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말린 과일은 건강한 간식이라며 무심코 집어 들게 되는데, 그 작은 조각들이 혈당을 얼마나 빠르게 상승시키는지 생각해 본 적 있는가?
박보경 임상영양사(서울특별시 서남병원)에 따르면, 말린 과일은 건조 과정에서 수분이 제거되면서 영양소가 농축되면서 혈당을 급격히 올릴 수 있다. 또한 혈당이 빠르게 상승하면 신체가 에너지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어려워지고, 이는 과식을 유발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말린 과일은 먹더라도 너무 많이 먹지 않고 적절한 양만 섭취할 수 있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혈당 급상승을 막기 위해 섭취량을 조절해야 할 말린 과일 5가지와 혈당이 걱정될 경우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말린 바나나는 혈당을 빠르게 상승시킬 수 있다 |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1. 말린 바나나 (바나나칩)
말린 바나나는 튀기거나 설탕 코팅을 하는 과정에서 칼로리가 높아지고, 영양분이 손실되며, 혈당 지수(GI)까지 높아져 혈당 급상승을 유발한다. 그래서 당뇨병 환자는 말린 바나나 섭취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또한, 덜 익은 바나나와 달리 말린 바나나는 저항성 전분 함량이 낮다. 저항성 전분은 혈당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되는데, 바나나를 말리면 이 함량이 낮아져 혈당이 빠르게 오를 수 있다.
2. 말린 대추
영양 및 건강 분야 국제 학술지 ‘뉴트리언츠(Nutrients)’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대추는 70% 이상 당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대추의 혈당 지수(GI)는 최대 72로 높아 (혈당 지수는 0~100으로 나타내며, 높을수록 혈당을 빠르게 상승시킨다.) 혈당을 빠르게 상승시킬 수 있다. 따라서 말린 대추 보다 상대적으로 혈당 지수가 낮은 생대추 또는 사과 대추를 적당량 섭취하는 것이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된다.
3. 말린 무화과
무화과는 그 자체로 당 함량이 높은데, 건조시킬 경우 당 함량이 더 높아져 혈당 수치를 빠르게 상승시킬 수 있다. 국제 학술지 ‘몰리큘스(Molecules)’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무화과는 과당, 포도당 등을 포함한 당분의 함량이 높다. 그래서 영양사 가리마 고얄(Garima Goyal)은 여성 건강 매체 헬스샷(Healthshots)를 통해 당뇨병 환자는 말린 무화과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고 경고했다.
또한, 과일은 말리게 되면 당과 함께 칼로리도 증가하기 때문에 과다 섭취 시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박보경 영양사는 “농축된 칼로리와 당분을 한 번에 많이 섭취하면 체중을 증가시키고, 체중이 증가하면 지방 함량이 늘어나 인슐린 저항성이 생겨 혈당이 더 상승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4. 말린 망고
말린 망고는 당 함량뿐만 아니라 탄수화물 함량도 높다. 그래서 과다 섭취 시 체중 증가의 원인이 될 수 있고 혈당 관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대사 분야 국제 학술지 ‘메타볼리즘 오픈(Metabolism Open)’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말린 망고는 일반 망고에 비해 포만감이 낮고, 식후 혈당 조절에도 불리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5. 말린 크랜베리
말린 크랜베리는 아몬드·호두 등의 견과류와 함께 섭취하는 경우가 많고, 건강식이라고만 생각할 수 있는데, 건조 과정에서 당분이 농축되거나 추가 설탕이 첨가되는 경우가 많아 혈당을 빠르게 올릴 수 있다. 또한, 포만감이 적어 한 번에 많은 양을 섭취하기 쉬워 과다 섭취 시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도 있다. 건강을 위해서는 무가당 제품을 선택하고, 적정량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견과류도 과다 섭취 주의…채소 스틱이 가장 좋아
식사 대용으로 먹을 수 있는 건강 간식으로 견과류도 좋은 선택이 아닐 수 있다. 견과류는 보통 칼로가 높기 때문이다. 특히 호두는 한 알에 45kcal로 10알만 집어먹어도 밥 한 공기 이상의 열량을 섭취하게 된다. 때문에 박보경 영양사는 “견과류를 주기적으로 많이 먹는 것 또한 체중을 증가시켜 결국 혈당 조절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혈당 상승에 영향을 주지 않는 식품에 대해서는 “식사 대용 외의 간식으로 오이, 당근, 샐러리, 양배추 등 야채 스틱을 권한다. 야채 스틱은 칼로리가 적고 혈당 급상승을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라며 말린 과일 대신 야채 스틱을 섭취할 것을 권했다.
한편,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에 따르면 총 당류 섭취기준은 1일 총 에너지 섭취량의 10~20%, 즉 2,000kcal 기준 50~100g으로 제한하고 있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