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지나치기 쉬운 눈물, 눈부심, 눈 크기 변화 같은 작은 증상이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질환이 유아녹내장이다.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수술을 받으면 시력 보존이 가능하지만,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시신경 손상이 빠르게 진행돼 예후가 급격히 나빠질 수 있다.
1편에서는 유아녹내장의 정의와 증상, 진단 과정을 살펴봤다면, 이번 편에서는 치료 원칙과 수술 방법, 예후와 관리 방법에 대해 다룬다. 또한 청소년기에도 발생할 수 있는 연소 녹내장의 특징과 예방을 위한 검진 시기, 부모가 기억해야 할 조언까지 안과 송민경 교수(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에게 들어본다.
유아녹내장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면 시력을 보존할 수 있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
Q1. 유아녹내장으로 진단되면 수술이 꼭 필요한가요? 어떤 수술을 받게 되나요?
유아녹내장의 치료는 수술이 원칙입니다. 약물치료는 효과가 제한적이고 전신 부작용 우려도 있어, 진단 즉시 수술을 시행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높은 안압이 지속되면 섬유주에 영구적인 손상이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수술은 전방각절개술(goniotomy)이나 섬유주절개술(trabeculotomy)로, 안구 내 방수가 원활하게 빠져나가도록 배출 통로를 넓혀주는 시술입니다. 수술 후에도 안압이 잘 조절되지 않거나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섬유주절제술(trabeculectomy)을 추가로 시행할 수 있고, 필요시 방수유출장치 삽입술이나 섬모체파괴술도 고려됩니다.
약물치료는 수술 전후 보조적으로 안압을 조절하는 용도로 사용되며, 약물만으로 장기적인 치료를 지속하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대부분은 조기에 수술을 받고, 이후 약물치료와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안압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게 됩니다.
Q2. 치료 예후는 어떤 편인가요?
유아녹내장은 조기에 진단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시력 보존이 가능합니다. 국내 임상 결과에 따르면 약 40%는 시력이 양호했으며, 20%는 저시력, 나머지 40%는 시력장애 또는 실명에 이르는 예후를 보였습니다.
예후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치료 시기와 초기 안압 조절입니다. 초진 당시 이미 각막 혼탁이 있거나 약시가 동반된 경우, 또는 시신경 손상이 확인된 경우에는 예후가 좋지 않았습니다. 또한 수술 횟수가 많아질수록 예후가 나빠지는 경향이 있어, 조기 치료와 안압의 안정화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Q3. 치료 후 관리 방법과 주의할 점도 궁금합니다.
치료 후에는 정기적으로 안과를 방문해 안압, 시신경 상태, 시력 등을 점검해야 하며, 합병증 발생 여부도 확인해야 합니다. 의사의 처방에 따라 점안제나 약물을 꾸준히 사용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굴절 이상이 있을 경우에는 안경이 필요할 수 있으며, 한쪽 눈에만 이상이 있을 경우 약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반대쪽 눈을 가리는 ‘가림 치료’를 병행해 시력 발달을 돕는 재활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Q4. 유아기를 지난 아동∙청소년기에도 녹내장이 생길 수 있나요?
네, 3세부터 35세 사이에 발생하는 ‘청소년 개방각 녹내장’ 또는 ‘연소 개방각 녹내장(juvenile open-angle glaucoma)’이라 부릅니다. 일반적으로 유년기부터 성년기 초기에 나타나는 모든 녹내장을 포함하며, 정확하게는 선천성녹내장처럼 전방각 이상이나 안압 상승의 원인 질환 없이 나타나는 원발성녹내장을 의미합니다. 주요 위험 요인으로는 가족력, 유전적 요인, 고도근시,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MYOC 등)가 있습니다.
문제는 유아녹내장과 달리 이 시기에는 외관상 뚜렷한 증상이 거의 없어, 부모나 아이 본인이 녹내장을 인지하지 못한 채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연소 녹내장은 성인기 녹내장보다 안압이 더 높고 진행 속도도 빨라 심각한 상태에서 발견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따라서 가족력, 고도근시, 안질환 병력 등이 있는 아동이나 청소년은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아 안압과 시신경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 주의해야 할 고위험군
• 가족 중 녹내장 환자가 있는 경우
• 고도근시가 있는 경우
• 유전성 질환이 있는 경우
Q5. 유전적인 요인이나 가족력도 중요한가요?
네, 유아녹내장은 유전적 요인과 가족력이 많은 영향을 끼치는 질환입니다. 부모나 형제, 직계 가족 중 녹내장 병력이 있는 경우, 아이에게도 녹내장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가능한 한 빠른 시기에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 권장됩니다. 특히 특정 유전 질환이나 유전자 이상(CYP1B1 변이 등)이 있는 경우에는 조기 검진이 더욱 필요합니다.
Q6. 그렇다면 아이들은 언제부터 안과 검진을 받기 시작해야 할까요?
가족력이 있거나 증상이 보인다면 생후 수개월 이내에 정밀 안과 검진을 받아야 하며, 이상이 없더라도 생후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첫 안과 검진을 실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후 아이의 상태에 따라 1~2년 간격으로 정기 검진을 이어가며 눈의 발달 상태와 안압, 시신경 상태를 꾸준히 확인해야 합니다.
◎ 안과 검진 시작 시기
• 가족력이나 증상이 있는 경우: 생후 수개월 이내 정밀 검진 필요
• 일반적인 경우: 생후 6개월-1년 사이 첫 안과 검진, 이후 1-2년 간격으로 정기검진
Q7. 신생아나 어린아이가 있는 부모님들에게 해주실 조언이 있을까요?
유아녹내장은 조기 발견과 치료가 매우 중요합니다. “설마 우리 아이가…” 하고 지나치기 쉬운 작은 신호들(눈물, 눈부심, 눈 크기 변화 등)이 아이가 보내는 구조 요청일 수 있습니다. 한 번의 안과 진료로 조기에 발견할 수만 있다면 아이들의 시력을 어느 정도 보존할 수 있으므로, 아이의 증상이나 반응이 평소와 다르다고 느껴지면 소아안과 전문의나 대학병원 안과에서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