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지질혈증 환자가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19세 이하의 소아청소년 이상지질혈증 환자 또한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이상지질혈증으로 병원을 찾은 19세 이하 환자는 2023년 기준 2만 565명으로, 2018년 대비 46.9%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아청소년기에 이상지질혈증이 발병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 자세히 알아보자.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비만 늘면서 이상지질혈증 환자도 증가↑…선별검사로 조기에 발견해야
소아청소년기 이상지질혈증은 △서구화된 식습관 △불규칙한 식사 △운동 부족 △과도한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비만율 증가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상지질혈증은 몸속 지방과 콜레스테롤의 영향을 받는 만큼, 비만할수록 이상지질혈증 발병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보건복지부가 밝힌 ‘2023년 아동종합실태조사’에 의하면, 9~17세 아동 비만율은 2018년 기준 3.4%에서 2023년 14.3%로 약 3.5배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비만율 증가와 더불어 이상지질혈증 환자도 늘어난 것이다.
대한소아내분비학회에서 밝힌 소아청소년 이상지질혈증 진단 기준에 따르면, △혈중 총 콜레스테롤 200 mg/dL 이상, △LDL 콜레스테롤 130 mg/dL 이상 △중성지방 130 mg/dL 이상 (10세 미만에서는 100 mg/dL 이상) △HDL 콜레스테롤 40 mg/dL 이하일 때 이상지질혈증으로 진단할 수 있다. 성인기에는 정상 범주에 해당하는 수치지만, 소아청소년기에는 신체 발달과 성장 과정에서의 변화를 고려해야 하는 만큼 성인보다 약간 낮은 기준으로 진단하는 것이다.
이러한 지표들은 이상지질혈증 선별검사를 통해 확인해 볼 수 있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는 9~11세와 17~21세에 한 차례씩 비공복 상태에서 이상지질혈증 선별검사를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가족력 △비만 △심장 또는 신장 이식을 받은 경험이 있는 소아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소아 등의 고위험군이라면 만 2세 이후 어느 시기라도 진단을 위한 공복 지질 혈액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게다가 아이가 어릴수록 보호자의 동행 없이 스스로 병원을 가는 경우도 적고, 건강에 대한 인식도 낮은 만큼 이상지질혈증이 발병해도 발견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뿐만 아니라 이상지질혈증은 환자 스스로 자각할 만한 특별한 증상이 없는 만큼, 실제로 이상지질혈증을 앓고 있음에도 검사를 받아보지 않아 발병 여부를 모르는 환자는 더욱 많을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이렇게 어린 나이에 이상지질혈증을 앓거나, 발병 여부를 모르고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이상지질혈증 유병 기간이 길어지면서 심혈관질환 합병증과 당뇨병,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이 조기에 나타나기 쉬워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비만으로 인해 정상적인 성장과 발달 과정을 겪지 못하고 성조숙증, 성장 지연, 학습능력 저하 등의 문제가 찾아올 수 있다. 따라서 어린 나이에 찾아온 비만과 이상지질혈증을 ‘나중에 전부 키로 가겠지’라는 생각으로 결코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되며, 조기에 생활습관을 교정해 혈중 지질 수치를 정상 범위로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어릴수록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약물치료는 신중해야
이상지질혈증은 어린아이와 성인을 불문하고 생활습관 교정을 통한 치료가 강조된다. 그런데 특히 환자의 나이가 어릴수록 약물보다는 생활습관 개선이 가장 선행되어야 한다. 나이가 어릴수록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비교적 쉬운 데다, 성장기 약물치료의 안전성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WHO의 권고사항에 따르면 5~17세 사이의 소아청소년의 건강 증진을 위해서는 아이가 매일 60분 이상, 중등도 내지 고강도 신체활동을 해야 한다. 운동 시간의 대부분은 유산소 운동으로 채우되 근육과 뼈 강화 활동을 주 3회 이상 실시하는 것도 중요하다. 만약 아이가 평소 운동을 하지 않아 운동량이 많이 부족하다면 처음부터 무리하게 고강도의 운동을 하기보다는 서서히 운동량을 늘려 주는 것이 좋으며, 아이가 취미로 삼을 수 있을 만큼 흥미를 갖는 운동을 찾아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식이요법도 중요하다. 성인 이상지질혈증 환자는 지방 섭취를 가능한 줄일 것이 권고되지만, 어릴 때 뇌가 잘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방이 필요한 만큼 무작정 지방 섭취량을 줄이는 것은 좋지 않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의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 제5판’에 따르면, 돌이 지난 어린이의 경우 총 섭취 열량 대비 지방 섭취량은 전체의 30% 정도로 맞추면 된다. 식단에 트랜스지방산은 가능한 포함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포화지방산은 7~10%로 제한해야 한다. 나머지 20%의 지방 섭취량은 건강한 지방이라고 불리는 불포화지방산으로 구성하면 된다.
이를 지키기 위해서는 식단을 짤 때 △생선 △콩 △지방이 적은 살코기 △저지방 및 무제방 유제품 등을 포함하면 어렵지 않게 지방 섭취량을 맞출 수 있다. 이외에 과일, 야채, 통곡물과 같이 섬유질이 풍부한 천연 식품 형태의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식이섬유가 장내 콜레스테롤 흡수를 감소시키고, 담즙산을 통해 콜레스테롤을 체외로 배출시켜 혈중 지질 수치 조절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아이가 스스로 실천하기를 어려워한다면 가족이 모두 적극적으로 생활습관 개선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아이가 혼자 식사를 하면서 편식을 하게 두기보다는 매 끼니마다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 여러 가지 음식을 골고루 먹도록 하고, 운동을 할 때 다 같이 할 수 있는 운동을 하면서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만약 이러한 방법을 실천했음에도 이상지질혈증이 개선되지 않거나,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이라면 성인의 이상지질혈증 치료 시 사용되는 스타틴이나 에제티미브 등의 약물을 사용한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다만 이 경우에도 생활습관 개선을 멈춰서는 안 된다. 약물 치료를 하더라도 생활습관이 개선되지 않으면 지질 수치가 다시 나빠지기도 하는 만큼, 재발 방지를 위해서도 꾸준한 습관 관리가 중요하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