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가락 마디의 통증과 부기를 동반하는 방아쇠수지 등 수부 질환은 중년 여성에게 빈발하며, 이를 단순 피로로 오인하여 방치할 경우 힘줄 손상이나 만성적인 관절 변형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따라서 관절 마디가 굵어지거나 결절이 만져지는 등의 초기 이상 징후가 관찰될 시, 지체 없이 전문의의 감별 진단을 받고 적절한 보존적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권장된다.|출처: 유튜브 채널 '어떠신지?!?'
가수 신지(44·본명 이지선)가 손가락 염증으로 2주 동안 손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다는 근황을 전했다. 2026년 7월 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어떠신지?!?'에 올라온 영상에서, 신지는 손가락에 붕대를 감은 모습으로 등장했다. 그는 "손가락 마디에 염증이 생겨 2주 동안 손을 아예 쓰면 안 된다고 하더라"며 "엄지를 쓰지 못해 모든 게 불편하다"고 말했다.
신지가 정확히 어떤 진단을 받았는지, 구체적인 병명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그가 겪은 '손가락 마디의 통증과 부기'는 40·50대 여성이 흔히 호소하는 증상이다. 문제는 같은 증상이라도 그 뒤에 숨은 원인-질환이 서로 전혀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는 퇴행성 질환일 수도 있고, 갑자기 붓고 아파지는 급성 염증이나 감염일 수도 있다. 이에 중년 여성의 손가락 통증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 질환과 병원을 찾아야 하는 시점을 알아본다.
같은 '손가락 통증'이라도 원인 제각각… 관절 문제냐, 힘줄 문제냐
대한정형외과학회에 따르면 손에 생기는 관절염 중 가장 흔한 형태는 골관절염(퇴행성관절염)과 외상 후 관절염, 류마티스관절염이다. 이 밖에 감염과 통풍, 건선도 손 관절염의 원인으로 꼽힌다. 그런데 손가락이 아프다고 해서 그 원인이 반드시 '관절'에 있는 것은 아니다. 서울아산병원은 손가락을 굽히는 힘줄(굴곡건)에 염증이 생기는 '방아쇠수지'와, 힘줄을 감싼 막(건초)에 염증이 생기는 '건초염'을 관절염과는 별개의 질환으로 설명한다.
즉 '손가락 마디가 아프다'는 똑같은 호소라도, 연골과 뼈가 닳아 생긴 문제인지 아니면 힘줄과 그 통로에 생긴 문제인지에 따라 병명이 전혀 달라진다. 겉으로 느껴지는 통증의 양상이 서로 비슷하다 보니 환자 스스로 원인을 구분하기가 어렵고, 이것이 증상만으로 자가 진단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그렇다면 왜 유독 중년 여성에게 손가락 통증이 잦을까. 이유는 한 갈래가 아니다. 먼저 '관절' 쪽을 보면, 미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관절염·근골격·피부질환연구소(NIAMS)는 골관절염이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지만 50세 이후에는 여성에게서 남성보다 더 잘 생기며, 상당수 여성에게서는 완경(폐경) 이후에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 역시 골관절염이 나이가 들수록 여성에게 많고, 특히 손과 무릎 관절에서 여성 환자가 두드러진다고 밝히고 있다.
방아쇠수지 환자 3명 중 1명은 '40·50대 여성'
'힘줄' 쪽 질환에서도 중년 여성의 비중은 두드러진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방아쇠수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0년 방아쇠수지로 진료받은 환자는 약 23만8,000명이었고, 이 가운데 40·50대 여성이 약 8만2,000명으로 전체의 34.5%를 차지했다. 환자 3명 중 1명이 40·50대 여성인 셈이며, 전체적으로도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많았다. 다만 이는 전체 환자에서 차지하는 비율일 뿐, 연령·성별 인구 규모를 보정한 발병 위험을 그대로 보여주는 수치는 아니라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원인으로는 손의 반복 사용이 우선 지목된다. 집안일이나 컴퓨터·스마트폰 사용처럼 손가락을 자주 구부렸다 펴는 동작이 힘줄과 그 통로에 반복적으로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여기에 여성호르몬 변화도 관련 요인으로 거론된다. 앞서 골관절염에서도 언급됐듯, 완경 전후로 에스트로겐(estrogen)이 줄면서 관절과 힘줄이 영향을 받는다는 관찰 결과가 보고돼 있다. 다만 인과관계가 확립된 것은 아니다.
방아쇠수지는 당뇨병, 갑상선 질환, 류마티스관절염, 손목터널증후군이 있는 경우에도 잘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방아쇠수지로 병원을 찾는 환자 중 상당수가 당뇨병을 함께 갖고 있으며, 이런 경우 한 손가락이 아니라 여러 손가락에 동시에 증상이 나타나거나 정도가 더 심할 수 있다.
"마디 굵어지거나 덩어리 만져지면 지체 말고 병원 방문해야"
그렇다면 어느 시점에 병원을 찾아야 할까. 참으면 안 되는 신호는 대개 손가락 마디의 '모양 변화'에서 먼저 드러난다. 정형외과 전문의 여주동 원장(가양제일365정형외과의원)은 "손가락 마디가 평소보다 굵어졌다고 느끼거나 마디 주변에서 볼록하게 만져지는 덩어리가 있다면 손가락 관절염의 초기 증상일 수 있으니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신호를 무시한 채 버티는 사이 상태가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분당서울대병원 의료지침에 따르면 방아쇠수지를 치료하지 않고 두면 손을 쓰지 않아 저절로 가라앉는 경우도 있지만, 오히려 손가락 관절이 굳는 '강직'이나 관절염으로 이어지기 쉽다고 경고한다. 건초염도 마찬가지다. 서울아산병원 의료지침에서도, 통증이 심하지 않다고 대수롭지 않게 여겨 방치하면 힘줄과 근육이 파열될 수 있다고 밝혔다. '조금 아픈 정도'라며 참는 것이 오히려 회복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는 셈이다.
참는 것이 회복을 늦추는 정도를 넘어, 아예 응급으로 다뤄야 하는 경우도 있다. 부기와 열감이 빠르게 번지거나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할 만큼 통증이 극심하다면, 반복 사용으로 생기는 흔한 질환이 아니라 감염이나 통풍처럼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한 원인을 먼저 의심해야 한다. 특히 세균 감염은 방치할수록 위험하다.
건초염은 손의 과사용뿐 아니라 포도상구균·결핵균 감염으로도 생기며, 이때는 항생제 치료가 필요하다. 여기서 더 나아가 손가락이 소시지처럼 부어오르고 열이 동반되는 화농성(化膿性) 굴곡건 건초염은, 제때 처치하지 않으면 손 기능을 영구적으로 잃을 수 있어 응급 질환으로 분류된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