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작년 국가건강검진 대상자였는데 검진을 미루다 미루다 미처 받지 못했다면 국민건강보험공단(☎1577-1000)에 전화해 추가등록을 요청할 수 있다. 그러나 바쁜 일상으로 인해 도저히 건강검진 받을 시간이 없다면 가정에서 간단히 몸 둘레라도 재야 한다. 각 신체 부위의 둘레가 특정 질환을 예측하는 중요한 척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목 둘레 = 심장질환
목 둘레는 심장질환과 관련이 있다. 미국 심장학회(AHA)가 남녀 3,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목 둘레가 증가할수록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콜레스테롤의 수치는 낮아지고 혈당 수치는 높아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목 둘레가 3cm 증가할수록 HDL콜레스테롤의 수치가 남성은 2.2mg/dL, 여성은 2.7mg/dL씩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혈당 수치는 남성은 3mg/dL, 여성은 2.1mg/dL씩 증가했다. 이러한 수치는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을 증가시킨다. HDL콜레스테롤 수치가 낮고 혈당 수치가 높으면 혈관 벽이 손상돼 동맥경화증 등의 심혈관질환이 쉽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 목이 굵어질 정도로 살이 찌면 수면무호흡증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서울수면센터 연구팀이 남성 코골이 환자 154명을 분석한 결과 목 둘레가 15인치(약 38cm)인 경우 중등도, 16인치(약 40cm) 이상인 경우 중증 수면무호흡증의 발생 확률이 높았다. 장기적으로 수면무호흡증이 지속된다면 산소 공급의 저하로 심뇌혈관질환, 고혈압, 당뇨병 등 전신 합병증이 나타나게 된다. 국내 성인의 평균 목 둘레는 남성은 38cm, 여성은 33cm이다. 이 이상이면 대사증후군 위험이 2배 이상 높아진다는 국내 연구 결과도 있다.
목 둘레 재는 법:
목 둘레는 목젖이라 하는 갑상연골의 1~2cm 정도 아래에서 재야 한다. 목 뒷부분은 고개를 숙였을 때 튀어나오는 목뼈(경추 7번)를 줄자가 감싸면서 재도록 한다.
허리 둘레 = 복부비만
허리 둘레는 복부비만 판단의 기준이다. 실제 대한비만학회는 허리 둘레가 성인 남자의 경우 90cm, 성인 여자의 경우 85cm 이상이면 복부비만으로 진단한다. 복부비만이라면 대사증후군을 주의해야 한다. 대사증후군은 ▲복부비만 ▲고혈압 ▲공복혈당장애 ▲고중성지방 ▲낮은 HDL콜레스테롤 등 총 5가지 항목 중 3가지 이상에 해당되는 상태를 말한다. 대사증후군이 있으면 심뇌혈관질환 위험이 2배 이상 증가한다.
복부비만이 대장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정윤숙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평균 허리 둘레가 84cm인 성인 남성은 73cm인 남성보다 대장 내 종양이 발생할 확률이 4.5% 가량 높았다. 내장지방을 줄이기 위해서는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규칙적인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허리 둘레 재는 법: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에 따르면 허리 둘레를 잴 때는 양발을 25~30cm 정도 벌려 체중을 골고루 분산시킨 후 숨을 편안하게 내쉰 상태에서 측정해야 한다. 줄자는 갈비뼈 가장 아래와 골반의 가장 높은 위치의 중간 부위를 지나야 정확한 허리 둘레를 잴 수 있다.
허벅지 둘레 = 당뇨병
허벅지 둘레는 당뇨 위험 정도를 알아보는 척도가 된다. 허벅지는 전체 근육의 3분의 2 이상이 모여 있고 섭취한 포도당의 70% 정도를 소모하는 부위다. 허벅지 근육이 많을수록 우리 몸속에 들어오는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소비하는 양이 많아져 혈당을 원활히 조절할 수 있다. 반면 근육이 줄어서 허벅지 둘레가 줄어들면 포도당을 쓸 곳이 없어 혈당이 치솟게 되고, 결국 당뇨병이 발생하게 된다.
실제 연세대 보건대학원 연구팀이 30~79세 성인남녀 약 32만 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허벅지가 가늘수록 당뇨병 발병 위험이 높았다. 남성은 허벅지가 60cm 이상인 경우 43cm 미만인 사람에 비해 당뇨병 위험이 4배 낮았고, 여성은 허벅지 둘레가 57cm 이상인 경우 43cm 미만인 사람에 비해 당뇨병 위험이 5.4배 낮았다. 따라서 당뇨병을 예방하고 싶다면 평소 계단 오르기, 스쿼트, 레그프레스 등을 통해 하체 근육을 단련해 주는 것이 좋다.
허벅지 둘레 재는 법:
허벅지 둘레는 정면을 본 상태로 차렷 하고 엉덩이 아랫부분에서 가장 넓은 부위를 재면 된다.
종아리 둘레 = 근감소증
종아리 둘레는 노인의 근감소증을 예측하는 기준이 된다. 종아리 근육은 전신 근육의 양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할 수 있는 척도이기 때문이다. 노인에게 주로 나타나는 근감소증은 노화 등으로 인해 근육의 양과 기능이 감소하는 질환으로, 낙상, 골절 등을 유발해 사망까지 이르게 하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한국인의 경우 종아리 둘레가 남자는 35cm 미만, 여자는 33cm 미만이면 근감소증일 확률이 높다.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연구팀이 만 70~84세 노인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종아리 둘레가 35cm 미만인 남성의 82%, 종아리 둘레가 33cm 미만인 여성의 72%에서 근감소증이 발생했다. 근감소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활동량과 단백질 섭취량을 늘려야 한다.
종아리 둘레 재는 법:
종아리 둘레는 무릎 아래 종아리의 가장 굵은 부분을 재면 된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