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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달로 노란 신생아…모유 수유 지속해도 될까? 새글

작성일 25-05-12

갓 태어난 신생아의 피부는 밀가루처럼 뽀얗기만 할 것 같지만, 마냥 그렇지만은 않은 경우가 많다. 태어난 지 일주일 이내의 신생아라면 ‘황달’을 쉽게 겪곤 하는데, 노랗게 변한 아이의 피부를 보면 초보 부모의 걱정도 커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모유를 먹은 후 황달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엄마가 스스로 자책을 하며 모유 수유를 중단해 버리는 경우도 더러 찾아볼 수 있다.


그렇지만 신생아라면 수유 방법과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황달이 쉽게 나타날 수 있으며, 산모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 아닌 만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전문가의 조언이다. 소아청소년과 신생아분과 한예슬 교수(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의 도움말로, 신생아들에게 유독 황달이 자주 발생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언제인지 자세히 살펴봤다.


갓 태어난 신생아는 황달을 쉽게 겪는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갓 태어난 신생아는 황달을 쉽게 겪는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신생아의 낮은 대사 능력이 황달 유발…질병 의심해야 하는 경우는?

황달이 발생하는 이유는 ‘빌리루빈’이라는 색소 때문이다. 빌리루빈은 혈액 속 적혈구가 파괴될 때 만들어지는 황색 색소로, 보통은 간에서 변형을 거쳐 담즙을 통해 배출된다. 그런데 신생아는 대부분 빌리루빈을 대사하는 능력이 성인보다 미숙하기 때문에, 황달이 쉽게 발생할 수밖에 없다.


한예슬 교수는 “신생아의 적혈구는 성인의 적혈구에 비해 수명이 짧아서 빌리루빈이 많이 만들어진다”라며 “신생아는 빌리루빈을 변형시키는 효소의 기능이 떨어지는 탓에 빌리루빈을 충분히 제거하거나 체외로 배출하지 못해서 쉽게 발생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신생아의 황달은 빌리루빈 대사 능력 자체가 성인과 달라 황달이 나타나는 것인데, 이런 경우를 두고 ‘생리적 황달’이라고 부른다. 이렇게 생리적인 이유로 황달이 발생하면, 생후 3~4일경부터 아기의 피부가 노란색이나 밝은 오렌지색으로 보인다. 이후 생후 7~10일 정도가 되면 저절로 호전되는 편이다.


문제는 질병 때문에 황달이 발생하는 경우다. 한 교수는 다음과 같은 경우라면 질병에 의한 황달, 즉 ‘병적 황달’을 의심해 볼 수 있는 만큼 즉시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것을 권했다.


△생후 24시간 이내(출생 당일)에 황달이 발생하는 경우

△혈중 빌리루빈 수치가 기준 이상으로 높은 경우(만삭아 12mg/dL 이상, 미숙아 10~14mg/dL 이상)

△만삭아에서 황달이 생후 2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

△직접 빌리루빈 수치가 올라가 있는 경우

△아이의 피부가 점점 심하게 노랗게 변하는 경우

△황달 부위가 몸통을 지나는 경우

△아기가 잘 빨지 않고 처지는 양상인 경우

△구토, 비정상적인 체중 감소, 무호흡과 같은 다른 증상이 동반된 경우

△대변 색이 흰색이나 옅은 노란색(무담즙병)인 경우


모유 수유하면 황달 쉽게 발생…“그래도 모유 수유 지속해야”

분유 수유를 하는 아기보다 모유 수유를 하는 아기에게서 황달이 더 자주 관찰된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에 대해 한예슬 교수는 “생후 1주 내에 모유 수유가 충분하지 않아 발생하는 ‘조기 발병형 모유황달’, 생후 1주 이후에도 황달이 지속되면서 발생하는 ‘지연형 모유황달’로 구분할 수 있다”라고 짚었다.


조기 발병형의 경우, 대부분은 탈수나 칼로리 섭취 부족에 의해 황달이 나타나는 편이다. 이런 경우라면 출생 후 되도록 빨리 모유 수유를 시작하고, 하루 10회 이상 모유를 수유하며 밤에도 수유를 하는 것이 황달을 줄이는 데에 도움이 된다.


지연형의 경우, 아직까지 정확한 발생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다. 한 교수는 “모유에 함유된 일부 성분에 의해 장간순환(enterohepatic circulation)이 증가하는 것이 황달 발생에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라며 “황달이 심하지 않다면 모유 수유를 지속하면서 서서히 황달이 좋아지는지 살펴보면 된다”라고 조언했다.


