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선은 만성 염증성 피부 질환으로 호전과 악화를 반복한다. 건선은 전 국민 1%가 환자일 정도로 흔한 피부 질환인데, 경계가 뚜렷한 붉은색 구진이나 발진이 피부에 반복적으로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건선 환자는 심혈관 질환 위험 요인도 여러 갖고 있다. 이에 건선과 심혈관 질환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도 다수 진행됐다. 최근 난치성 피부 질환인 건선이 심혈관 질환과 연관이 있음을 입증하는 또 하나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건선 지속 기간 1년 늘 때마다 관상동맥 미세혈관 기능 장애 5~6% 증가
건선은 면역체계의 공격으로 촉발된 염증으로 피부가 손상되면서 가렵고 거친 붉은 반점들이 피부를 뒤덮는 자가 면역성 피부 질환이다. 이탈리아 파도바 대학(Università degli studi di Padova) 의대 피부과 전문의 스테파노 피아세리코(Stefano Piaserico) 교수 연구팀은 건선이 관상동맥 미세혈관 기능 장애(CMD)와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관상동맥은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이다. 연구팀은 건선 환자 503명의 의료 기록을 분석하여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이들은 건선 지속 기간이 평균 15.2년, 건선 중증도 평가 지수(PASI)는 중증에 해당하는 평균 12였다. 이중 4분의 3은 도플러 심초음파 검사에 의한 관상동맥 혈류 예비능(CFR) 자료가 있었다. CFR 자료가 있는 448명의 31.5%인 141명이 증상이 없는 관상동맥 미세혈관 기능 장애(CMD)로 나타났다. PASI 점수가 1점 올라갈 때마다 건선 지속 기간이 1년 늘어날 때마다 관상동맥 미세혈관 기능 장애(CMD)는 5~6%씩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건선이 심혈관 질환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관상동맥 미세혈관 기능 장애(CMD)는 건선의 특징인 면역체계에 의한 손상이 피부가 아닌 다른 부분에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관상동맥 미세혈관 기능 장애(CMD)가 건선 환자에게서 나타날 위험이 큰 만큼 건선 환자는 관상동맥 미세혈관 기능 장애(CMD) 검사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의 '피부 연구학 저널(Journal of Investigative Dermat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
건선 환자, 심장마비 1.04배 심근경색증 1.07배 발생 위험 높아
건선은 심혈관계 질환 중 관상동맥 미세혈관 기능 장애(CMD)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중국 절강대의과대학 제2부속병원 연구팀에 따르면, 건선이 없는 사람과 비교했을 때 건선 환자들은 심장마비와 심방세동 유병률이 각각 1.04배, 심근경색증 유병률은 1.07배, 심장판막질환 유병률은 1.001배, 대동맥이 막혀 생기는 뇌졸중 유병률은 1.11배 높았다. 그러나 이 연구에선 허혈성 뇌졸중과 소혈관이 막혀 생기는 뇌졸중 유병률은 건선 없는 일반인과 건선 환자에서 비슷했다.
연구팀은 건선과 심혈관계 질환 질환 발생 간 상관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멘델리안 무작위 분석법(MR)'을 비롯한 다양한 통계분석법을 동원해 이와 같은 결과를 밝혀냈다. 멘델리안 무작위 분석법은 특정 유전 인자가 질병의 원인인지 판별할 때 사용하는 기법이다.
그러나 건선이 심혈관계 질환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원인인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 다만 △당뇨 △흡연 △복부비만 △이상 지질혈증 등 건선과 심혈관계 질환 발병 위험요인이 상당수 겹친다. 실제로 한 임상시험에 의하면 59%의 건선 환자들이 심혈관계 질환 위험 요인이 적어도 2개 충족했으며, 29%는 3개 이상을 충족했다. 체질량지수(BMI)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고, 흡연과 음주를 삼가는 것이 건선과 심혈관계 질환 예방에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면역 질환 '건선', 완치 어렵지만 관리는 가능
건선과 심혈관계 질환을 모두 예방하기 위해서는 각종 환경이나 생활 습관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건선이 악화되는 상황으로는 △건조한 환경 △피부 감염과 외상 △술, 담배 △다른 약물 복용 △스트레스가 있다. 이러한 상황을 최대한 피하는 것이 좋다.
과도한 목욕을 피하고 보습에 심경 쓰는 것도 중요하다. 과도한 목욕은 피부의 수분을 빼앗고 건선을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각질을 제거하기 위해 때를 미는 행위는 피부를 자극해 건선 증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샤워 후에는 즉시 보습제를 발라 피부 보습에 각별히 신경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건선 치료를 받으면서 다른 약을 같이 복용하려면 전문의 상담을 받는 것을 추천한다. 건선을 악화한다고 알려진 약물로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 조울증 치료에 사용되는 리튬, 심장병 또는 일부 고혈압 치료제, 결합조직 질환 치료제로 사용되는 항말라리아제 등이 있다.
술과 담배, 스트레스 역시 건선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특히 흡연은 손·발바닥에 고름이 차는 물집을 일으키므로 주의해야 한다. 맵고 자극적인 음식과 인스턴트식품도 삼가는 게 좋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