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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변 생기면 무조건 치질?...'이 질환'도 의심해야

작성일 23-07-18

간혹 피가 섞인 대변을 보는 사람이 있다. 변 자체에 피가 섞여 있는 것은 대장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이다. 대부분 가벼운 변비나 치질로 항문에 출혈이 발생하여 혈변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위장 문제에 의해서도 대변에 혈액이 섞여 나올 수 있다. 혈변과 함께 여러 소화기 증상이 동반될 경우 즉시 치료가 필요한 상태일 수도 있다. 


혈변으로 의심할 수 있는 질환에 대해 알아보자.


혈변은 대장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이다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염증성 장 질환, 혈변과 함께 변이 묽다면 의심해야
혈변은 염증성 장 질환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염증성 장 질환은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등 장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부위와 정도에 따라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으로 나뉜다. 궤양성 대장염은 염증이 직장에서 시작해 대장 전체로 점점 퍼진다. 반면 크론병은 대장뿐 아니라 장 여러 부위에 생긴다.

염증성 장 질환의 대표 증상은 혈변, 복통, 설사, 식욕 감퇴, 잔변감 등이다. 실제로 궤양성 대장염 환자 중 90%는 혈변을 보기 때문에 치질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대장 점막이 붓고 출혈이 발생하면서 변에 혈액이 섞여 나온다. 콧물 같은 점액 변에 혈변이 동반되면 대장 내시경과 혈액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만약 혈변과 함께 변이 묽거나 변의(배설하고 싶은 느낌)가 자주 든다면 궤양성 대장염을 의심해야 한다. 크론병은 통증이 궤양성 대장염보다 더 심하고 치료가 잘되지 않아 장 절제 수술을 받는 경우도 있다. 크론병에 걸리면 복통, 설사, 항문 주변에 고름 등의 증상을 호소한다. 이와 같은 증상은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경우가 많으나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만성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또 소화가 잘되지 않아 식욕이 줄고, 영양 불균형이 발생할 위험도 크다. 심한 경우 장 내 염증이 관절이나 피부로 옮겨가기도 한다.

염증성 장 질환의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다. 다만 면역체계가 과다하게 반응해 장내 정상적인 세균을 공격하는 것이 직접적 원인으로 추정되며, 간접적 원인으로는 △서구적 식습관 △유전적 요인 △장내 미생물 변화 등 환경적 요인이 거론된다. 또한 현대인에게 만연한 스트레스와 과음도 일정 부분 관련 있다고 알려졌다.

염증성 장 질환은 완치 개념이 없는 난치성 질환이므로 평소 증상이 악화하지 않도록 생활 습관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술, 커피, 맵고 짠 음식, 기름진 음식은 피해야 한다. 유제품과 섬유질은 대변의 양을 늘려 장 내 염증을 자극하므로 주의해서 먹어야 한다.


대장암, 한 달 이상 검붉은 피가 계속되면 병원 찾아야

대장암 환자 또한 검붉은 혈변을 볼 수 있다. 대장암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암이 진행되면 혈변과 함께 급격한 체중 감소, 복통, 가는 변, 잔변감 등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물론 혈변이라고 해서 모두 대장암은 아니다. 100명 중 97명은 치핵이나 치열 등과 같은 항문질환이나 궤양성 대장염과 같은 대장질환 때문에 혈변이 나타난다. 그러나 대장암으로 출혈이 발생한다면 출혈 양상에서부터 차이가 난다. 암이 아닌 질환으로 인한 출혈은 배변 시에만 피가 뚝뚝 떨어지거나 휴지에 묻는 정도이며, 보통 일주일 내로 중단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대변에 피가 섞여 있고, 한 달 이상 검붉은 피가 계속된다면 대장암일 확률이 높다. 특히 대장암은 암 위치와 출혈량 등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대장 위쪽에서 발생한 출혈은 검거나 검붉은 피가 변에 섞여 나온다. 대장의 끝부분인 '직장'에 가까운 종양 출혈은 더욱 붉은색의 피가 나온다. 하지만 색깔만으로 대장암을 구별하기는 어려운 일이므로, 혈변 증상이 계속되면 병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장암은 유전·환경 등 다양한 요인으로 발생한다. 이중 대장 내부 점막 표면에 돌출된 융기물인 대장용종은 대장암을 일으키는 주요 위험 인자이다. 이 때문에 대장용종을 대장암 씨앗이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 대장 내시경 검사는 5년 간격으로 받도록 권고된다. 대장암 가족력이나 대장용종 과거력이 있으면 2~3년 주기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 5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대장 내시경 검사에서 수검자의 30~40%에서 용종이 발견된다. 용종은 암으로 악화할 수 있는 종양성 용종과 암과 관련 없는 비종양성 용종으로 나뉜다. 종양성 용종은 대부분 대장암 전 단계인 선종으로, 5~10년이 지나면 대부분 대장암으로 악화하기에 대장 내시경 검사에서 제거해야 한다. 크기가 큰 선종성 용종도 암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 연구에 따르면 대장 내시경 검사에서 발견되는 용종을 제거하면 대장암을 70~90%, 사망률은 50% 줄일 수 있다.

대장암 예방을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메타 분석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신체 활동이 많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대장암 발병 위험이 27% 줄었다. 비만, 음주, 흡연, 변비도 대장암의 위험요인이므로 피하는 것이 최선이다. 붉은 육류보다는 신선한 채소와 과일, 곡류 등 섬유질이 많은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섬유질이 많은 음식은 장 통과 시간을 단축하여 발암물질이 장 점막과 접촉하는 시간을 줄인다. 단맛을 내기 위해선 단당, 이당류 사용을 줄이고 다당(올리고당) 사용을 하는 것이 좋다. 적당량의 미역, 김 등 해조류와 저항전분이 많은 귀리, 도정하지 않은 곡류, 두류, 옥수수 등을 섭취하는 것도 방법이다.

대장게실염, 복부팽만과 함께 혈변 나오고 심하면 복막염 위험까지
대장게실염은 대장 일부가 튀어나와 생긴 '게실'에 염증이 생긴 질환이다. 본래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질병이었지만 서구화된 식습관이 보편화되면서 환자가 많아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대장게실염 환자는 2010년 3만 2,317명에서 2019년 5만 9,457명으로 10년 새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대장게실염은 복막염으로 이어져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어 식습관 교정을 통한 예방과 관리가 필수이다.

대장에 생긴 게실 자체는 건강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고 뚜렷한 증상도 없다. 하지만 대변이나 음식찌꺼기 등이 게실에 끼어 염증을 일으키는 '대장게실염'으로 발전하면 즉시 치료해야 한다. 게실 안의 소혈관이 염증으로 손상되어 출혈이 생기면서 혈변이 나타나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이외에도 아랫배를 찌르는 통증과 함께 두근거림, 어지럼, 복부팽만, 발열, 오한, 설사, 구역질 등이 동반한다. 심하면 천공이 생겨 세균이 복강 안으로 들어가 복막염을 유발한다.

대장게실염은 서구화된 식습관과 노화로 인한 장벽 약화 등이 원인이다. 고지방, 고단백식단과 함께 줄어든 섬유질 섭취 등 서구화된 식습관이 여러 소화기 질환을 유발하는 데, 게실염도 그중 하나인 셈이다. 따라서 섬유질이 풍부한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게실염 예방에 도움 된다. 특히 현미처럼 도정이 덜 된 곡류가 효과적이다. 지나친 육류는 피해야 하며, 매일 1.5L 정도 물을 마셔 부드러운 대변을 형성하고 규칙적인 배변 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