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론병은 입부터 식도, 위, 소장, 대장, 항문에 이르기까지 소화관 전체에 걸쳐 어느 부위에서나 염증이 생기는 만성 질환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크론병으로 진료받은 사람은 25,532명이다. 이중 남성이 17,269명, 여성이 8,263명이다. 2016년 환자 수 19,332명에서 6,200명 증가한 수치로, 연평균 증가율은 7.2%다. 2020년 인구 10만 명당 환자 수는 49.7명으로 2016년 대비 30.4% 증가했다.
2020년 전체 진료 인원 중 가장 많은 연령대는 20대로 전체의 30.4%를 차지했다. 이어 30대가 22.6%, 40대가 14.6% 순이다. 20대 환자가 가장 많은 이유에 대해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조용석 교수는 "최근 10대, 20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육류와 패스트푸드 섭취가 증가하는 것이 발병률을 높이는 원인일 수 있다"며 "또한 질병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검사 인프라가 좋아지면서 조기 검사로 조기 진단율이 올라간 것도 젊은 환자가 증가하는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호전과 악화 반복하는 크론병
크론병의 가장 흔한 증상은 복통과 설사다. 복통은 오른쪽 아래 복부에서 가장 흔하며 식후에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아울러 식욕감소, 구역, 피로감, 체중감소 같은 전신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항문 주위 병변도 흔해서 항문 주위가 갈라지고 찢어지는 항문열상, 항문 주위에 염증이 생겨 농양이 차는 증상이 잘 발생한다. 이 때문에 단순 치질로 오해하는 경우도 많다.
크론병이 진행되면 깊고 큰 궤양이 나타나 장 천공, 복강 내 농양, 누공, 장 폐색 같이 수술이 필요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크론병은 장내 증상이 주로 나타나지만, 장 이외의 부분에서 이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염증이 피부, 눈, 관절, 뼈 등으로 퍼져 피부 병변, 포도막염, 관절통, 간기능 이상 등이 나타날 수 있는 것. 이런 장외증상은 장내 염증이 호전되면 같이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크론병 발병 초기에는 증상이 심하지 않고 간헐적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서 처음 발병 후 진단까지 수년이 걸리기도 한다. 크론병을 진단하는 필수 검사는 대장내시경 검사와 복부 CT 검사다. 염증이 소장을 침범한 경우 소장 조영술이나 캡슐 내시경 등도 실시할 수 있다.
크론병 발생 원인
아직 원인이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유전적 요인, 면역 요인, 환경 요인, 장내 미생물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관여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우리 몸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한 면역계가 장내 세균총의 변화 등을 계기로 이상 면역반응을 유발해 장 점막을 적으로 간주하고 지속적인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측한다.
유전적 영향을 받은 사람에게 다양한 환경요인이 작용하면 크론병이 발병한다고 여겨진다. 크론병의 발생률이 농촌보다 도시에서 높고, 고소득층에서 잘 생기는 사실 등은 유전적 요인보다 환경적 요인이 중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크론병, 약물과 수술로 치료...예방하려면?
크론병은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만성 질환이다. 약물치료를 기본으로 하고, 천공이나 복강 내 농양, 누공, 장 폐색 등의 합병증이 발생하면 수술적 처치를 통해 치료한다. 약물치료에서는 항염증제, 스테로이드 호르몬제, 면역억제제 등을 사용해 염증 반응을 가라앉히고 손상된 조직을 치유해 증상을 완화한다. 약물에 반응하지 않는 중증 환자에게는 생물학제제라고 하는 주사 치료제를 사용한다.
크론병을 예방하는 방법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크론병 원인 중 하나로 장내 세균총 변화가 지목되는 것에 유념해야 한다. 정제당류, 지방산, 인공감미료, 육류를 많이 먹으면서 섬유질과 과일 및 채소는 적게 먹는 서구식 식습관은 장내 세균총을 변화시킨다고 알려졌다. 따라서 패스트푸드 섭취를 줄이고 육류 위주의 식사보다 섬유질 섭취를 늘리는 균형 잡힌 식사를 실천하는 것이 좋다. 또한 크론병 발병률은 흡연자에게서 더 높으므로 금연하는 것이 좋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