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남성의 90%가 겪는 질환이 있다. 바로 ‘통풍’이다. 대한류마티스학회는 통풍의 위험성을 알리고 조기진단과 치료의 인식을 높이고자 작년부터 매년 3월 16일을 ‘통풍의 날’로 제정했다. 통풍이 주로 남성에서 발생하는 이유와 통풍의 원인, 증상, 합병증 등을 소개한다.
통픙은 40대 남성의 90%가 겪는 질환이다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중년 남성의 대표 질환 ‘통풍’…원인은 콩팥의 노화
통풍은 혈액 내에 요산의 농도가 높아지면서 날카로운 형태의 요산염 결정이 관절을 비롯한 여러 조직에 침착되는 질병으로, 침착된 결정은 관절의 염증반응을 촉발하여 극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요산은 퓨린이 분해되면서 생기는 최종 대사산물인데, 이 퓨린이라는 물질은 세포의 분해 과정을 거쳐 혈액으로 들어가 75%는 콩팥을 통해 소변으로, 나머지 25%는 위장관을 통해 대변으로 배출된다.
통풍은 중년 남성의 대표 질환으로 꼽힌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18~2022년 통풍 진료 현황에 따르면 2018년 43만 3,984명이었던 통풍 환자가 2022년에는 50만 8,397명으로 17.1%가 증가했으며, 특히 40대 남성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 나이가 들수록 남성은 콩팥에서 요산을 제거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반면, 여성은 폐경 이전까지는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요산 제거 능력이 유지된다.
바람만 스쳐도 아픈 ‘통풍’…엄지발가락부터 시작해
통풍의 자연적 경과는 무증상 고요산혈증, 고요산혈증, 급성 통풍성 관절염, 간헐기 통풍, 만성 결절성 통풍 등 총 4단계로 나눌 수 있다.
무증상 고요산혈증은 말 그대로 체내 요산이 높으나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상태이다. 무증상 고요산혈증 환자의 약 95%는 요산 농도가 높아도 통풍이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요산 농도가 높은 상태로 유지됨에 따라 그 발생 위험도는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다.
급성 통풍성 관절염은 혈중 요산 농도가 급격히 증가할 때 관절 부위에 통증과 부종, 발적 등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이때는 소위 바람만 스쳐도 아픈 통풍이라는 말 그대로 가벼운 자극에도 극심한 통증이 발생한다. 가장 흔한 증상은 술을 많이 마신 다음날 새벽에 엄지발가락 통증으로 잠에서 깨는 경우이다. 통상 30~50대에 첫 발작이 일어난다.
간헐기 통풍은 급성 통풍 발작 사이의 증상이 없는 기간을 말한다. 대부분 첫 발작 이후 6개월에서 2년 사이에 두 번째 발작이 발생하는데, 발작의 빈도는 치료를 받지 않는 환자의 경우 점차 증가한다. 나중에는 발작이 여러 관절에서 나타나며, 더 심하고 오래 지속되는 경향을 보인다.
장기간 요산 수치가 조절되지 않으면 증상이 없는 간헐기를 지나 결국 만성 결절성 통풍으로 진행한다. 통풍 치료를 받지 않는 환자에서 첫 번째 발작 이후 만성 결절성 통풍으로 진행하기까지 대략 10년가량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상태에 이르면 통풍은 더 이상 관절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대한정형외과학회는 통풍은 그 자체보다 오히려 동반되는 질환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관절 변형뿐 아니라 고혈압, 비만, 이상지질혈증, 동맥경화증, 당뇨병 등의 합병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통풍 환자의 사망원인을 보면 통풍 자체보다는 만성 신질환, 심뇌혈관질환 등의 합병증으로 인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통풍 증상이 생기면 적절한 관리를 통해 관절 손상을 막고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통풍 치료의 핵심은 요산 수치
급성 통풍 발작에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나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해 관절의 염증과 통증을 빠르게 경감시키는 것을 치료의 목적으로 둔다. 그러나 근본적인 통풍의 치료는 요산 수치를 정상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통풍은 요산의 과잉 생산과 배설 감소가 원인이기 때문에 반대로 요산의 생산을 억제하거나 배설량을 늘리는 약제를 사용해 치료를 진행한다. 나이와 성별에 따라 다르지만, 성인 남성의 혈중 요산 정상 수치는 3.4~7mg/dL이다.
요산은 음식 섭취 후 체내에서 단백질의 일종인 퓨린이 대사되는 과정에 생성되는 물질이다. 그 말인즉슨, 통풍은 식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 통풍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식사 원칙은 퓨린 섭취량을 제한하는 것이다.
다음은 대한정형외과학회에서 제공하는 식품 100g 당 퓨린 함량이다.
적은 식품 (0~15mg) : △달걀, 치즈, 우유 △곡류(오트밀, 전곡류 제외) △빵 △채소류(시금치, 버섯, 아스파라거스 제외) △모든 과일류
중간 식품 (50~150mg) : △고기류 △가금류 △생선류 △조개류 △콩류(강낭콩, 완두콩, 편두류 등) △채소류(시금치, 버섯, 아스파라거스 등)
많은 식품 (150~800mg) : △내장부위 △육즙 △거위 △생선류(정어리, 청어, 멸치, 고등어 등) △가리비 △발효 식품(된장, 조미료 등) △주류(맥주, 막걸리, 소주 등)
퓨린 함량이 적은 식품은 통풍 환자도 제한 없이 섭취할 수 있으나 증세가 심한 급성기에는 퓨린 섭취량을 극단적으로 제한해야 한다. 요산 수치가 높을 때는 하루에 2~3L 정도의 수분을 섭취해 소변을 통한 요산의 배설을 증가시키는 것도 도움이 된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