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보조메뉴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건강정보

컨텐츠내용 프린트하기 링크 주소복사

뉴스 내용시작

학교로 숨어들어간 ‘사이버폭력’, 피해자의 정신건강에 큰 흉터 남겨

작성일 23-04-05

시대가 변하면서 폭력의 형태도 함께 변화한다. 과거에는 폭력이 대부분 물리적인 형태로 국한되었으나,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고도로 발달한 현대에는 사이버폭력(Cyber bullying)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폭력이 나타나 많은 이들에게 상처를 입히고 있다.

사이버폭력은 피해자에게 큰 고통을 준다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사이버폭력이란 사이버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폭력적인 언어 행동을 포함해 상대가 불쾌감을 느끼는 모든 행위를 말한다. △인터넷상에서의 욕설·모욕·비하·음해 등의 행위 △개인정보 유출 △사진·동영상 유포 △성적인 메시지 전송 등의 성적 수치심 유발 행위 △무단으로 다른 사람의 계정을 해킹 △소설미디어상에서 가짜 프로필을 만들어 명예훼손 등을 일으키는 행위 등이 대표적인 사이버폭력 사례다. 사이버폭력은 개인적이고 은밀하게 발생하며, 시간과 공간 제약이 적어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고 가해자의 익명성과 인터넷의 확장성 등으로 인해 가해자가 대처하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학교폭력과 결합한 사이버폭력 

이러한 사이버폭력이 학교폭력의 대표적인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지난 24일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발표한 '2022년 사이버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 10명 중 4명은 사이버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태조사는 청소년·성인 1만 7,253명을 대상으로 실시되었으며, 청소년은 초등학교 4학년생부터 고등학교 3학년생 9,693명, 성인은 만 19~69세 7,560명이 참가했다.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한국 청소년의 사이버폭력 경험률은 2021년 대비 12.4% 증가한 41.6%로 나타났다. 사이버폭력 경험률은 가해, 피해, 가해+피해 등을 모두 포함한다. 성별로는 청소년과 성인 모두 남성, 연령별로는 청소년은 중학생, 성인은 20대가 사이버폭력 경험률이 높았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청소년과 성인 모두 가해 경험률(청소년 4.1%, 성인 1.1%)보다 피해 경험률(청소년 21.0%, 성인 5.8%)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라고 전하며, "이는 사이버폭력 가해자가 본인의 행동이 폭력적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소수가 사이버폭력으로 다수에게 피해를 줄 수 있음을 암시한다"라고 설명했다. 

 

서울경찰청의 '서울 청소년 범죄 통계'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에서도 학교폭력에서 사이버폭력이 차지하는 비율이 적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분석에 따르면, 2021년 전체 학교폭력 신고 건수 6,823건 중 19.8%인 1,351건이 사이버폭력인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폭력 5건 중 1건은 사이버폭력인 셈이다. 또한, 청소년폭력예방재단 푸른나무재단의 ‘2021 전국 학교폭력·사이버 폭력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이버 학교폭력 비율은 2019년 5.3%에서 2020년 16.3%로 약 3배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전문가들은 "학교폭력에 대한 논란이 커지면서, 상처나 흉터 같은 흔적이 남는 신체적 폭력보다는 피해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는 사이버폭력이 늘어나는 추세다"라고 말했다.

사이버폭력, 정신건강에 흉터 남겨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교(Harvard Medical School) 마틴 H. 타이처(Martin H. Teicher) 정신의학과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2010년 언어폭력이 피해자의 정신건강과 뇌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의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는 과거 육체적·성적 학대를 받은 경험이 없는 만 18~25세 성인 707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연구진은 먼저 참가자 모두에게 어린 시절 또래로부터 언어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는지 물었다. 63명이 '언어폭력을 당한 적 있다'라고 응답했다. 이후 실시한 참가자들의 정신건강 검사 결과, 언어폭력을 경험했던 63명의 우울, 불안, 분노 등 부정적인 감정 수준이 언어폭력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보다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 시절 경험한 언어폭력은 피해자의 뇌 건강에도 영향을 미쳤다. 참가자들의 뇌를 검사했을 때 언어폭력을 경험한 63명의 뇌량이 언어폭력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보다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뇌량은 좌우 대뇌 사이에 위치해 이들을 연결하는 신경 세포 집합으로 좌우 대뇌반구의 정보를 교환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어린 시절 또래에게 당한 언어폭력이 피해자의 뇌에 반영구적인 피해를 미쳐 정서 조절 기능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사이버폭력 대부분이 언어폭력 형태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위 연구는 사이버폭력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과 피해를 간접적으로 설명한다. 2022년 사이버폭력 실태조사 참가자들이 사이버폭력 피해 후 높은 수준의 우울과 불안, 무기력 등의 부정적 정서와 심한 자살 충동 등을 느꼈다고 응답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언어행위이론으로 유명한 영국 언어철학자 존 랭쇼 오스틴(John Langshaw Austin)은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언어는 폭력이라고 주장하며, "거친 말은 주먹을 날리는 행위와 같다"라는 말을 남겼다. 내가 사이버공간에서 하는 언행이 상대방에게는 폭력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는 의미다.

사이버폭력 대처법, 인지 즉시 알리고 증거 확보해야 

피해자에게 큰 고통을 남기는 사이버폭력.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 교육부에서는 “학생들에게 사이버폭력 사실을 학교나 부모님에게 알리면 일이 커진다고 생각하지 말고 사이버폭력 피해를 당하거나, 가해를 목격하면 반드시 학교나 부모님에게 알리며 도움을 요청하라”고 권고한다. 더불어, “평소 온라인으로 모르는 사람의 쪽지나 대화 신청을 거절하고,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함부로 게시하거나 유포하면 안 된다”라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정보가 소중한 만큼 타인의 개인정보 역시 소중하다고 생각하고, 낯선 사람과의 오프라인 만남은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으니 만남을 되도록 피할 것을 강조했다. 

 

만약, 사이버폭력을 당했다면 피해 사실을 입증할 수 있도록 화면 캡처, 사진 촬영 등 객관적이고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좋다. 피해 입증이나 증거자료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상대방 ID가 확인되었을 경우 게시일시, 공간, 글 내용이 나오도록 화면을 캡처하고 상대방 ID가 확인되지 않았을 경우 게시일시, 인터넷 주소 전체, 접속 IP 등 작성자를 알 수 있는 자료를 캡처하면 된다.

사이버폭력 신고기관

경찰청 사이버안전지킴이 www.police.go.kr/www/security/cyber.jsp ☎국번없이 117, 

안전Dream (아동, 여성, 장애인 경찰지원센터) www.safe182.go.kr, 

Wee센터 (학생위기상담 종합서비스) www.wee.go.kr, 

청소년 사이버상담센터 www.cyber1388.kr  ☎국번없이 1388 , 

한국정보화진흥원 스마트쉼센터(인터넷중독상담센터) www.iapc.or.kr ☎1599-0075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