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 10대 사망 원인을 발표하면서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을 심혈관질환과 뇌졸중에 이어 사망 원인 3위에 올렸다. 2050년에는 전 세계 사망 원인 1위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비록 이름은 생소하지만, COPD는 우리나라 40세 이상 인구의 약 13.7%가 질환을 앓고 있을 만큼 흔한 질환이다. 특히, 6세 이상 남자 2명 중 1명이 COPD 환자이다.
COPD는 짧은 기간에 낫지 않을뿐더러 사망률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질병을 이른 시기에 진단하고 관리를 잘하면 사망 위험성이 크지 않다. COPD를 의심해 볼 수 있는 증세에 대해 알아봤다.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겨울철 숨쉬기 힘들고 기침, 가래 심해지면 ‘COPD’ 의심해 봐야
만성폐쇄성폐질환은 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라고 하여 줄여서 COPD라고 부른다. 흡연, 실내외 공기 오염, 호흡기 감염 등의 원인으로 기관지나 폐에 염증이 생겨 기침이나 가래, 심한 경우에는 호흡 곤란이 생기는 폐질환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염증 때문에 기관지가 좁아지면 숨을 쉴 때, 특히 숨을 내쉴 때 공기가 잘 이동하지 못해 숨이 차게 된다.
COPD가 발병한 초기에는 비록 폐 기능이 줄어들었더라도 증상은 거의 없다. 시간이 지나며 계속 폐 기능이 나빠지면서 서서히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치는 환자들이 많다. 따라서 COPD 위험군에 해당되거나 의심증상이 나타난다면 반드시 폐기능검사를 받아야 한다. 폐기능검사는 코를 막고 입으로 최대한 숨을 깊이 들이쉰 상태에서 최대한 힘껏 내쉬어서 나오는 공기의 양으로 폐 기능을 측정하는 검사다.
흡연을 하고 있거나 흡연을 한 경험이 있는 40세 이상의 사람이 기침, 가래, 호흡 곤란 중 한 가지 이상의 증상을 보이면 COPD 위험군에 들어간다. 이러한 증상은 찬바람이 부는 겨울에 악화될 수 있다. 차갑고 건조한 공기는 기관지 점막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또한, 찬 공기가 직접 폐로 들어가는 것을 줄이기 위해 기관지 점막이 위축되는데, 이때 이미 산소가 부족한 COPD 환자에서 산소 공급이 더욱 줄어든다. COPD 환자가 최대한 찬바람을 피해야 하는 이유이다.
흡입 약제는 정확히, 그리고 규칙적으로
COPD의 치료는 크게 약물적 치료와 비약물적 치료로 나눌 수 있는데, 약물 요법은 대부분 흡입하는 약제다. 흡입 약제는 폐와 기도에 직접 작용해 증상 개선 효과가 빠르게 나타난다는 장점이 있다. 또, 경구제보다 적은 양을 투여해도 효과가 좋아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흡입기 종류에는 정량 흡입기, 레스피맷 흡입기, 건조 분말 흡입기 등이 있는데, 흡입기마다 사용하는 방법이 다르므로 이를 잘 숙지해야 한다.
정량 흡입기와 레스피맷 흡입기를 사용할 때는 최대한 편안하게 숨을 내쉰 후 흡입구에 입을 대고 방출 버튼을 누르면서 동시에 천천히 깊게 들이마셔야 한다. 이후 흡입구에서 입을 떼고 약 10초 정도 숨을 참은 후 천천히 숨을 내쉰다.
건조 분말 흡입기도 여러 종류가 있지만, 최대한 편안하게 숨을 내쉰 후 흡입구에 입을 대고 빠르고 깊게 들이마신다. 이후 흡입구에서 입을 떼고 약 10초 정도 숨을 참은 후 천천히 숨을 내쉰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은 병명에서도 알 수 있듯 완치의 개념이 아니라 평생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다. 약물 치료도 중요하지만 금연, 환경조절, 감염예방, 위생관리 등을 통해 일상에서 위험인자를 없애려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숨이 차는 운동으로 폐활량을 늘려야 할까?
COPD 환자들은 운동을 할 때 호흡 곤란, 급성 악화 등으로 입원 가능성과 사망률이 높아진다. 따라서 격한 운동을 하기보다는 일상생활에서 신체 활동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동네 공원이나 운동장 등에서 일주일에 3~5일, 매일 20분 이상 걷는 것이 권장된다. 이때 팔다리의 근육 강화 운동도 일주일에 2~3회 병행한다면 더욱 효과적이다. 다만, 미세먼지는 COPD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미세먼지가 심할 때는 야외 운동을 피해야 한다.
COPD 환자, 비행기 타도 될까?
물론 COPD 환자는 비행 중 높은 고도와 낮은 기압으로 저산소혈증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그러나 COPD가 있다고 해서 비행기를 탈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미리 담당 의사와 상의하여 폐기능검사, 동맥혈가스 검사 등 필요한 검사를 하고 산소가 부족한 경우를 대비해 비강캐눌라 등은 따로 갖추어야 한다. 추가 비용을 부담하면 비행기 내에서 기내에 설치되어 있는 산소공급기를 이용할 수 있다. 비행기를 예약할 때는 가능하면 직항을 이용하는 것이 좋고, 항공사에 문의하여 탑승 때 필요한 서류를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되도록 동반자와 함께 여행하는 것이 안전하며 비행하고 있을 때는 커피나 알코올 섭취를 삼가고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좋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