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풀리면서 야외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야생 진드기에 노출될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진드기에 물리더라도 큰 문제 없이 넘어가는 경우도 많지만, 드물게 생명을 위협하는 감염병에 걸릴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사망률이 높다고 알려진 '중증 열성 혈소판감소 증후군(SFTS)'은 어떤 질환인지 알아보자.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바이러스 감염된 진드기에 물리면 전염…고열 등 증상 보이면 의심
‘중증 열성 혈소판감소 증후군(이하 SFTS)’은 봄부터 활동을 시작하는 참진드기 가운데 SFTS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진드기에 물릴 경우 발생하는 질환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전국적으로 4월부터 11월까지 주로 발생하며, 연간 약 200~250명의 환자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2년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환자 및 사망자의 역학적 특성’에 따르면, 국내에서 2013년 첫 환자 보고 이후 2022년까지 총 1,697명의 환자가 발생했으며, 317명이 사망해 누적 치명률은 18.7%이다. 이렇게 치사율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효과적인 예방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더욱 위험한 질환이다.
SFTS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4~15일간의 잠복기를 거쳐 38~40도 이상의 고열과 메스꺼움, 구토, 설사 등의 소화기 증상이 나타난다. 또 혈액 내 혈소판이 감소하면서 출혈이 발생할 위험이 증가하는데, △결막 충혈 △혈변 △혈뇨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의 경우, 증상이 이어지는 약 3~10일 정도 증상에 맞는 대증치료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회복된다. 다만 중증으로 이어지는 경우 출혈이 멎지 않고, 신장 기능의 저하나 다발성 장기 기능 부전 등으로 인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특히 연령이 높거나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의 경우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더욱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청의 통계에 따르면 40세 이하에서는 사망자가 없었지만 40~59세 환자는 10.5%, 60~69세 22.6%, 70세 이상은 24.7%가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고혈압, 당뇨병, 암, 간질환 등의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일반인에 비해 사망 위험이 약 3배 높은 만큼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진드기에 물렸다고 해서 모두 SFTS에 감염되는 것은 아니지만,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는 감염 여부를 알 수 없다는 점도 문제다. 따라서 외출 후 진드기에 물린 상처가 있거나 몸에 진드기가 붙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면 몸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증상 발현 즉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백신 없는 SFTS, 진드기 피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
SFTS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야외 활동 시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등산 등의 야외 운동을 할 때는 맨살이 노출되지 않는 밝은색의 긴 옷을 입고, 진드기 기피제를 뿌려 진드기가 살을 물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휴식할 때도 풀숲에 그대로 앉거나 옷을 깔아두기보다는 돗자리 등을 이용하고, 사용 후에는 세척 후 햇볕에 바짝 말리는 것이 좋다. 귀가 후에는 옷을 깨끗하게 세탁하고, 머리카락이나 귀 뒤, 다리 사이 등까지 꼼꼼하게 씻는 것이 좋다.
만약 진드기에 물렸다면 끝이 구부러진 핀셋으로 천천히 떼어낸 후 해당 부위를 소독해야 한다. 무턱대고 손으로 떼어내는 것은 금물이다. 진드기의 일부 조직이 피부에 남아 빠지지 않을 경우 2차 세균 감염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직접 떼어내기 어렵다면 그대로 병원이나 보건소 등을 방문해 제거하는 것이 좋겠다.
또, 사람뿐 아니라 동물도 SFTS에 감염될 수 있는 만큼, 반려견 산책 시 주의가 필요하다. 풀숲 등 진드기에 물릴 수 있는 환경에서 산책을 하는 경우라면 반드시 강아지용 진드기 퇴치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 산책 후에는 반려동물의 털과 피부를 꼼꼼히 살펴 진드기에 물리지 않았는지 확인하고, 혹시라도 물렸을 경우 핀셋으로 제거한 뒤 반려견의 이상 반응 여부를 파악해야 한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