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Monkeypox) 확산 사태가 심상치 않다. 처음 영국에서 시작된 이번 원숭이 두창 확산은 미국, 캐나다, 중동 등을 포함한 세계 각국으로 퍼지고 있는 중이다.
영국 통계 웹사이트 아워 월드인 데이터(Ourworldindata.org)에 따르면 현재까지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는 20개국 435건으로 늘어났다. 특히, 지난 27일 중남미 국가에서도 확진 사례가 나와, 아시아 대륙만이 아직 확진 사례가 보고되지 않은 지역으로 남았다. 첫 번째 감염자가 확인된 영국에서는 벌써 106명의 감염자가 보고되었다.
원숭이두창은 희귀 인수공통전염병으로 동물과 사람 사이의 감염이 가능하다. 증상은 두창(천연두)와 비슷하다. 감염 시 열을 동반한 두통, 구토, 근육통 증상을 보이며 수포가 발생한다. 수포는 얼굴부터 시작되어 전신으로 퍼져나가며 딱지와 흉터를 남긴다.
원숭이두창 확산 사례는 현재 우려할 정도는 아니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의 충격에서 이제 벗어나기 시작한 전 세계를 긴장시키기에는 충분했다. WHO는 서둘러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원숭이두창 확산은 코로나19와는 근본적으로 다르지만, 사태를 유심하게 지켜보고 있다"라고 전했다.
다행인 점은 원숭이두창의 감염력이 걱정할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WHO 두창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로자먼드 루이스(Rosamund Lewis) 박사는 "일반 대중이 원숭이두창에 감염될 확률은 매우 낮다"라고 밝혔다. 또한 독일의 로버트 코흐 연구소(RKI, Robert Koch Institute),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 The European Centre for Disease Prevention and Control) 역시 원숭이두창의 경우, 감염 경로가 명확하기 때문에 대규모 확산으로는 번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원숭이두창은 매우 밀접한 신체 접촉으로만 전염이 가능하다. 이와 별개로 현재 가장 많은 감염자가 확인된 영국에서는 원숭이두창을 막기 위해 힘쓰고 있다. 현지 시간(30일) 영국 보건청(HSA, Health Sciences Authority)은 바이러스가 지역사회에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격리 지침을 발표했다. 확진자는 피부 병변이 아물고 딱지가 마를 때까지 자가격리를 해야 하며, 타인과 밀접 접촉을 피해야 한다. 원숭이두창은 발병 후 2~4주가 지나면 자연 회복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증상이 있고 병변이 있는 한 성관계를 자제해야 한다. 아직 생식기 분비물로 원숭이두창 바이러스가 전염된다는 증거는 없지만, 남성 간 성관계가 이번 원숭이두창 확산의 주요 원인이기에 이러한 결정이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 정부도 이번 사태를 관망하지 않고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보고된 원숭이두창 환자는 아직 없지만, 정부는 국내로 들어오는 모든 해외발 여객기의 승객들을 철저하게 조사하고 있다. 또한 질병관리청은 오늘 감염병 위기관리 전문위원회를 개최하며 원숭이두창 관련 대응 계획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위원회는 현재 원숭이두창은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한 뒤 감염병 지정, 위기단계 선포 여부 등 향후 대응 방향을 논의하기로 했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