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차가 있지만 여성은 평균적으로 10대 중반부터 약 35년간 매달 월경을 한다. 그런데 월경을 말하는 건 왠지 모르게 금기시되어 '대자연', '마법', '그날' 등으로 지칭한다. 이런 사회 분위기를 바꿔보자고 만든 날이 바로 오늘이다. 5월 28일은 세계 월경의 날로, 2013년 독일의 비영리 단체가 월경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지정했다. 여성 건강의 바로미터인 월경은 양과 주기, 기간, 상태를 통해 건강 문제를 파악할 수 있다.
월경 장애 있어도 병원 찾는 경우 드물어
일반적으로 월경은 △21~40일 간격으로 △일주일을 넘지 않고 △평균 30~60mL의 출혈이 발생한다. 각각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거나 반대로 넘어서는 경우, 월경 전후 과도한 통증이 있다면 월경 장애에 해당한다. 월경은 여성 호르몬 변화를 비추는 거울과 같기 때문에 먹는 음식, 스트레스, 암이나 용종, 갑상샘 질환 등 다양한 원인으로 월경 장애가 발생한다.
한국 여성의 40% 이상이 월경 시 심한 증상을 겪지만, 진료는 잘 받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 21일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정책연구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이 함께 펴낸 '한국 여성의 월경·폐경 관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여성 청소년 961명, 성인 여성 2,137명 등 총 3,09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여성 청소년 42.5%가 심한 월경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 여성 46.1%는 심한 월경 전 증후군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월경 이상 증상은 심한 월경통, 월경전증후군, 비정상 자궁출혈 등을 포함한다.
하나 이상의 월경 이상 증상을 경험하는 여성은 청소년이 503명, 성인은 1,266명이었으며 절반 이상(청소년 62.4%, 성인 59.2%)은 약국에서 진통제를 사서 먹는다고 응답했다. 진통제도 먹지 않는 등 아무 대처를 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청소년 25.5%, 성인 23.5%로 비교적 높은 비율로 나왔다. 반면 월경 이상 증상으로 의료기관을 찾아 관리한다는 응답은 청소년은 9.9%로 낮았고, 성인은 28.5%가 의료기관을 찾는다고 했다. 병·의원에 가지 않은 주요 이유는 '진통제를 먹으면
가라앉아서', '증세가 가벼워서', '산부인과 진료에 대한 거부감' 등이었다.
보고서는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한국 여성이 심한 월경 이상 증상 또는 폐경 증상을 갖고 있는데도 의료 이용 수준이 낮다"며 "특히 가임기 여성이 생식기계 질환으로 인한 진단이 늦어지면 차후 수술 등 치료가 필요할 수 있을 수 있어 적절한 시기에 진단·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빈발월경 계속되면 난임·불임될 위험 ↑
월경은 난소의 내분비 기능으로 일어나는 자궁의 주기적 출혈로, 임신으로 이어지는 데 필요한 여성만의 중요한 생리현상이다. 생리 주기가 조금 길거나 짧더라도 일정한 간격을 유지한다면 건강한 생리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생리 주기가 21일 미만으로 짧아진다면 빈발월경으로 주의가 필요하다. 생리주기가 20일 이하일 경우는 빈발월경, 45일 이상이면 희발월경, 3개월 이상이거나 기존 월경주기의 3배 이상일 경우 무월경이라고 한다.
빈발월경은 생리주기가 20일 이하로, 한 달에 2번 이상 생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빈발월경이 계속되면 주기가 일정하지 않게 되고, 난자와 자궁 내에도 이상이 있게 된다. 난포가 성장하며 배란이 빈번히 일어나면 난자가 성숙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즉, 임신하기 어려워지고 생리 횟수가 많아져 철 결핍성 빈혈을 야기할 수 있으며 부인과 암, 내분비 기능 이상 등 부인과적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 부정출혈의 영향으로 생리하는 기간도 길어져 보통 6~7일 걸릴 것이 10일 이상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발병 원인 따라 치료법 달라지는 빈발월경...월경과다도 주의해야
청소년기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빈발월경이 발생할 수 있다. △초경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경우 △자궁발육부전 △난소 기능이 완전히 성숙되지 않았을 때 등으로 인해 나타나는 증상일 수 있다. 성인에서는 △난소 기능 저하 △황체호르몬 부족 △나쁜 생활 습관 등이 원인이 된다. 빈발월경이 계속되면 추후 난임, 불임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자궁근종, 자궁내막암, 내분비 이상 등 부인과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빈발월경은 원인에 따라 치료가 다르다. 무배란성 빈발주기증은 빈발월경이 가끔씩 나타나는 경우에는 치료할 필요가 없지만, 계속되면 배란유발제를 사용해 배란을 촉진해야 한다. 갑상선 활동에 문제가 있을 때는 그에 대한 치료도 해야 한다. 난포기단축증은 검사를 통해 배란을 확인한 후 월경주기 3일째부터 약 10일간 난포호르몬제를 사용한다. 배란성 빈발주기증(황체기능부전증)은 합성한 황체호르몬제나 난포호르몬제를 사용하여 난소 활동을 정상으로 되돌린다. 또 황체기의 약 5일째에 성선자극호르몬제를 주사하는 것도 방법이다.
빈발월경은 흔히 과다월경을 동반하는데, 출혈 기간이 길어져 한 달 내내 출혈이 계속되기 때문에 극심한 빈혈을 일으킨다. 초경 직후 또는 폐경 전에 많이 생기며 에스트로겐의 파동성 분비가 계속되어 자궁출혈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월경과다는 각종 질환의 신호탄임과 동시에 여성으로서의 자괴감, 청결에 대한 강박적 태도, 수치심 등을 심리적 불편함을 가져온다.
한편, 월경과다는 자궁근종이나 자궁내막 폴립, 자궁내막 병변, 자궁내막암, 혈액응고장애 등에 의해서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과다한 월경 양으로 인해 피로·실신 등의 증상이 올 수 있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월경과다는 스스로 통제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여성들에게 큰 불안과 스트레스를 더욱 야기한다. 특히 화장실 출입이 잦아지고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하게 되는 등 여성들의 일상 생활에 큰 불편을 끼칠 수 있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