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환자는 가벼운 증상도 위중한 상황으로 악화될 수 있어, 일반인보다 더욱 세심한 관찰과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 앞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제시한 당뇨병 환자용 가이드라인을 통해, 제1형 당뇨병 환자 중심으로 마련된 해당 지침이 국내 실정에 어느 정도 적용 가능한지를 살펴본 바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박정환 교수(한양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와 함께 국내 당뇨병 환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이 일상 속에서 특히 주의해야 할 증상과 상비해두면 좋은 물품, 응급실 방문이 필요한 상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짚어본다.
제2형 당뇨병은 고혈압 등의 합병증 관리가 중요하다┃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제2형 당뇨병… “혈당계는 기본 상비품, 전자혈압계로 합병증 예방・관리해야”
국내 당뇨병 환자는 제1형보다 제2형 당뇨병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특히 제2형 당뇨병은 비만이나 대사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과 같은 합병증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
박정환 교수는 “비만과 대사질환을 동반한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은 고혈압이나 이상지혈증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며, 혈당계는 당뇨 환자의 기본 상비품으로, 합병증 예방과 관리를 위해 전자혈압계를 구비하고 주기적으로 측정하는 것을 권장했다.
그는 “최근에는 병원에서도 수은혈압계가 아닌 전자혈압계를 사용한다. 병원에서 쓰는 기기와 유사한 제품을 환자도 가정에서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어, 오히려 집에서 잰 혈압이 병원보다 더 정확한 경우도 있다”며 “아침이나 자기 전 등 일정한 시간대에 규칙적으로 혈압을 측정하고 변화를 관찰하는 것이 합병증 조기 발견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감염 증상은 신속히 대처해야… “자가 판단보다는 주치의 진단 먼저”
당뇨병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감염 위험성이 높은 편이다. 박정환 교수는 “당뇨 환자에게 열이 날 경우 특히 폐렴이나 비뇨생식기계 요로 감염을 의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감염은 자주 가는 동네 의원에서도 엑스레이와 간단한 검사로 진단이 가능하며,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경구용 항생제로 충분히 치료할 수 있다.
다만 그는 “1차 의료기관에서 판단했을 때 경구 항생제로 치료가 어렵고 좀 더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여겨질 경우 신속히 대형 병원으로 전원을 의뢰해주는 경우도 많다”며 “최근에도 1차 병원의 빠른 판단으로 대학병원으로 이송돼 적절히 치료받고 퇴원한 사례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평소와 달리 열이 나거나 몸 상태가 이상하다고 느껴질 땐 시간을 지체하지 말고, 평소 다니던 병원을 찾아 주치의와 상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자가 판단으로 치료 시기를 놓치면 며칠 약만 먹으면 될 증상이 입원 치료로 이어지고, 치료비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요즘은 의료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많지만, 검증되지 않은 정보로 혼란을 겪는 경우가 많다. 박 교수는 “환자를 직접 진료해온 주치의가 가장 정확하고 빠른 판단을 해줄 수 있는 만큼, 당황하거나 불확실할 때일수록 전문가의 의견을 따르는 것이 최선”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평소 환자를 꾸준히 진료해온 1차 의료기관 전문의가 환자의 치료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저・고혈당 의식 흐려지면 지체 없이 119 신고, "자가운전은 절대 금물"
당뇨병 환자의 응급상황은 어떤 경우가 있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대표적인 사례는 저혈당이나 고혈당으로 인해 의식이 흐려지는 경우로, 이럴 땐 지체 없이 119에 신고하고 응급실로 이송돼야 한다.
박정환 교수는 “우리나라 119 구급 체계는 매우 잘 갖춰져 있다”며 “권역응급센터로 이송되는 저혈당 환자들의 사례를 보면,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들이 당뇨병 병력을 확인하고 의식 저하가 있을 경우 즉시 혈당 수치를 측정한다. 혈당이 낮다고 판단되면 현장에서 곧바로 포도당 주사를 투여할 수 있는 권한도 있어, 빠른 처치 덕분에 응급실 도착 시에는 환자가 어느 정도 의식을 회복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울뿐만 아니라 지방에서도 119 구급 시스템은 빠르고 안정적으로 작동한다”며, 병원과 거리가 다소 있더라도 응급 이송이 안전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혈당 문제가 있는 상황이라면 자가운전은 절대 피해야 한다. 환자가 직접 운전해서 병원에 가려다 의식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의식 저하로 인한 판단력 저하는 2차 사고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본인뿐 아니라 타인의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 반드시 가족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택시, 또는 119 구급대를 이용해 병원으로 이동해야 한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