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 없던 병들이 찾아온다. 당뇨, 고혈압, 관절염, 치매 등 찾아오는 병의 종류도 다양하다. 나이가 들어가며 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 당연한 변화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관리하면 질환의 발생 시점을 늦출 수 있고, 병의 가짓수도 줄일 수 있다.
어떻게 관리할지 잘 모르겠다면 단백질 섭취부터 신경 쓰길 권한다. 단백질은 근골격계 질환뿐만 아니라 대사질환, 치매 등 다양한 질환의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영양소로, 이를 적절히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질환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단백질 부족으로 빠진 근육, 각종 질환 부른다
노년층 중에는 단백질 섭취가 부족한 이들이 많다. 단백질의 주 공급원인 고기는 소화가 잘 되지 않고, 다소 질기다는 이유로 기피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단백질이 건강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점이다.
나이 들면 생리학적 시스템의 감소가 일어나 근육 조직이 점점 소실되고, 그 크기와 힘이 떨어진다. 그리고 이 상태에서 근육의 주요 구성 성분인 단백질 섭취까지 부족하면 근육의 감소 속도가 급격히 빨라진다.
노화, 단백질 섭취 부족으로 촉발된 근육 부족은 다양한 문제를 불러온다. 대표적인 것이 관절 문제다. 근육이 부족하면 관절의 안정성이 저하되고, 관절에 가해지는 부하가 증가한다. 오래 지속될 시 통증은 물론, 퇴행성 관절염 등의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는 상태다. 당뇨병, 고혈압 등 대사질환도 근육 부족과 관련되어 있다. 특히 근육이 줄어들면 혈당을 흡수하고 사용하는 능력이 떨어지면서 당뇨병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아울러 근육이 없으면 골다공증, 낙상, 골절 등의 위험도 높아진다.
노년층에서 이 같은 근육 부족이 부르는 문제들을 막기 위해서는 매끼 충분한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단백질 섭취가 부족하면 근육에 저장되어 있던 단백질을 사용하므로, 매일 체중 1kg당 0.8~1.2g의 단백질을 잘 챙겨 먹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최근 단백질 섭취의 중요성을 다시금 강조하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단백질 섭취가 많을수록 노년층의 알츠하이머병 관련 인지기능인 삽화기억이 좋다는 연구 결과다.
단백질, 알츠하이머병 예방에도 도움 돼
한림대학교 동탄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지욱 교수팀은 코호트연구에 참여한 치매가 없는 65~90세 196명을 대상으로 노년층에서 단백질 섭취와 알츠하이머병 관련 인지 저하, 특히 삽화기억과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삽화기억은 공간적, 시간적 정보를 포함한 기억으로 쉽게 말하면 언제, 어디서 사건이 발생했는지에 대한 기억을 의미한다. 이러한 삽화기억은 주로 알츠하이머병 초기에 손상이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 결과, 높은 단백질 섭취 그룹의 인지기능 점수는 83점으로, 낮은 단백질 섭취 그룹(67점) 보다 24% 높게 나타났다. 특히 삽화기억 점수는 높은 단백질 섭취 그룹(43점)이 낮은 단백질 섭취 그룹(34점)보다 27% 높았다. 영향변수를 보정한 후에도 높은 단백질 섭취 그룹에서 전체 인지 기능과 삽화기억이 약 20% 높았다. 또한 분석결과 단백질 섭취량과 알츠하이머병 유전자인 아포지단백 E4(이하 APOE4) 사이에 유의미한 상호작용이 발견돼, APOE4가 단백질 섭취와 삽화기억 간의 관계를 조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지욱 교수는 “충분한 단백질 섭취는 기억과 학습에 중요한 신경가소성을 촉진하고, 인지 건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경영양인자의 조절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며 “높은 단백질 섭취가 알츠하이머병과 관련 인지저하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것으로 알려진 APOE4 유전자의 지질 대사 및 아밀로이드 베타 침착 기전과 상호작용해 이러한 부정적인 영향을 상쇄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인 ‘알츠하이머 연구 및 치료(Alzheimer’s Research&therapy)’ 8월호에 실렸다.
소화 힘든 노년층, 편하게 단백질 먹으려면
나이가 들수록 단백질을 소화하는 능력이 저하된다. 단백질 분해에 필요한 위산과 펩신이 나이가 들수록 감소하는 탓이다. 때문에 노년층은 단백질의 소화와 흡수율을 고려해서 먹어야 속 편히, 건강을 지킬 수 있다.
단백질이 풍부한 육류를 먹고 속이 늘 더부룩했다면 파인애플, 배 등을 곁들이길 권한다. 단백질 분해 효소가 있어서 소화가 쉬워지고, 흡수도 잘 되도록 돕는다. 육류를 손질할 때는 결의 직각 방향으로 칼집을 내 근섬유를 끊어내는 것도 소화가 잘 되도록 하는 방법 중 하나다. 콩도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 중 하나인데, 이를 두부로 먹으면 단백질의 소화흡수율을 높일 수 있다. 농촌진흥청이 2019년에 발표한 내용을 살펴보면, 두부는 단백질의 소화흡수율이 콩 단백질 65%에 비해 95%로 월등히 높아 노인의 건강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