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은 생각보다 정신건강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식품 정신의학(Nutritional psychiatry)이라는 새로운 학문 영역이 생겨 음식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 블루 등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우울증 지수가 높아지면서, 우울증에 영향을 미치는 음식에 대한 각종 연구가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우울증을 악화시키는 음식에 대해서 알아본다.
냉장고 설탕 범벅 아이스크림, 우울증 악화의 주범
미국 간호사이자 유명 식품 전문가인 엘리자베스 하네스(Elizabeth Hanes)는 "우울증 완화와 예방을 위해서는 설탕이 잔뜩 들어간 음식을 조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설탕은 우울한 감정을 악화시킨다. 체내로 들어온 설탕이 혈당 스파이크를 발생시키기 때문인데, 혈당 스파이크는 피곤함과 기분 저하, 우울감 악화의 원인이 된다. 지속적인 혈당 스파이크로 인해 발생하는 인슐린 내성도 우울증 위험을 증가시킨다.
미국 스텐퍼드 의학 대학교(Stanford University School Medicine) 연구진의 2021년 연구에 따르면,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주요 우울 장애(Major depressive disorder)에 걸릴 위험이 두 배 이상 높다. 따라서 우울하다고 냉장고에 있는 아이스크림과 과자를 꺼내서 먹는 것은 오히려 우울증을 악화시키는 행위다. 하네스는 "우울한 하루를 보냈다면 설탕이 들어있는 아이스크림이나 과자보다는 사과 같은 과일을 먹는 것이 더 좋다"라고 강조했다.
우울할 땐 술보다는 운동
알코올 역시 우울증을 악화시키는 음식이다. 많은 사람들이 우울한 감정이 들 때 술을 마신다. 하지만, 술은 정신건강의 가장 큰 적이다. 술을 마시면 뇌 면역세포인 미세아교세포가 과도하게 흥분한다. 처음에는 이러한 알코올 작용으로 인해 높은 자신감 등 긍정적인 감정을 느낀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행복감을 느끼도록 도와주는 호르몬인 세로토닌 생성 신경세포가 손상되는 등 뇌의 호르몬 균형이 깨져 결국 우울감, 슬픔, 불안감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에 더 깊게 빠지게 된다. 이뿐만 아니라 음주는 수면의 질을 감소시키고, 호흡중추 기능을 떨어뜨려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수면 부족은 일상생활에 문제를 일으키며, 불안장애나 우울증의 원인이 된다. 따라서 우울한 날에는 음주보다는 운동이나 영화 등을 보고 눈물을 흘리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
패스트푸드, 청소년 우울증 유발해
햄버거나 감자튀김 등 가공식품으로 만든 음식은 특히 청소년 우울증 위험을 증가시킨다. 미국 앨라베마 주립대학교 버멍엄 캠퍼스(University of Alabama at Birmingham, UAB) 연구진이 2019년 발표한 연구 내용을 살펴보면, 평소 패스트푸드나 가공식품을 많이 먹는 청소년들은 그렇지 않은 청소년들보다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더 높다. 이는 패스트푸드가 나트륨 함량이 높고, 칼륨 함량이 낮기 때문이다. 철분이 부족하면 혈류량이 낮아져 뇌로 가는 산소가 부족해지고 뇌 기능이 저하되어 우울감을 느끼게 된다.
연구를 진행한 실비 므러그(Sylvie Mrug) 교수는 "청소년기에 패스트푸드를 많이 먹는다면,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라고 말하며, "철분 함량이 적은 패스트푸드보다는 칼륨 함량이 높은 과일이나 야채를 먹는 것이 건강에 좋다"라고 조언했다. 덧붙여 므러그 교수는 "평소 우울 증상이 있는 청소년이라면 야식을 끊고 우울감을 완화해 주는 영양소인 단백질 섭취를 충분히 하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 또한 연구진에 따르면 청소년기부터 패스트푸드를 즐겨먹으면, 비만에 걸릴 가능성이 커지고 기억력과 지능이 낮아져 노년이 되어서 치매에 걸릴 위험이 높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