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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혈에는 철분제가 답일까?…원인마다 치료법도 달라져야

작성일 24-05-14

피부가 창백해지면서 심한 어지럼증이 나타나면 빈혈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때 빈혈을 개선하려고 무작정 철분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빈혈이 발생한 원인에 따라서 철분제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

어지럼증은 빈혈의 대표적인 증상이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빈혈 개선하려 먹은 철분제, 발생 원인에 따라 해결 안 되기도
빈혈은 혈액 속 적혈구나 헤모글로빈이 정상 이하로 감소한 상태를 말한다. 적혈구와 헤모글로빈이 부족하면 혈액을 통해 산소가 몸 곳곳으로 원활하게 전달되지 못하면서 저산소증이 나타나며, 이로 인한 △호흡곤란 △가슴 통증 △어지럼증 △피로감 △창백함 △쇠약감 등의 증상이 찾아온다. 혈액 검사를 했을 때 헤모글로빈 수치가 남성은 13g/dL, 여성은 12g/dL 이하인 경우 빈혈로 진단할 수 있다.

빈혈이 발생하는 가장 흔한 원인은 철분 부족이다. 철분은 혈액 속 헤모글로빈을 구성하는 중요한 성분으로, 철분이 부족하면 헤모글로빈이 제대로 합성되지 못하면서 ‘철 결핍성 빈혈’이 나타날 수 있다. 이때 철분제를 복용하면 혈중 헤모글로빈 수치가 서서히 정상 범위로 회복되면서 빈혈을 개선할 수 있다. 그런데 철분제를 복용하더라도 빈혈이 잘 개선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빈혈은 원인에 따라 △비타민 B 등이 부족해서 발생하는 거대적아구성 빈혈 △적혈구의 수명이 짧아지면서 발생하는 용혈성 빈혈 △골수 질환으로 인한 재생불량성 빈혈 △만성질환에 의한 빈혈 △내부 장기 출혈로 인한 빈혈 등으로 다양하게 분류된다. 이러한 경우에는 빈혈의 원인이 철분 부족이 아닌 만큼, 철분제를 먹는 것이 치료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빈혈의 원인이 무엇이든 혈액검사 시 헤모글로빈 수치가 낮게 측정되는 것은 동일하지만, 명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정밀혈액검사와 내부 장기의 출혈 여부를 확인하는 내시경 검사 등을 시행해야 한다.

무엇보다 빈혈의 원인을 파악하지 않은 채 철분을 과잉 복용하면 부작용을 겪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영양학회가 권고하는 철분의 하루 섭취 권장량은 남자 10mg, 여자 14mg인데, 이를 넘겨 과다 복용할 경우 △변비 △속 쓰림 △메스꺼움 △구토 △복통 △설사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철분제를 과도하게 섭취하면 몸속에 철분이 지나치게 많이 쌓이면서 ‘철 과잉증’이 생길 수 있다. 대한혈액학회는 몸속에 남은 철분이 간과 심장, 췌장 등에 쌓일 경우 △심부전 △부정맥 △간비대 △간경화 △당뇨병 △갑상선 기능 이상 등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영양 보충, 원인 질환 개선 등 원인에 맞는 치료 시행해야
만약 철 결핍성 빈혈로 인해 철분제를 먹는 경우에는 의사와의 상담을 거쳐 복용 기간을 정해야 한다. 철분제를 1~2개월 정도 꾸준히 복용하면 빈혈 증상은 일시적으로 사라지는 경우가 많지만, 실질적으로 몸속에 충분한 철분을 축적하기 위해서는 4~6개월 이상 복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철 결핍성 빈혈이 아니라면 원인에 맞는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엽산이나 비타민 B12가 부족한 경우에 나타나는 거대적아구성 빈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비타민 B군이 풍부하게 들어 있는 녹색 채소와 해조류 등을 골고루 섭취하고, 부족한 경우에는 보충제를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특히 임신 전과 초기에 엽산을 충분히 보충하지 않은 임산부에게 거대적아구성 빈혈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영양학회가 권고하는 성인의 하루 비타민 B12 권장 섭취량은 2.4μg, 엽산은 400μg 정도다. 임산부와 수유부는 빈혈 예방과 태아 건강 유지를 위해 비타민 B12는 2.6~2.8μg, 엽산은 600~800μg씩 섭취할 것이 권장된다.

원인 질병을 치료해야 빈혈이 개선되는 경우도 있다. 골수형성이상증후군, 백혈병 등을 앓는 환자는 골수가 줄기세포를 형성하지 못해 혈액세포가 줄어들면서 재생불량성 빈혈이 쉽게 발생한다. 이 경우에는 △호르몬제 투여 △조혈모세포 이식 치료 △면역억제 치료 등을 시행해 원인 질환을 치료하면 빈혈을 개선할 수 있다. 만성염증이나 류마티스 등으로 인해 나타나는 만성질환성 빈혈의 경우에는 완치가 어려운 만큼, 꾸준한 기저질환 치료와 더불어 빈혈 증상을 조절하는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궤양이나 악성 종양으로 인해 내부 장기에 출혈이 생기면서 빈혈이 발생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소화기 궤양은 속 쓰림과 복부 통증 등 특징적인 증상을 유발하는 만큼 질환을 발견하기 쉬운 편이지만, 감각이 무뎌진 고령자나 평소 소화불량이 잦은 경우, 진통 소염제를 복용하는 경우에는 궤양의 증상을 미처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 주의해야 한다.

또한 악성 종양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장기가 대량의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받기 위해 신생혈관이 많이 생겨나는데, 신생혈관은 일반 혈관에 비해 혈관벽이 약하기 때문에 출혈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 이렇게 암으로 인한 출혈과 빈혈이 발생하더라도 초기에는 암을 구분할 수 있는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많아 더욱 위험하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를 시행하고, 적기에 치료를 시행해 빈혈과 원인 질환 모두를 개선해야 한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