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Monkeypox)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5월 6일 영국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후, 전 세계로 확산되기 시작해 현재는 전 대륙 58개국에 걸쳐 7,000명이 넘는 확진자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원숭이두창 사태의 근원지 격인 유럽에서는 지난 2주 동안 확진자의 수가 3배나 증가했다.
세계 방역 당국은 "지금의 확산세가 과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처럼 국제적인 대유행으로 번지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말하면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WHO, 국제적 공중보건비상 사태 선언할까?
세계보건기구(WHO, World Health Organisation)의 고심도 커지고 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Tedros Adhanom Ghebreyesus) WHO 사무총장은 6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을 통해 오는 17일 감염병 전문가들로 구성된 긴급위원회 회의를 열어 원숭이두창의 국제적 공중보건비상 사태 선언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WHO는 이미 지난 6월 말 긴급회의를 열어 "원숭이두창 사태는 우려스럽지만 아직 코로나19와 같은 국제적 공중보건비상 사태(Public health emergency of international concern, PHEIC) 등급에 도달하지 못했다"라고 합의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후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의 확산세가 크게 증가했고, 2차 긴급회의 소집이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국제적 공중보건비상 사태는 WHO가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감염병과 관련해 발령하는 최고 수준의 경보 단계다. 국제적 공중보건비상 사태로 선포된 감염병에 한해 WHO가 회원국에게 질병 관련된 정보제공과 감염 환자 격리를 요구할 수 있다.
만약 원숭이두창이 국제적 공중보건비상 사태로 선포되면 역대 7번째 비상상태가 된다. 지금까지 2009년 신종플루(H1N1), 2014년 소아마비, 2014년 서아프리카 에볼라, 2016년 지카 바이러스, 2018년 콩고민주공화국 에볼라,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이 국제적 공중보건비상 사태로 선포된 적이 있다.
확진자의 대부분이 유럽에서 발생
한편,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언론 브리핑에서 "현재 전 세계로 퍼지고 있는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의 확산 규모가 우려스럽다"라고 말하며, "아직까지 검사 방식과 체계가 잡히지 않았기 때문에 상당수의 확진 사례가 누락되었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통계를 살펴보면 현재까지 대부분의 확진 사례가 유럽에 집중되어 있다"라고 덧붙였다.
통계에 따르면 확진자가 제일 많은 국가는 영국으로 확진자의 수가 1,352명에 달한다. 그 뒤로 스페인(1,258명), 독일(1,242명)가 잇고 있다. 이외에도 프랑스, 포르투갈, 네덜란드에서 계속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추세다. 한스 클루즈(Hans kluge) WHO 유럽사무소장은 "지금까지 발생한 확진자의 90%가 유럽 지역에서 발생했다"라고 밝혔다.
유럽이 아닌 지역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의 수가 많은 국가는 미국으로 현재 공식적으로 552명의 확진자가 보고되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CDC)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원숭이두창 의심 증상이 있다면 지체하지 말고 즉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국내의 경우 지난 6월 말 첫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방역 당국이 감염병 위기 수준을 '주의'로 격상한 바 있다.
원숭이두창이란?
원숭이두창은 두창(Smalpox)의 일종으로 인수공통감염병이다. 치명률은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3~6% 수준이다. 원래 중앙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 주로 발생되는 풍토병이다. 그러나 지난 5월 영국에서부터 시작되어 전 세계 53개국에 걸쳐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원숭이두창은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나 설치류, 영장류와 접촉하면 감염된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사람 간 감염은 드물지만, 밀접한 신체 접촉이나 환부를 만지는 등의 행위를 하면 전파될 수 있다. 현재 전 세계적인 원숭이두창 확산도 맨 처음 영국의 동성애 커뮤니티에 시작되었다. 문제는 아직까지 첫 확진자의 감염경로를 밝혀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공기를 통한 감염은 매우 희박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WHO는 공기를 통한 감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세계 방역당국이 현재 제일 두려워하고 있는 것은 '숨은 감염자'다. 방역체계가 잡혀있지 않은 상태라 숨은 감염자들로 인해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