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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간 이하 수면, 치매 위험↑"... 숙면 돕는 '수면 위생' 4가지 새글

작성일 25-08-12

'잠이 보약'이라는 말보다 수면의 중요성을 잘 표현하는 말이 또 있을까. 수면은 낮 동안 쌓인 피로를 풀고 신체 면역력을 강화하는 등 필수적인 생명 활동이 이뤄지는 소중한 시간이다. 잠자는 동안 뇌는 낮에 습득한 정보를 장기 기억으로 저장하고, 몸은 다음 날을 위해 회복에 집중한다. 하지만 수면이 부족하면 이러한 신체 기능에 제동이 걸린다. 실제로 최근 한 연구 결과, 하루 수면이 6시간에 미치지 못하면 치매와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이 크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많은 현대인이 바쁜 일상을 핑계로 수면을 등한시한다는 점이다. 2024년 대한수면연구학회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수면 시간은 6시간 58분으로, OECD 회원국 평균보다 18%나 짧았다. 매일 숙면을 취하는 비율 역시 7%에 불과해, 수면의 양과 질 모두 부족한 수준임이 드러났다. 이에 '잠은 죽어서나 자는 것'이라는 그릇된 통념을 바로잡고, 수면 부족이 우리 몸에 보내는 위험 신호와 숙면을 위한 올바른 수면 방법은 무엇인지 자세히 짚어본다.


2015년 국제학술지 'Sleep'에 실린 한 연구에 따르면, 하루 6시간 이하로 잠을 자는 사람은 7시간 이상인 사람보다 감기에 걸릴 가능성이 4.2배 높았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

2015년 국제학술지 'Sleep'에 실린 한 연구에 따르면, 하루 6시간 이하로 잠을 자는 사람은 7시간 이상인 사람보다 감기에 걸릴 가능성이 4.2배 높았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수면 부채, 몸에 누적되는 피로의 빚

돈을 제때 갚지 못하면 빚이 불어나듯, 잠이 부족하면 ‘수면 부채(Sleep debt)’라는 것이 쌓인다. 수면의학계에서는 권장 수면 시간을 채우지 못해 생긴 수면 부족분이 빚처럼 누적되는 현상을 수면 부채라고 부른다. 수면 부채가 발생하는 생물학적 원리는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아데노신(adenosine)’의 작용에서 찾을 수 있다.


아데노신은 뇌가 에너지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성되는 피로 물질이다. 깨어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아데노신은 뇌에 계속 쌓여 강력한 수면 압력으로 작용하며 졸음을 유발한다. 충분한 수면은 이렇게 축적된 아데노신을 효과적으로 분해하고 제거하지만, 잠이 부족하면 아데노신이 뇌에서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남게 된다. 실제로 2017년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수면이 부족한 사람의 뇌에서는 아데노신 수용체 활동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러한 현상이 단순한 피로감을 넘어 인지 기능과 신체 기능 전반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


잦은 짜증과 늘어난 식탐... '수면 부족'이 보내는 경고 신호

수면 부채가 해소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쌓이게 됐을 때, 우리 몸은 여러 이상 신호를 보내며 위험을 알리기 시작한다.


첫째, 감정 조절이 어려워질 수 있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감정을 처리하는 뇌의 편도체(Amygdala)가 과도하게 활성화된다. 이로 인해 사소한 일에도 쉽게 짜증을 내거나 불안감을 느끼는 등 감정의 기복이 심해진다.


둘째, 집중력과 기억력이 저하될 수 있다. 잠이 부족하면 뇌의 전두엽 기능이 둔화해 논리적 사고나 문제 해결 능력이 떨어지고, 새로운 정보를 학습하고 저장하는 과정에도 어려움을 겪는다. 2017년 미국 미시간대학교 연구에 따르면, 수면 부족은 장기기억을 담당하는 뇌 해마의 ‘CA1’ 부위에 영향을 미쳐 기억 생성을 방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셋째, 신체 대사 기능에 이상이 두드러진다. 수면 부족은 식욕을 억제하는 렙틴(Leptin) 호르몬 분비를 줄이고, 식욕을 촉진하는 그렐린(Ghrelin) 분비는 늘려 비만과 만성질환의 위험을 키운다.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한 연구에 의하면, 하루 6시간 이하 잠을 자는 사람이 7시간을 자는 사람에 비해서 비만은 1.25배, 복부비만은 1.24배 더 많았다. 만약 평소보다 단 음식이나 고탄수화물 음식이 당긴다면 수면 시간을 먼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만성적 수면 부족, 치매와 심혈관 질환 위험 높인다

