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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 마신 가습기살균제 성분, 폐질환 유발 가능”…정부 첫 입증

작성일 22-12-16

호흡기 노출로 가습기살균제 성분이 폐까지 도달할 수 있으며, 폐를 비롯한 여러 장기로 퍼져 상당 기간 체내에 남아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입증됐다. 이에 따라 4천여 명 이상의 피해자를 낸 가습기살균제 성분과 폐 손상 간 연관성을 보여주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법원 판단은 재고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해 4월부터 최근까지 경북대학교 연구진, 안전성평가연구소 연구진과 공동으로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가습기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국립환경과학원은 방사성 추적자(Radioactor tracer)를 활용하여 가습기살균제 성분물질 중 클로로메틸이소치아졸리논/메틸이소치아졸리논(CMIT/MIT)의 체내 분포 특성을 규명한 ‘가습기살균제 성분 체내 거동 평가 연구’ 결과를 지난 8일 공개했다. 

방사성 추적자는 방사성 동위원소가 포함된 화합물이며, 방사성 동위원소가 붕괴 시 방출하는 에너지를 측정하여 해당 화합물의 체내 이동 경로와 분포 특성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방사성 동위원소(14C)가 표지된 가습기살균제 성분물질(CMIT/MIT)을 합성하여, 실험용 쥐의 비강(코)과 기도에 노출시킨 후 방사능 농도를 장기별, 시간대(5분, 6시간, 1주일)별로 정량화했다.


CMIT/MIT 가습기살균제의 체내 거동과 독성평가 연구 결과ㅣ출처: 환경부

체내 방사능 농도를 관찰한 결과, ‘비강→기관지→폐’까지 CMIT/MIT가 이동하는 것을 확인했으며, 최대 1주일까지 노출 부위와 폐에 남아있는 것도 확인했다. 노출 후 폐에 분포한 양을 시간별로 살펴보면 비강 노출 방사능량을 100으로 했을 경우 5분 후 0.42, 30분 후 0.48, 6시간 후 0.21, 48시간 후 0.06, 일주일 후 0.08로 나타났다. CMIT/MIT 노출량은 폐에서 가장 많았지만 간, 심장, 신장 등에서도 확인됐다. 

 

비강에 노출한 뒤 폐에서 측정되는 방사능량은 노출량의 1%가 안 된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이번 실험은 한 차례만 노출한 결과임을 고려해야 한다”며, “일반적으로 가습기살균제 인체 노출은 장기간 반복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연구진은 실제 사람의 폐에 도달한 CMIT/MIT는 이번 실험 측정치보다 훨씬 많은 것”이라고 추정했다. 

 

CMIT/MIT를 비강 대신 기도에 노출했을 때 노출 방사능량이 2.2배 가량 더 많이 검출됐다. 연구진은 상기도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비강에 노출했을 때보다 폐에 남아있는 양이 상대적으로 많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실험 쥐의 비강과 기도 부위에 CMIT/MIT를 반복 노출 후 기관지폐포세척액의 총 염증세포 수와 폐 부위 조직병리학적 확인을 통해 폐 손상을 평가했다. 그 결과, 폐 손상과 관련 있는 염증성 사이토카인 등이 농도 의존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CMIT/MIT가 호흡기 노출을 통해 폐까지 도달할 수 있고 이에 따라 폐 질환을 유발할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본 연구 결과는 국제 환경 학술지인 ‘인바이런먼트 인터네셔널(Environmental International)’ 12월호에 게재됐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1월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기소된 SK케미칼과 애경산업 관계자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가습기살균제 관련 항소심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는 지난 9월 제31차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위원회에서 피해등급이 정해진 사람까지 총 4천417명, 사망자는 1천789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참고 = 환경부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