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1월 19일은 유엔(UN)이 공식적인 기념일로 지정한 '세계 화장실의 날(World Toilet Day, WTD)'로, 세계 위생 위기에 대처해 2030년까지 모든 사람들이 안전하고 깨끗한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올해 세계 화장실의 날 주제는 '화장실, 평화를 위한 공간(Toilets: A Place for Peace)'이다. 유니세프가 제시하는 2024년 핵심 메시지 3가지와 함께, 화장실이 없거나 부족한 경우, 위생상태가 불량한 경우 등에 발생할 수 있는 범세계적인 문제에 대해 알아본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1. 화장실은 평화의 공간(Toilets are a place for peace)

2024년 세계 화장실의 날 핵심 메시지 중 하나는 ‘화장실은 평화의 공간(Toilets are a place for peace)’이다. 화장실은 분쟁이나 재해, 방치 등에 의해 위협받아서는 안 되는 안전하고 안정적인 공간이어야 한다는 것.

그러나 주위 다양한 요인들로 인해 화장실 시설은 충분히 확보되지 못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지진이나 전쟁 등 대규모 재난이나 재해가 발생할 때 화장실이 파손되고 사라진다는 점이 가장 심각한 문제며, 적절한 위생시설을 이용할 수 없어 발생하는 질병의 유행 등 2차 재난 역시 큰 위기라고 말한다. 적절한 화장실 시설이 없으면 △콜레라 △장티푸스 △이질 등의 전염병과 기생충 감염 위험이 커지고,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재난 상황이 아닌 일상생활 속에서도 위생적이지 않은 공중 화장실을 사용한 후 병균에 감염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공중 화장실에 상주하는 균에 감염되는 것인데, 이런 상황에 전 세계 슬럼 지역 인구의 68%는 가정용 화장실이 없어 공용 화장실에 의존하고 있다. 게다가 용변을 처리하거나 배변활동 이후 손을 깨끗이 닦을만한 환경도 조성돼 있지 않은 경우라면 세균 감염의 위험이 더욱 높아진다.

2. 화장실은 진보의 공간(Toilets are a place for progress)

또 다른 핵심 메시지는 ‘화장실은 진보의 공간(Toilets are a place for progress)’이다. 안전한 위생 시설은 모든 사람이 존엄성을 지킬 수 있도록 도우며, 공정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데 이바지한다는 의미다.

화장실의 부재는 여러 사회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적절한 위생시설이 없는 환경에서는 월경을 제때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에 여학생들이 학교에 결석하는 경우가 잦으며, 직업을 구하는 데도 제약이 발생하는 등 사회활동이 제한되는 것으로 알려져 여러 단체는 사회적 불평등 해소를 위해 화장실과 같은 위생시설의 확충이 필수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5분 이상 걸어가야 하는 등 화장실에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서의 여성과 청소년들은 그렇지 않은 지역에 비해 성폭력에 2배 이상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3. 화장실은 보호의 공간(Toilets are a place for protection)

마지막 핵심 메시지는 ‘화장실은 보호의 공간(Toilets are a place for protection)’이다. 위생 시설이 인간과 배설물 사이의 장벽을 만들어 보건을 지켜주는 필수적인 요소라는 뜻인데, 화장실이 부재하면 환경이 오염될 뿐 아니라 이로 인한 질환의 발병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화장실이 없는 환경에서는 사람들이 임의의 장소에 배설을 하게 돼 공공장소와 길거리 등이 쉽게 더러워진다. 유니세프(UNICEF)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 중 23억 명 이상의 사람들은 여전히 노상 배변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노상 배변으로 인해 자연에 흩뿌려진 배설물은 환경을 오염시킨다.

이어 분변이 강, 호수, 토양 등으로 흘러 들어가는 경우에는 지하수까지 오염시키게 되는데, 지하수는 다시 인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위험성이 부각된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019년 “전 세계적으로 최소 20억 명의 사람들이 배설물로 오염된 식수원을 사용하며, 매일 800명이 넘는 5세 미만 어린이가 오염된 물과 위생 상태 불량에 의한 설사로 사망한다”라고 발표한 바 있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