만약 수면 부채가 해소되지 않고 하루 6시간 이하의 수면이 만성화될 경우, 치매와 심혈관 질환 같은 질병의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실제로 2021년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연구팀이 50대 이상 약 8,000명을 추적 분석한 결과, 하루 수면 시간이 6시간 이하인 사람은 7시간 수면을 유지한 사람보다 치매 발병 위험이 30% 더 높게 나타났다.


그 원인은 뇌의 노폐물 청소 시스템에서 찾을 수 있다. 깊은 잠을 잘 때 활성화하는 '글림프 시스템(Glymphatic system)'은 뇌 속 노폐물을 제거하는 핵심 기능을 수행한다. 그러나 수면이 부족하면 이 시스템이 원활히 작동하지 않아,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물질로 꼽히는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뇌에 축적될 위험이 커진다. 결국 충분한 수면을 통해 뇌를 청소할 시간을 확보하지 못하면, 치매를 유발하는 독성 단백질이 뇌에 그대로 쌓이는 결과를 낳는다.


치매뿐만 아니라 심혈관 질환의 위험도 간과할 수 없다. 수면 부족은 교감신경계를 과도하게 활성화시켜 혈압을 상승시키고, 염증 반응을 증가시키며, 콜레스테롤 수치를 올린다. 특히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이 과도하게 분비되면 혈관 내벽에 손상을 주고, 동맥경화를 촉진시킨다. 2011년 영국 워릭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이 8개국에서 약 50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의 수면 습관과 건강 상태를 분석한 결과, 하루 6시간 이하로 자는 사람들은 7~8시간 자는 사람들에 비해 관상동맥질환 발생 또는 사망 위험이 48%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 부채 청산하는 '수면 위생' 수칙 4가지

수면 부족이 건강에 해롭다는 점은 명확하지만, 수면 시간만 늘린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침대에 누워 뒤척이거나 자주 깨는 탓에 깊이 잠들지 못한다면, 아무리 오랜 시간 잠을 자도 수면의 질은 떨어져 수면 부족 상태와 다르지 않게 된다. 따라서 적정 수면 시간을 확보함과 동시에 숙면을 돕는 올바른 환경과 습관, 즉 수면의학계에서 권고하는 '수면 위생(Sleep Hygiene)'을 실천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① 규칙적인 수면 시간 유지

잠자리에 드는 시간과 기상 시간을 일정하게 지켜야 한다. 주말에 늦잠을 자거나 평일의 부족한 잠을 몰아서 자는 습관은 오히려 생체 리듬을 교란해 수면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


② 적절한 운동 시간 설정

낮에 40분가량 땀이 날 정도로 운동하면 적당한 근육 피로를 유발하고 체온 조절에 도움을 주어 숙면을 돕는다. 신경과 이동아 교수(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는 지난 하이닥과의 인터뷰에서 "취침 3~4시간 전에 하는 가벼운 유산소 운동이나 산책은 긴장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라면서도 "잠들기 직전의 과격한 운동은 몸을 각성시켜 수면을 방해하므로 피해야 한다"고 조언한 바 있다.


③ 최적의 수면 환경 조성

침실은 빛과 소음을 차단해 어둡고 조용하게 유지해야 한다. 온도는 섭씨 16~20도로 약간 서늘하게, 습도는 30~50%로 맞추는 것이 좋다.


④ 전자기기 사용 차단

스마트폰이나 디스플레이 화면에서 나오는 청색광(블루라이트)은 수면 유도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한다. 따라서 잠자리에 들기 최소 1시간 전부터는 전자기기를 멀리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