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사람은 소변에서 포도당이 검출되지 않는다. 혈액에 함유된 포도당이 소변에 섞여 나오는 이상 상태를 '요당(尿糖)'이라 한다. 요당은 왜 발생할까.
우리 몸에는 신장이라는 콩 모양 기관이 있다. 신장은 정수기 역할을 하는 배설 기관으로, 여기서 하루에 약 180L의 혈액이 여과된다. 혈액이 신장의 필터 역할을 하는 사구체에 도착하면, 크기가 작은 물질인 물과 포도당, 아미노산 등은 여과된다. 반면, 단백질같이 큰 물질은 사구체를 통과하지 못한다.
이렇게 여과돼 사구체를 둘러싼 깔때기 모양의 보먼주머니로 이동한 액체를 원뇨라고 한다. 원뇨는 보먼주머니와 연결된 가늘고 긴 관인 세뇨관을 통과해 흘러간다. 이때 우리 몸에 필요한 포도당과 아미노산은 모세혈관으로 거의 100% 재흡수 돼 혈액 속으로 다시 돌아간다. 그렇기에 정상 소변에서는 포도당이 하루 0.5g 미만으로밖에 검출되지 않는다. 반면, 물과 무기질은 우리 몸에 필요한 만큼만 재흡수된다.
여러 이유로 혈중 포도당 농도가 증가하면, 그에 따라 사구체로 유입되는 포도당 양도 증가한다. 그런데 혈당 조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당뇨병으로 인해 혈당 수치가 높아져, 신장에서 포도당이 여과되는 한계를 넘어가면 문제가 생긴다. 포도당 재흡수의 최대 용량에 해당하는 혈당 수치는 건강한 성인에서 198mg/dL 정도다. 이 수치 이상이면 포도당 여과율이 떨어지고, 결국 소변으로 포도당이 새어 나오게 된다. 임상적으로 혈당 수치가 160~180mg/dL 이상이면, 요당이 검출되고 당뇨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크다.
요당을 확인하는 방법에는 소변을 채취해 검사용 시험지를 담가 시험지 색 변화를 확인하는 간단한 검사법이나 24시간 동안 소변을 모아 포도당의 양을 확인하는 검사가 있다. 전자에서는 결과가 음성(-)이면 정상이다. 양성은 +로 표시하고, 함유된 포도당량이 많을수록 + 개수가 늘어난다. 후자에서는 포도당이 하루 1g 이하로 나오면 정상이다.
그러나 당뇨병에 걸리지 않아도 신장에 문제가 있으면 요당이 발생할 수 있다. 또, 당뇨병 환자일지라도 혈당을 잘 조절하고 있다면 소변에서 당이 검출되지 않는다. 따라서 요당 검사만으로는 당뇨병을 확진할 수 없다. 당뇨병은 공복 혈당 검사나 당화혈색소 수치를 측정하는 혈액검사를 통해 진단해야 한다. 이처럼 소변에 당이 나와도 당뇨병이 아닌 경우가 많지만, 요당 양성 결과를 받았다면 병원에 방문해 당뇨병이 있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