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파르마대학교 연구팀, 계피 주성분 대사 특성 조사
신남알데하이드, 고혈압·당뇨병 약 등 효과 떨어뜨려
일반 음식에 쓰이는 계피는 안전...고농축 보충제 사용 주의
계피 오일의 주요 성분인 신남알데하이드가 특정 약물의 효과를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탈리아 파르마대학교 연구팀은 신남알데하이드의 생체이용률과 대사 특성을 조사하여, 경구 섭취 시 장에서의 흡수가 용이하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 성분은 고혈압, 당뇨병, 암, 관절염, 천식, 비만, HIV, 에이즈, 우울증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복용하는 일부 처방약의 체내 농도를 낮춰 약효를 떨어뜨릴 수 있다.
계피는 고혈압, 당뇨약 복용 시 약효를 떨어뜨릴 수 있다 |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연구팀은 인체 간 대사와 유사한 조건을 갖춘 실험 모델에서 계피의 주성분인 신남알데하이드가 약물 대사를 조절하는 PXR과 AhR을 활성화할 수 있는지 살펴봤다. PXR과 AhR은 몸속에서 약물이나 독성 물질을 인식하고 처리하는 역할을 하는 성분이다. 이 수용체들이 활성화되면 약물이 몸속에서 더 빨리 분해될 수 있다.
또한 신남알데하이드가 체내에 얼마나 잘 흡수되고 얼마나 빨리 분해되는지도 확인했다. 연구 결과, 이 성분이 약물의 대사 제거를 조절하는 수용체를 활성화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신남알데하이드가 신남산으로 산화되며 발생하는 대사 반감기는 약 2~5분이었다. 이는 신남알데하이드가 간을 통해 체내에서 빠르게 제거됨을 시사한다. 고농도의 신남산과 계피 오일은 핵 수용체인 프레그난 X 수용체(PXR)와 아릴 탄화수소 수용체(AhR)도 강하게 활성화시켰다. 이 두 수용체는 모두 약물 제거에 관여하는 효소의 활성을 조절한다.
한편, 향료나 생활용품에 흔히 사용되는 계피는 약물 상호작용의 위험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농축 보충제를 사용할 경우 일반 음식보다 높은 함량의 신남알데하이드를 함유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의 교신 저자인 샤바나 칸 박사(Shabana I. Khan)는 "아침 라테에 계피를 살짝 뿌리는 정도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많은 양을 섭취할 경우 약물 상호작용으로 인해 약효가 감소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특히, “고혈압, 당뇨병, 암, 관절염, 천식, 비만, 우울증 등 만성 질환자들은 계피나 다른 보충제를 복용할 때 주의해야 한다”라며 “고용량의 계피 보충제를 복용하기 전에는 반드시 의료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 연구(신남알데하이드의 생체이용률, 대사적 제거, 이물질 수용체(PXR 및 AhR)와의 상호작용 평가, Evaluation of bioaccessibility, metabolic clearance and interaction with xenobiotic receptors (PXR and AhR) of cinnamaldehyde)는 국제 학술지 ‘식품화학: 분자과학(Food Chemistry: Molecular Sciences)’에 게재됐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