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UCL 등 공동 연구팀, 치매 없는 노인 5만여 명 대상 분석
낮 활동량 적고 수면 시간 불규칙하면 치매 발병 위험 높아져
활동량·수면 패턴 지표로 치매 조기 예측 가능성 열려

불규칙한 생활은 우리 몸의 생체 시계를 무너뜨린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
낮 동안 신체 활동이 적고 수면 시간이 불규칙한 노인일수록 치매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등 공동 연구팀은 영국 노인 5만여 명의 손목형 가속도계 데이터를 분석해 이러한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누구나 일상에서 쉽게 측정할 수 있는 수면 패턴과 활동량만으로도 향후 치매 발병 가능성을 예측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치매가 없는 60세 이상 영국 성인 5만 3,448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7일 동안 손목에 가속도계(움직임을 측정하는 센서)를 착용하고 일상생활을 했으며, 연구팀은 이들의 활동량과 수면 패턴을 평균 7.8년 동안 추적 관찰했다. 이후 낮 동안 얼마나 활발히 움직이는지와 잠들고 깨는 시간이 얼마나 규칙적인지 등 치매 예측과 관련이 깊은 9가지 핵심 지표를 뽑아내 분석했다.
분석 결과 추적 관찰 기간 동안 참가자 758명(1.4%)이 치매 진단을 받았다. 특히 낮 시간 신체 활동량이 적거나 활동 빈도가 낮을수록 치매 위험이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낮 활동량이 적고 움직임이 적은 상태로 머무는 시간이 긴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치매 발병 위험이 43%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수면 시간이 너무 짧거나 반대로 너무 길고, 자다가 자주 깨는 등 수면 주기가 불규칙한 사람들도 치매 발병 위험이 10% 더 높았다.
이처럼 낮에 충분히 움직이지 않고 밤에 푹 자지 못하는 불규칙한 생활은 우리 몸의 생체 시계를 무너뜨려 뇌 퇴행을 부추기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연구팀은 나이, 성별, 만성질환 등 기존의 13가지 치매 위험 요인에 이러한 활동량과 수면 패턴 지표를 추가했을 때 예측 정확도가 유의미하게 향상되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지표들의 치매 예측 능력은 강력한 치매 위험 인자인 특정 유전자(APOE ε4) 검사와 비슷한 수준의 효과를 보였다. 이는 값비싼 혈액 검사나 유전자 검사 없이도 스마트워치 같은 일상적인 웨어러블 기기만으로 치매 고위험군을 선별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의 교신저자인 세브린 사비아(Séverine Sabia) 교수는 “이번 연구는 손목 센서로 측정한 수면 패턴과 신체 활동이 치매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으며, 치매를 미리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일상에서 얻은 수면·활동 데이터를 기존 치매 예측 도구들과 함께 진료 현장에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 확인하는 후속 연구가 이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Digital Sleep-Wake Cycle Metrics and Dementia Prediction in Older Adults: 노년층의 디지털 수면·생활 리듬을 통한 치매 예측)는 2026년 5월 ‘자마 신경학(JAMA Neurology)’에 게재됐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