만약 심한 경우라도 1~2일 정도 모유를 중단하고 분유를 먹이면 대개 호전되는 편이며, 그 이후 다시 모유 수유를 재개해도 증상이 심해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한 교수는 “간혹 황달 때문에 모유 수유를 중단하려는 보호자가 있는데, 모유 수유의 장점이 매우 많고 모유에 따른 핵황달은 드물기 때문에 최대한 지속하기를 권한다”라고 덧붙였다.


산모와 혈액형 다르면 황달에 빈혈까지? “증상 예방∙관리할 수 있어”

산모와 자녀의 혈액형이 다른 탓에 황달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Rh 혈액형이 다른지, ABO 혈액형이 다른지에 따라 각각 ‘Rh 혈액형 부적합성 황달’, ‘ABO 혈액형 부적합성 황달’이라고 구분한다.


ABO 혈액형 부적합성 황달은 엄마의 혈액형이 O형이고 아이가 A형이나 B형일 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 한예슬 교수의 설명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A형이나 B형 적혈구에 대한 산모의 항체가 태반을 통과해 태아의 혈액 순환으로 들어가 태아 적혈구를 파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첫 번째 임신일 때부터 발생할 수 있지만, 빈혈과 황달의 정도는 심하지 않은 편이다.


문제는 Rh 혈액형 부적합성 황달이다. 신생아 황달 중 가장 심한 경우로, 출생 당일부터 황달이 나타나 빠르게 진행하는 편이다. 또한 용혈성 빈혈을 동반하며, 합병증으로 핵황달이 오기 쉬워 응급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한 교수는 “아기의 혈액이 모체의 혈액 내로 유입되면서 이에 대한 항체가 만들어지고, 이 항체가 태반을 통해 다시 아기의 혈액으로 들어가 적혈구를 파괴하면서 빈혈과 황달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교수에 따르면, Rh 음성인 산모가 태아 혈액에 대한 항체를 만드는 데에 얼마간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특별히 유산의 경험이 없다면 첫 번째 임신으로 태어난 아기는 대부분 증상이 없거나 가벼운 편이다. 그러나 그 이후에 태어난 아기부터는 황달과 빈혈 증상이 심하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한 교수는 “Rh 음성 산모가 Rh 양성인 아기를 임신하면 ‘항-Rh 면역글로불린’을 임신 28주 차에 한번 투여하고 분만 후 72시간 내에 산모에게 투여한다”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적절히 대처할 경우, 모체의 면역계가 아기의 Rh 양성 적혈구를 감지하기 전에 접종한 면역글로불린이 모체로 들어온 아기의 적혈구를 파괴해 항체가 생기지 않는다.


이렇게 모자간 혈액형이 다른 경우, 모유 수유가 가능한지에 대한 궁금증도 있다. 이에 대해 한 교수는 “모자간 혈액형 차이가 황달을 유발하기는 해도, 모유 수유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안심하고 수유를 해도 된다”라고 조언했다. 모유 내에 혈액형과 관련된 항체나 항원이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모유를 수유해도 문제가 없는 것이다.


대부분 증상은 일시적…핵황달 발생 시 즉시 치료받아야

신생아에게 나타나는 황달은 병적인 원인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 일시적으로 생겼다가 호전되는 편이다. 그러나 진단과 치료가 늦어져 혈중 빌리루빈 수치가 지나치게 높이 상승하는 경우, 혈중 빌리루빈이 뇌에 쌓여 신경세포를 파괴하는 핵황달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한예슬 교수는 “핵황달에 걸리면 사망할 가능성도 있고, 생존하더라도 뇌성마비나 청력 상실과 같은 신경학적 장애까지 초래할 수 있으므로 적절히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다. 따라서 병적 황달이 의심되는 경우나, 황달 증상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병원으로 가 적절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겠다.


황달이 심한 아기에게는 광선 치료와 교환 수혈 등의 치료가 시행된다. 한 교수는 “광선치료는 특수 파장의 광선을 쬐어서 빌리루빈을 배설이 용이한 형태로 변형시키는 방법”이라며 “이를 시행하면 위장관과 콩팥을 통해 빌리루빈이 원활하게 배출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만약 용혈성 황달이거나 다른 합병증에 의해 총 빌리루빈 수치가 감소하지 않는 경우라면, 아기의 몸속 혈액을 다른 혈액으로 교환하는 교환수혈을 통한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