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종이 끊임 없이 나타나면서 코로나19 사태를 장기화시키고 있다. 오미크론, 델타 등의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코로나19를 정말 종식시킬 수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특히 최근 무서운 속도로 확산 중인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는 재감염 및 돌파감염 등의 면역 회피력도 있는 것으로 드러나 예방접종의 필요성에 대한 의문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변이 바이러스란?
변이 바이러스를 이해하려면 바이러스 자체에 대한 이해도가 필요하다. 바이러스는 단백질과 핵산(DNA나 RNA와 같은 유전물질)으로 이루어진 미생물로, 절대 스스로 물질대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숙주에 기생해야만 생존하고 번식할 수 있다. 바이러스는 숙주 세포의 복제 시스템을 사용해 자신의 유전물질을 복제하여 증식하는데, 바이러스가 이와 같이 복제를 하다 보면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발생하게 되면서 변이 바이러스가 생긴다. 바이러스 유전자의 돌연변이 속도는 일반 생물보다 50만 배 가량 빠르며 특히 코로나바이러스 같은 RNA 바이러스가 돌연변이를 일으킬 가능성은 DNA 바이러스의 10만~100만 배 이상이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어떻게 면역력 회피할까?
백신을 맞거나 코로나19에 걸렸던 사람은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이 생긴다. 방법과는 상관없이 한 번 코로나바이러스에 노출되었던 사람의 면역체계는 이 바이러스를 기억하고 다시 접촉할 경우 빠르게 대응해 감염을 예방한다. 그런데 최근 오미크론 변이가 돌파감염뿐만 아니라 재감염 속도도 빠르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다시 말해, 코로나19 완치자도 오미크론으로부터 안전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바이러스가 자신을 복제하는 과정에서 에러가 누적되면 변이 바이러스가 된다. 문제는 변이 바이러스가 기존 바이러스에서 크게 달라지면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속일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 몸의 면역체계는 바이러스를 무력화하기 위해서 중화항체를 만들어 내는데, 이러한 중화항체는 바이러스 맞춤형이기 때문에 바이러스마다 다르게 만들어진다. 따라서 변이 바이러스가 기존 바이러스와 많이 다르게 생겼다면 중화항체는 이를 알아보지 못해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게 된다. 이번 변이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오미크론의 수많은 돌연변이가 우리의 면역체계를 효과적으로 속여 돌파감염이나 재감염을 일으키는 등 기존 면역력의 효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전염병 모델링 분석센터(SACEMA)와 국립전염병연구소(NICD)는 “오미크론 변이가 기존 베타와 델타 변이보다 재감염 위험이 3배 높다”고 의학저널 ‘메드아카이브(medRxiv)’에 발표했다. 오미크론과 같이 면역 회피력이 뛰어난 변이 바이러스가 계속해서 나타난다면 굳이 기존 백신을 맞을 필요가 있을까? 최근 프랑스에서는 돌연변이 46개를 보유한 새로운 변이가 발견되어 이러한 의구심에 힘을 싣고 있다. 그러나 새 변이가 보고될 때마다 너무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는 당부도 나온다.
항체 속이는 변이 바이러스…백신 효과 있을까?
오미크론이 아무리 많은 돌연변이가 일어났어도 인체의 면역체계 중 T세포는 피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말했듯이 오미크론이 중화항체를 속여도 T세포 반응은 여전히 방어력을 제공해 중증을 막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T세포는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제거하거나 바이러스에 대한 기억을 저장하는 등 감염자가 중증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돕는다. 국제학술지 ‘바이러스(Virus)’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T세포가 인지하는 코로나바이러스의 단백질을 분석한 결과, 오미크론 변이가 T세포를 피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오미크론 변이는 T세포가 감지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에서 20%가 돌연변이를 보였지만, T세포는 이러한 돌연변이도 절반 이상 감지할 수 있었다. 또한 T세포가 감지하는 비스파이크 단백질은 97%가 오미크론 변이에서도 돌연변이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들을 종합했을 때, 오미크론 변이가 T세포를 피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백신 + 돌파감염 = ‘수퍼 항체’, 위중증률↓ 등 효과적
아무리 돌파감염 사례가 들려와도 백신은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후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돌파감염자에게서 ‘수퍼 항체’가 발견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오리건 대학교(Oregon University) 연구팀은 “혈액검사 결과, 돌파 감염자들에게서 더 풍부하고, 효과적인 항체가 측정됐다”며 “발견된 항체는 예방접종으로 인한 항체보다 1000%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백신 접종 후 돌파감염되는 경우 ‘수퍼 항체’가 생성되며 이러한 항체는 계속해서 나타나는 변이에도 효과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본 연구는 ‘미국의학협회저널(JAMA)’에 게재됐다.
이와 더불어 코로나19 백신 3차접종까지 받은 뒤 돌파감염이 된 사람은 미접종자 감염자에 비해 위중증률이 93.6% 낮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지난 3일 ‘코로나19 예방접종 중증 진행 예방효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3차접종까지 받은 뒤 확진된 돌파감염자가 사망이나 위중증으로 악화될 확률이 미접종 감염자보다 93.6% 낮게 나타났으며, 특히 75세 이상 고령층의 경우 이 수치가 97.8%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분석됐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