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는 많은 사람들이 건강에 좋다는 음식을 이것저것 챙겨먹는다. 그러나 아무리 몸에 좋다는 음식이라도 정작 본인이 복용 중인 의약품과 궁합이 맞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의약품의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음식과의 궁합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음식의 특정 성분이 약과 유사한 작용을 할 수도 있으나 흡수를 방해해 약효 저하를 초래하고 심지어 부작용까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특정 약을 먹을 때 주의해서 섭취해야 하는 대표적인 음식이다.
1. 우유
의약품을 복용할 시에는 우유나 유제품의 섭취를 피해야 한다. 우유에 든 칼슘은 의약품의 체내 흡수를 막아 효능을 떨어뜨린다. 특히 해열제, 소화제, 감기약과는 함께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장에서 녹아 약효를 내도록 코팅된 장용성 변비약도 특히 주의해야 한다. 우유가 이 코팅약을 위에서 녹게 해 약효 저하는 물론이고 심하면 위장장애까지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우유는 위산을 중화하는 제산작용을 하는 위장약과의 궁합도 좋지 않다. 소화효소의 작용을 저하시켜 통증을 줄이고 위장 점막의 손상을 막아주는 수산화알루미늄겔 및 수산화마그네슘 성분은 우유의 칼슘과 반응해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혈중 칼슘 수치가 높아져 고칼슘혈증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는 구토와 식욕 부진, 변비, 졸음, 다뇨와 같은 증상이 뒤따른다.
테트라사이클린과 같은 항생제도 칼슘과 화학반응을 일으킨다. 이를 통해 킬레이트라 불리는 착염이 형성되고, 이게 항생제의 체내 흡수를 방해하여 약효를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약품 복용 전에는 우유나 유제품의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
2. 육류 등 지방 함유 음식
몸을 차갑게 하는 돼지나 오리고기를 먹으면 소화기능이 저하돼 의약품 복용 시 효과가 떨어질 수 있는 만큼 지나치게 섭취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와 반대로 몸을 뜨겁게 하는 성질의 소나 닭고기를 먹어 열이 과해지면 체내에서 각종 염증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지용성인 그리세오풀빈 성분의 무좀 치료제를 복용 중이라면 특히 기름진 음식을 멀리해야 한다. 해당 치료제가 지용성이다 보니 지방이 많이 포함된 음식과 함께 복용하면 담즙의 작용이 강해져 그리세오풀빈의 흡수율이 과도하게 높아질 수 있다. 그 결과 간 기능의 손상이나 이상으로 간 장애 또는 신장 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다.
3. 양배추, 양상추 등의 야채
아세트아미노펜과 같은 해열제는 중추신경에 작용해 혈관을 확장시켜 열을 체외로 내보낸다. 양배추나 양상추 등의 야채에 함유된 특정 성분은 간에서 아세트아미노펜을 대사하는 효소를 활성화시켜 아세트아미노펜이 오줌으로 배출되도록 해 약효를 감소시킨다. 아세트아미노펜이 함유된 감기약 등의 다른 의약품도 마찬가지다.
4. 자몽
펠로디핀이나 암로디핀 등을 성분으로 한 고혈압 치료제는 자몽과 함께 복용해선 안 된다. 자몽에 함유되어 있는 나린진이 이 성분들을 대사하는 효소의 활동을 억제하는데, 그렇게 되면 해당 의약품의 혈중 농도가 높아져 약효가 지나치게 강해질 수 있다. 그 결과 혈압이 비정상적으로 낮아질 우려가 있다. 나아가 현기증과 빈맥과 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함께 복용하지 않도록 한다. 니페디핀 성분의 협심증 치료제 역시 자몽과 함께 먹어서는 안 된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