비 기능이 충분해 초기에 특징적인 증상이 없고, 증상이 있더라도 복통이나 식욕 부진 등 일반적인 소화기 증상과 비슷해 스스로 감별하기 어렵다. 증상이 나타나 췌장암 진단을 받으면 대개 전이가 된 경우가 많아 암 부위만 도려내는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췌장암 환자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국립암센터 한성식·박형민 교수 연구팀이 대한의학회지(JKMS)에 발표한 논문에서는 “2040년 한국에서는 연간 1만 6,000명이 넘는 췌장암 환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로 국가암정보센터 자료에 의하면, 국내 췌장암의 발생률은 199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1.6%의 증가 추세를 보인다. 전문가들은 비만을 비롯한 흡연, 음주 등 잘못된 생활 습관을 원인으로 꼽았다.
가족력 있다면 검진은 필수, 가장 큰 위험인자는 흡연
‘진단이 곧 사형선고’가 되는 불상사를 막으려면 췌장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매년 검사받는 것만으로도 췌장암 조기 발견에 큰 도움이 된다.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교(Johns Hopkins University)의 마이클 고긴스(Michael Goggins) 박사 연구팀은 ‘매년 검사를 받으면 췌장암 완치가 가능할 정도로 조기 발견이 가능하다’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연구진은 매년 췌장암 검사를 받았던 고위험군 환자를 포함해 총 19명의 생존 기간을 확인한 결과, 이들 중 73%가 진단 후 5년까지 생존했고 평균 생존 기간은 약 10년이었다. 반면, 췌장암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지 않은 환자들은 대부분 암세포가 전이된 후에 진단받았고, 평균 생존 기간은 1.5년에 불과했다. 가족력 이외에도 당뇨병이나 만성 췌장염 환자 등 췌장암 고위험군에 속한 경우에는 6개월~1년마다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췌장암은 나쁜 생활 습관으로 인해서도 생길 수 있다. 생활 습관으로 인한 위험 요인으로는 흡연과 음주, 붉은 고기 및 가공 육류의 섭취 등이 있다. 이중 흡연은 췌장암의 가장 큰 위험인자다. 전체 췌장암 발병 원인 중 흡연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20%이며,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췌장암에 걸릴 위험이 2~3배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2년,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박병규·서정훈 교수 연구팀은 745만 명을 11.5년 동안 추적한 결과, 췌장암 발병의 최고 위험인자로 흡연을 비롯해 비만, 당뇨병을 꼽았다. 특히 위험인자를 여러 개 가진 경우에는 췌장암 발병 위험이 더욱 높았다.
이러한 위험 인자를 피하는 것과 동시에 평소에 고지방, 고칼로리 식사를 피하고, 과일과 채소를 많이 섭취하는 등 식생활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비타민 D는 췌장암의 위험을 절반으로 감소시킨다는 보고가 있다. 평소에 햇볕을 충분히 쬐고 달걀이나 우유, 연어 등 비타민 D가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