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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가루 알레르기 “꽃 아닌 ‘이것’ 때문”…봄철 코막힘, 재채기 원인은?

작성일 25-03-05

강추위가 한풀 꺾이고 영상의 기온이 이어지면서 봄이 제법 가까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이렇게 서서히 봄이 다가올수록 두꺼운 옷을 벗고, 꽃이 만발하기를 기대하는 사람들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그런가 하면 봄바람이 마냥 반갑게만은 느껴지지 않는 사람들도 있는데, 바로 ‘꽃가루 알레르기’를 앓는 사람들이다.


꽃가루 알레르기는 재채기와 콧물, 결막염 등의 증상을 가져오는 탓에 봄철의 불청객으로 꼽히곤 한다.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장안수 교수(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의 도움말로, 봄철 흔히 발생하는 꽃가루 알레르기의 원인부터 알레르기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증상까지 자세히 짚어본다.


봄철 꽃가루 알레르기는 비염과 천식, 결막염 등을 부를 수 있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봄철 꽃가루 알레르기는 비염과 천식, 결막염 등을 부를 수 있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알레르기 환자 위협하는 꽃가루, 사실은 나무 때문…봄에만 주의하면 될까?

꽃가루 알레르기라는 이름만 들으면, 봄을 맞아 만개한 꽃이 원인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사실 봄철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꽃가루 알레르기의 원인은 꽃보다는 나무에 있다. 장안수 교수는 “2월 말부터 5월까지, 꽃가루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은 △자작나무 △개암나무 △참나무 등에서 나오는 나무 꽃가루”라며 “많이 날릴 때는 먼지처럼 눈에 보이긴 하지만, 대체로 크기가 작기에 눈에 잘 띄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나무뿐만 아니라, 잔디와 잡초의 꽃가루 때문에 알레르기가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돼지풀 △쑥 △환상덩굴 등에 의해 발생하는 잡초 꽃가루는 8월부터 10월까지 주를 이루는 편이다. 그래서 꽃가루 알레르기를 앓는 사람들은 봄이 지나 여름, 가을이 되어도 불편한 증상을 겪는 경우가 많다.


기상 조건이나 시간대의 영향도 받는다. 장 교수는 “따뜻하고 건조한 오전 시간대에 꽃가루 농도가 가장 높기 때문에, 그 시간대에 외출을 하는 경우 증상을 더욱 심하게 겪을 수 있다”라며 “비바람을 동반한 천둥이 친 후에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도 많아 주의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비바람과 함께 꽃가루가 땅으로 가라앉았다가, 물이 증발하면서 함께 공중으로 다시 퍼지며 알레르기를 심화시키는 것이다.


반려동물, 식품 등에 의한 통년성 알레르기도 주의해야

이렇게 꽃가루와 같이 특정 계절에만 알레르기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를 두고 ‘계절성 알레르기’라고 한다. 반대로 일정한 시기에 국한되지 않고 일 년 내내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라면 ‘통년성 알레르기’라고 부른다. 흔히 알레르기를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는 △집먼지진드기 △반려동물의 털이나 분비물 △곰팡이 △곤충 △음식물 △약물 등이 이에 해당한다.


특히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많아지면서 동물에 대한 알레르기 증상을 겪는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증가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의 약 15~30%에서 알레르기나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장안수 교수는 “반려동물로 많이 기르는 개나 고양이에서 유래한 알레르기 유발 물질(알레르겐)에 꾸준히 노출되면서 신체가 과민하게 반응하고, 천식이나 비염 등의 증상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식, 결막염 등 증상 나타날 수 있어…‘아나필락시스’ 각별히 주의

공기 중의 꽃가루나 반려동물의 털과 같은 알레르겐에 노출되면 △천식 △비염 △결막염 △피부염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천식의 경우 잦은 기침과 쌕쌕거리는 소리(천명), 간헐적 호흡곤란 등을 특징으로 한다. 특히 밤에 기침이 반복되거나 매연을 맡은 후 가슴이 답답한 느낌이 들고, 운동 중 남들보다도 숨이 빠르게 차거나 심하게 기침을 하는 등의 증상을 호소한다.


알레르기 비염은 물처럼 맑은 콧물이 시도 때도 없이 흐르고 연속적으로 재채기를 하며, 양쪽 콧구멍이 번갈아 막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알레르기 결막염이 발생하면 눈물이 많이 나고, 눈이 가려운 증상이 나타나는 탓에 눈을 자주 비비게 된다. 심한 경우 눈이 충혈되거나 눈곱이 낄 수 있다. 게다가 외부로 노출된 부위의 피부가 빨갛게 변하고, 전신 피부에 두드러기와 가려움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이 언제 나타나는지에 따라 급성 알레르기 반응과 지연성 알레르기 반응으로도 구분할 수 있다. 지연성 알레르기 반응은 항원에 노출된 후 2~4시간이 지나 후기 반응이 나타나는 것으로, 6~8시간이 지난 뒤 증상이 가장 심해지며 길게는 12~48시간까지도 증상이 이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문제는 급성 알레르기 반응이다. 장안수 교수는 “알레르겐에 노출된 후에는 비만세포에서 화학 매체를 분비하는데, 수분 내에 혈관 투과성이 증가하며 혈관이 확장되고, 평활근 수축을 일으키는 조기 반응이 나타난다”라며 “증상이 심한 경우 아나필락시스로 이어질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아나필락시스는 알레르겐에 노출된 후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전신 알레르기 반응을 말한다. 입 주변이나 얼굴에 따끔거리는 느낌이 들 수 있으며, 목젖 주변으로 혈관 부종이 생기면서 기도가 막힐 수도 있다. 또한 오심과 구토 등 소화기계 증상, 두통이나 혈압 저하와 같은 쇼크 증상을 부르기도 한다. 이로 인해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물질과 접촉한 후에는 안전한 곳에서 휴식을 취하며 증상을 관찰할 것을 권한다.


알레르기 3대 치료법 ‘회피’, ‘약물’, ‘면역’… 회피가 최선

알레르기 탓에 이러한 증상이 나타난 경우라면 즉각적으로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장안수 교수는 “알레르기의 3대 치료 원칙은 회피요법, 약물요법, 면역요법”이라고 소개했다. 면역요법은 알레르기 환자에게 항원을 점진적으로 투여하면서 인체의 면역력을 강화시키고, 내성을 유발하는 치료 방법이다. 또한 이미 증상이 나타난 상황이라면 항히스타민제 등의 약물을 이용해 증상을 가라앉힐 수도 있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회피요법이라는 것이 장 교수의 설명이다. 장 교수는 “꽃가루와 같이 나에게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요인을 알고 있다면, 최대한 접촉을 피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조언을 전했다. 꽃가루가 많은 시기에는 외출을 자제하고, 부득이한 경우라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시다. 만약 어떤 물질 때문에 증상이 나타났는지 정확하게 알기 어렵다면 알레르기 검사를 받아보고, 그 결과를 참고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겠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