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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앉아있다간…다리 속 ‘피떡’이 생명 위협한다 새글

작성일 25-06-03

한쪽 종아리에 갑작스러운 통증이 생기거나 다리 피부색이 변했다면, '심부정맥혈전증(DVT)'의 초기 증상일 수 있다. 심부정맥혈전증은 정맥에서 생긴 혈전(피떡)이 혈류를 타고 폐동맥으로 이동해 급사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질환이다.


문제는 증상이 애매해 방치되기 쉽다는 점이다. 피로로 인한 다리 당김이나 단순 근육통 등으로 착각해 치료 시기를 놓치고, 결국 심각한 합병증인 '폐색전증'으로 진행된 뒤에야 병원을 찾는 사례도 적지 않다. 그러나 조기에 치료가 이뤄지면 대부분 후유증 없이 회복이 가능하므로, 다리에서 평소와 다른 이상 증상이 나타날 경우 신속히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심부정맥혈전증의 발생 원인부터 주요 증상, 시술 및 치료법, 그리고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예방법까지, 심장내과 양태일 교수(가천대 길병원)의 설명을 토대로 상세히 짚어본다.


심부정맥혈전증은 주로 다리의 심부정맥이 혈전으로 막히면서 문제가 생기는 질환이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심부정맥혈전증은 주로 다리의 심부정맥이 혈전으로 막히면서 문제가 생기는 질환이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왜 다리 정맥에 ‘피떡’이 잘 생길까

심부정맥은 다리, 골반, 팔 등 깊은 부위에 위치한 굵은 정맥이다. 심장으로 혈액을 운반하는 주요 통로 역할을 하는데, 이 통로에 혈전이 생기는 상태를 심부정맥혈전증이라 한다. 혈전은 신체 내 정맥 어디에서든 발생할 수 있는데, 특히 심장에서 가장 먼 부위인 하지 정맥에서 잘 발생한다.


심부정맥혈전증이 잘 발생하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장시간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경우다. 움직임이 없으면 다리의 근육 펌프 작용이 줄어들고, 정맥 내 혈류가 느려져 혈전이 잘 생길 수 있는 환경이 된다.

양태일 교수는 "오랜 시간 동안 좁은 비행기 좌석에 앉아있거나, 다리 부상으로 부목을 대고 오래 걷지 못하는 상황, 투병으로 인한 장기 입원 등으로 침상에 누워 지내는 경우 심부정맥혈전증이 잘 발생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체내 상태가 혈전을 만들기 쉬운 조건에 놓인 경우다. 양 교수는 "임산부의 경우, 그리고 암과 같은 악성 종양이 있을 때도 혈전이 잘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된다"라고 전했다. 임신 중에는 출산 시 출혈을 방지하기 위해 혈액 응고 물질이 증가하고, 커진 자궁이 골반 및 하대정맥을 눌러 다리 쪽 정맥의 혈류가 정체되기 쉽다.


암 환자의 경우 일부 종양은 응고 인자를 과잉 분비해 혈전을 촉진한다. 또한 만성 염증과 항암치료로 인한 혈관 내피 손상도 혈전 생성의 주요 원인이 된다.


다리 붓고, 눌렀을 때 통증…“가슴 통증 동반되면 응급 상황”

심부정맥혈전증이 발생하면 혈전이 정맥 혈관 일부를 막게 되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게 된다. 비교적 작은 혈관에서 발생할 경우 부작용이 적을 수 있지만, 허벅지나 골반처럼 큰 정맥이 막히면 다리 전체의 혈류가 급격히 저하돼 피부와 근육에 허혈성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다리 혈관을 따라 통증, 열감이 나타나고, 특히 발목을 움직일 때 종아리에서 통증이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또한 혈전이 생긴 쪽의 다리가 붓고 둘레가 커지며,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오목하게 들어가 자국이 남기도 한다. 피부 색이 붉거나 푸르게 변하는 변색도 동반될 수 있다.


양태일 교수는 "특히 심부정맥혈전증의 가장 치명적인 합병증은 혈전이 떨어져 나와 폐혈관을 막는 폐색전증으로, 갑자기 숨이 차고 가슴이 답답하거나 통증이 생기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라며 “정도가 심할 경우 산소 치료나 인공호흡기 사용이 필요하며, 쇼크로 이어질 수 있어 즉각적인 응급 대응이 중요하다”라고 전했다.


1차 치료는 항응고제… 상태 따라 시술·수술 병행

심부정맥혈전증 치료의 목표는 혈전의 확산을 막고, 폐색전증과 같은 급성 합병증은 물론 장기적인 후유증까지 예방하는 데 있다.


