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 질환으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폐렴 진단을 받았다. 교황청은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 교황의 양쪽 폐에 폐렴이 발생한 점이 확인됐으며 추가적인 약물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88세의 고령인 교황은 이달 초부터 기관지염 증상을 보여왔으며, 지난 14일 검사와 치료를 위해 병원에 입원했다.
최근 유명 인사들이 잇따라 폐렴 진단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폐렴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올겨울 최대 규모의 독감 유행이 지속되면서 전문가들은 폐렴 예방에 대한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독감 유행에 폐렴까지 ‘비상’
올겨울은 인플루엔자(독감)의 확산세가 유독 거세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A형 인플루엔자 감염자가 급격히 증가했으며, 지난 1월에는 2016년 이후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독감 유행이 특히 심각한 이유로 A형 인플루엔자의 두 가지 유형(A-H1N1, A-H3N2)이 동시에 확산된 점과 낮은 백신 접종률을 꼽는다. 여기에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독감 환자가 줄어든 점도 올해 유행을 더욱 부추긴 원인으로 지목된다. 다행히 독감 유행세는 다소 주춤한 모양새지만, 개학 시즌인 2~3월 다시 환자가 급증할 가능성이 커 주의가 필요하다.
독감은 발열과 기침 등으로 일상에 불편을 주지만, 더 큰 문제는 합병증으로 폐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호흡기내과 민진기 교수(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는 “독감이나 감기에 걸린 환자는 이차적으로 세균성 폐렴에 걸릴 위험이 높다”고 경고하며, 그 이유에 대해 “바이러스 감염으로 기관지와 폐점막이 손상되면 폐의 방어 기능이 약해지고, 그 틈을 타 폐렴구균이 쉽게 침투해 폐렴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폐렴은 세균 또는 바이러스가 폐로 침투해 염증이 생기는 병으로, 폐렴의 초기 증상은 발열, 기침, 가래 등 일반 감기와 유사하다. 하지만 폐렴구균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면 고열과 기침, 가슴 통증, 호흡곤란 등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특히 숨이 가빠지면서 호흡수가 분당 20회를 초과할 수 있다.
또한, 폐렴구균에 의한 폐렴일 경우 가래 색이 적갈색으로 바뀔 수 있으며 폐렴이 진행되면 입술이 푸른빛으로 변하는 ‘청색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청색증은 산소 농도가 부족해지면서 발생하는 응급 증상으로,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노년층, 예방접종 받아야…20대도 안심할 순 없어
폐렴의 경우 건강한 성인은 항생제 치료와 적당한 휴식만 취하면 쉽게 나을 수 있다. 하지만 노인은 폐 기능과 면역력이 크게 떨어져 있기 때문에 한번 폐렴에 걸리면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크다. 민진기 교수는 “폐렴이 심해지면 호흡부전으로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고, 패혈증으로 혈압이 급격히 떨어져 치명적인 쇼크에 이를 위험도 있다”며 이어 “다발성 장기부전이 발생하면 생명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떨어지는 노인의 폐렴구균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65세 이상의 경우, 국가예방접종 사업으로 비용 부담 없이 1회 접종할 수 있다. 인플루엔자 유행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인플루엔자 백신도 함께 접종하면 좋다.
젊은 층도 폐렴을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 폐렴 증상을 감기로 오인해 방치하는 경우가 많지만, 치료가 늦어질 경우 심각한 상태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면역력 관리와 예방접종을 통해 폐렴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며, 의심 증상이 나타난다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개인위생 관리의 중요성도 강조된다. 현재 독감을 비롯하여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인간 메타뉴모바이러스(HMPV)가 동시에 유행하고 있으며, 코로나바이러스도 여전히 우리 곁에 남아 있다. 호흡기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손씻기, 기침 예절, 환기 등 예방수칙을 각별히 준수해야 한다.
도움말: 민진수 교수(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