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온도가 영하권으로 뚝 떨어지면서 핫팩과 전기장판 등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온열 기구를 사용할 때는 ‘저온 화상’의 우려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나도 모르게 화상이…저온 화상이 무서운 이유
화상은 높은 온도에 피부가 닿으면 생긴다고 생각하지만, 체온보다 조금 높은 온도인 약 44~60도에 장시간 접촉 또는 노출되어도 화상을 입을 수 있다. 열은 혈류에 의해 몸으로 전해지고 확산하는데, 전기장판이나 핫팩처럼 국소 부위에 열이 가해지면 혈액의 흐름이 나빠져 열의 확산이 어려워진다. 이에 따라 뜨겁다고 미처 느끼지 못하는 사이, 피부의 표면 온도가 너무 상승해 저온화상을 입게 된다. 미국화상학회지에서는 44도에서 6시간, 45도에서 3시간 동안 피부가 노출되면 인체에 심각한 화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추운 겨울철 뜨끈한 온돌방에서 살아온 한국인들은 특히 전기장판이나 전기요 등을 선호한다. 그런데 이러한 전열 제품이 저온 화상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전기요를 덮거나 전기장판 위에서 한 자세로 누워 잠을 자는 경우가 많은데, 신체가 지속해서 눌리면서 혈액 순환 장애가 발생하고 복사열이 쌓이게 된다. 2015년 대한화상학회지에 실린 ‘저온화상의 발생기전과 임상증례’ 논문에서는 전기요로 실험을 했다. 사람의 피부와 열전도가 비슷한 실리콘 블록을 전기요로 덮은 뒤 온도변화를 7시간 동안 관측했다. 그 결과, 1시간 뒤 40.9도, 3시간 뒤 51.8도, 5시간 뒤 56.1도로 온도가 상승했다. 연구진은 “인체의 피부는 52도에서 1분 만에 표피세포가 완전히 괴사한다”라고 설명했다.
저온 화상이 무서운 이유는 별다른 통증이 없어 오랜 시간 화상에 노출되기 때문에 화상 정도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저온 화상 초기에는 얕은 물집, 발진으로 나타나지만, 압력이 화상 부위에 전달되면 일반 화상보다 피부 아래쪽 지방층이 있는 혈관에 영향을 주기 쉽다. 이러한 이유로 저온 화상 환자 중 80% 이상이 피부이식수술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이 2017~2019년 동안의 저온 화상 사고를 조사한 결과, 전체 사고 건수 중 63.1%가 2~3주의 치료 기간이 소요되는 2도 화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노인이나 어린아이의 경우에는 일반 성인보다 피부 감각이 둔하고 인지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당뇨병 환자 역시 주의해야 한다. 당뇨병이 만성적으로 진행되면 말초신경이 좋지 않아서 뜨거운 것에 대한 감각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저온 화상 예방하는 생활 습관
저온 화상을 예방하려면 가장 먼저, 온열 기구를 사용 시 직접 피부에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핫팩은 직접 피부에 부착하지 않도록 하고, 전기장판, 전기요를 사용할 때도 얇은 이불을 덧깔거나 긴 소매의 잠옷과 양말을 착용해야 한다. 이 밖에도 당뇨병 등의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약물 섭취, 음주 등으로 피부 감각이 저하된 상태에서는 사용을 자제해야 하며, 몸 상태가 평소보다 좋지 않을 때는 열감을 잘 느끼지 못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전기장판은 지나치게 고온으로 설정하지 말고 반드시 시간 예약 기능을 사용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온열 기구 사용 후 몸에 작은 부위라도 피부에 상처, 변색이 발견되었다면 바로 병원에서 진료받아야 한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