가장 기본적인 치료는 경구용 항응고제 복용이다. 심부정맥혈전증으로 진단되면 우선 일정 기간 동안 항응고제를 복용해 혈전이 커지는 것을 막고, 일부 혈전을 자연스럽게 녹여 폐색전증으로 진행되는 위험을 낮추게 된다.


그러나 항응고제 사용이 어려운 특수한 상황에서는 시술이나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양태일 교수는 “최근에 뇌출혈이나 위장관 출혈을 겪은 환자는 항응고제 투여 시 재출혈 위험이 있기 때문에 약물 사용 여부를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라며 “수술 직후 환자도 항응고제 복용이 어려울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약물치료가 어렵거나 증상이 급격히 악화되는 경우에는 혈류를 신속히 회복시키는 시술적 치료가 고려된다. 양 교수는 "허벅지나 골반 부위의 대정맥에 혈전증이 발생하고, 환자가 극심한 다리 통증이나 부종을 호소하는 경우에는 시술을 통해 직접 혈전을 제거하기도 한다"라고 전했다.


대표적인 시술로는 '혈전 제거술'과 '카테터 유도 혈전 용해술(CDT)'이 있다. 혈전 제거술은 얇은 카테터를 혈관 내에 넣어, 혈전을 흡입하거나 분쇄하는 방식이다. 카테터 유도 혈전 용해술은 카테터를 통해 혈전 부위에 용해제를 국소적으로 주입해 혈전을 녹이는 치료다.


상황이 심각한 경우에는 '외과적 혈전 제거술'이 시행되기도 한다. 이는 주로 하지 정맥 또는 골반 정맥을 절개해 혈전을 직접 꺼내는 수술로, 일반적인 시술로 혈류 회복이 어렵거나 조직 괴사의 위험이 큰 중증 환자에게 적용된다.


개흉 수술이 필요한 상황도 있다. 양 교수는 "폐색전증이 동반되고 환자의 혈압, 호흡, 맥박 등 생체 징후가 불안정한 경우에는 개흉 수술을 통해 폐혈관을 열고 혈전을 직접 제거하는 ‘폐혈전 제거술'을 고려한다"라고 전했다.


폐색전증 막는 ‘하대정맥 필터’ 삽입도 고려

상태에 따라 '하대정맥 필터(IVC Filter)'를 삽입하기도 한다. 다리 정맥에서 형성된 혈전은 심장과 폐로 이어지는 하대정맥을 지나게 되는데, 이 부위에 필터를 설치하면 혈전이 폐혈관으로 이동하는 것을 막아 폐색전증을 예방하거나 질환의 진행을 억제할 수 있다.


양태일 교수는 "하대정맥 필터는 대량 출혈 중이거나, 외상으로 크게 다친 상태 또는 뇌출혈로 항응고제 사용이 불가능한 환자에게는 간혹 시행할 수 있다"라면서 "다리 혈관을 통해 가슴 높이까지 카테터를 삽입한 뒤 필터를 설치하는 시술로, 부작용이 적고 비교적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혈관을 통한 시술이기 때문에 시술 부위 통증이나 국소적인 출혈이 발생할 수 있고, 필터를 설치한 후 혈액의 흐름으로 인해 필터가 서서히 이동하거나, 예상치 못한 곳으로 옮겨질 위험성도 존재하므로 정기적인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다리 스트레칭·마사지 수시로 해야...혈전 예방에 도움

심부정맥혈전증을 예방하려면 다리 정맥의 혈류가 정체되지 않도록 자주 움직이는 습관이 필요하다. 양태일 교수는 "비행기를 오래 타는 경우에는 정기적으로 다리 스트레칭을 하거나 마사지를 해주는 것이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라며 "수술 후이거나 투병으로 오랜 기간 누워 지내는 환자도 가볍게 다리 마사지를 해주는 것이 좋다"라고 설명했다.


만약 어쩔 수 없이 장시간 앉아 있어야 한다면, 앉은 자세에서도 간단한 운동을 통해 혈류 흐름을 돕는 것이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발끝을 위아래로 20~30회 움직이거나, 무릎을 편 상태에서 발목을 원을 그리듯 회전시키는 동작은 종아리 근육의 수축·이완을 유도해 정맥 순환을 돕는다.


의료용 압박 스타킹의 착용도 고려할 수 있다. 압박 스타킹은 발목에서 위로 갈수록 압력이 줄어드는 구조로 설계돼, 정맥혈이 다리 아래에 고이지 않도록 도와준다. 양 교수는 "임산부의 경우 압박 스타킹을 착용하면 정맥 혈류 개선에 효과적이므로 착용을 권장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암 등 기저 질환이 있는 고위험군 환자의 경우에는 혈전 예방보다 기저 질환 치료가 우선이다"라면서 "이미 혈전증 위험이 있거나 진단받은 적이 있다면 담당 전문의와의 정기적인 상담과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