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의 이름은 관상동맥이다. 뻥 뚫려있어야 할 관상동맥이 점점 막히면 심장 근육이 필요로 하는 만큼의 산소와 영양분이 공급되지 않는다. 이로 인해 심장 부근이 아픈 질환을 '협심증'이라 한다. 마치 가슴이 협소해진 듯 조이고 뻐근한 통증이 발생하기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협심증으로 진료받은 사람은 71만 764명이다. 2017년 64만 5,772명에서 10.1% 증가한 수치로, 연평균 증가율은 2.4%다. 성별로 보면, 2021년 전체 환자 중 남성의 비율이 60%를 차지한다. 가장 많은 연령대는 60대로 전체의 31.5%를 차지했다. 이어 70대가 29.6%, 80세 이상이 16.1% 순이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심장내과 장지용 교수는 "혈관 노화는 30~40대부터 서서히 진행된다"며 "대사질환이 있고 나쁜 생활습관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다 보면 오랜 시간에 걸쳐 혈관이 점점 좁아진다. 협심증 같은 심장혈관 질환은 관상동맥 지름이 50% 이상 좁아졌을 때부터 증상이 나타나기에 중년부터 혈관을 관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협심증의 주요 원인, 죽상경화증
죽상경화증은 혈관의 안쪽 벽에 콜레스테롤과 같은 지방질이 쌓여서 혈관벽이 두꺼워지고, 염증성 반응이 진행되면서 혈관의 안쪽 지름이 점차 좁아지는 것이다. 관상동맥에 죽상경화증이 생기게 하는 원인은 다양하다.
- 고혈압
혈압을 잘 관리하지 않으면 협심증 발생 위험이 커진다. 높은 혈압으로 혈관이 손상되면 혈관에 염증이 발생해 결국 죽상경화가 생긴다. 최고 혈압이 2mmHg만 올라도 심장병으로 인한 사망률이 7%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고지혈증(이상지질혈증)
고지혈증은 혈액에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이 필요 이상으로 존재하는 상태다. 체내 총 콜레스테롤 농도가 높아지면 혈관벽에 지방이 쌓여 혈관 내부가 좁아져 죽상경화증이 발생한다.
- 당뇨병
혈당이 계속 높은 상태면 혈관 내막이 손상돼 죽상경화증과 혈전이 더 잘 발생한다. 또, 당뇨병이 있는 사람들은 고혈압과 비만 같은 죽상경화증의 위험인자가 동반된 경우도 많다. 당뇨 환자는 당뇨병이 없는 사람보다 심장병으로 사망할 확률이 2~3배 높다.
- 흡연
담배의 주성분인 니코틴은 심장 근육의 산소 요구량을 증가시키지만, 담배 연기 속 포함된 일산화탄소는 체내에 들어와 산소 공급을 방해해서 협심증을 유발한다. 또, 니코틴은 혈관 내피 세포를 손상시켜서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과 중성지방은 증가시키고,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의 양은 감소시켜 죽상경화증을 발생시키고 악화시킨다.
- 비만
비만은 죽상경화증의 다른 위험 요인인 고혈압과 당뇨병 발병 위험을 증가시킨다. 또, 비만하면 체내 LDL과 중성지방은 증가하고, HDL은 감소돼 죽상경화증을 악화시킨다.
- 스트레스
우리 몸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동으로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하는데, 이 과정에서 심장 박동수가 증가하고 혈압이 올라간다. 또, 스트레스는 혈액을 끈적끈적하게 하게 만들어 원활한 혈액 순환을 방해한다. 아울러 혈중의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증가시켜 죽상경화증을 유발한다.
협심증 방치하면 심장 혈관 완전히 막혀
관상동맥이 완전히 막히면 심근경색증으로 진행할 수 있다. 심근경색증은 심장이 혈액을 전혀 공급받지 못해 심장 근육이 괴사하는 질환이다. 협심증보다 더 심한 가슴 통증이 30분 이상 지속되고, 호흡곤란, 식은땀, 오심, 구토, 의식소실 등의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심근경색이 발생하면 심장기능이 저하되는 심부전이 생기거나 사망할 수도 있다.
원래 협심증을 앓던 환자라도 △가슴 통증이 20분 이상 지속되는 경우 △이전과 다른 양상의 극심한 통증이 발생한 경우 △협심증과 달리, 가만히 쉬거나 안정을 취해도 가슴 통증이 사라지지 않는 경우 △관상동맥을 확장시켜 주는 알약인 니트로글리세린을 먹어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고 지속될 경우에는 심근경색을 의심하고 즉시 119로 전화해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응급조치를 빠르게 받으면 생명에 지장이 없고, 심장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