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염 바이러스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국내에서 주로 문제 되는 바이러스는 A형, B형, C형이다. 이중 C형간염 바이러스가 우리 몸속에 들어와 간세포에 침입하면, 우리 몸은 이를 제거하기 위해 면역반응을 일으킨다. 이로써 바이러스에 감염된 간세포들이 파괴되면서 간에 염증이 생기며 간이 손상된다. 그런데 대부분 자연 회복되지 않아 만성 간염으로 진행한다. 만성 C형간염이다.
만성 C형간염은 별다른 증상이 없어 건강검진 등을 통해 우연히 발견하는 환자가 대부분이다. 자신의 감염 사실을 모르고 지내다가 20~30년 후 만성간염, 간경변증, 간암으로 뒤늦게 발견하는 경우도 많다. 소수의 환자에서 피로감, 미열, 구역, 구토, 복부 통증과 불편감, 식욕 저하, 근육통, 황달 등이 나타난다.
C형간염 바이러스는 감염자의 혈액이나 체액을 통해 전파된다. 과거에는 수혈을 통해 주로 감염됐지만, 1991년부터 모든 헌혈 혈액에 대해 C형간염 선별검사를 도입한 이후에는 수혈을 통한 감염이 매우 줄었다. 주된 감염 경로는 오염된 주사기 재사용, 오염된 침, 바늘 등을 사용해 문신을 새기거나 귀 뚫기, 성관계 등이다. 또한 매우 낮은 확률이지만, 감염된 산모로부터 신생아에게 전파되기도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만성 C형간염 신규 환자는 8,647명이다. 2016년 14,087명에서 5,440명이 감소한 수치로, 연평균 감소율은 11.5%다. 2020년 전체 신규 진료 인원 중 가장 많은 연령대는 50대로 전체의 29.6%를 차지했다. 이어 60대가 24.6%, 40대가 14.2% 순이다.
50~60대 환자가 가장 많은 이유에 대해 대한간학회 회장 김동준 교수는 "수혈 혈액에 대한 항체 선별검사는 1991년부터 시작됐지만, 중장년 이상에서는 과거의 수혈, 무허가 시술 등으로 본인이 모르는 사이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항체 검사를 받지 않은 인구가 많아 본인의 감염 여부를 미처 모르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준 교수는 "현재 C형간염은 경구 치료제로 완치 가능하다"며 "C형간염이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진행하기 전에 조기에 발견해 치료할수록 더욱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치료제는 직접작용항바이러스제(DAA, Direct Acting Antivirals)인데, 90~95% 이상의 치료 효과가 있고 경미한 부작용을 보인다. 8~12주간 치료제를 복용하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2016년에 이 치료제가 출시된 이후, 만성 C형간염을 치료받은 환자 수는 점차 증가했다. 만성 C형간염 진단 후 6개월 이내에 치료받은 비율은 2016년 25.3%에서 2020년 39.2%로 증가했고, 진단 후 1년 이내에 치료받은 비율은 2016년 29.3%에서 2019년 43.9%로 증가했다.
C형간염은 A형 및 B형간염과는 달리 예방접종이 없는 질환이므로, 일상생활에서 철저히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C형간염 환자의 혈액이 묻어 있을 수 있는 면도기, 칫솔, 손톱깎이 등을 함께 사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또, 반드시 일회용 주사기를 사용해야 하며 성적 접촉 시에는 콘돔을 사용해야 한다. 문신이나 귀를 뚫을 때도 소독된 도구를 사용해야 한다. 함께 생활하는 사람이 C형간염에 걸렸다면 동거인 모두 C형간염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단, 식사나 포옹 같은 일상적인 접촉으로는 전염되지 않기에 가족 간에 식기를 따로 사용하지는 않아도 된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