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은 봄철 개학을 앞두고 학령기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건강 관리에 대한 당부사항을 대국민 브리핑을 통해 발표했다. 호흡기 감염병, 야외활동 중 발생할 수 있는 부상, 알레르기 질환에 대한 주의를 강조하는 한편, 개학 후 변화하는 생활습관이 비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경고했다.
새학기가 시작되며 바뀌는 식습관은 소아비만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개학 후 불규칙한 식습관, 소아비만 위험 높인다
개학하면 학교 및 학원 등 바쁜 일정으로 식사 시간이 불규칙해지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식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또래 친구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탄산음료, 스낵류, 인스턴트 식품의 섭취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식습관이 소아비만 위험을 높인다는 점이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초가공식품이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음료, 즉석식품, 패스트푸드 등 초가공식품을 많이 섭취하는 비만 아동∙청소년은 대사질환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가공식품 섭취가 많은 군에서는 하루 섭취 에너지의 44.8%를 초가공식품에서 얻고 있었으며, 이들은 지방간 위험이 1.75배, 인슐린 저항성 위험이 2.44배 높았다. 특히 간에 지방이 10% 이상 축적되는 중등도 이상의 지방간 위험은 4.19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소아청소년과 류인혁 교수(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는 “최근 외래에서 아이들의 식습관에 대해 상담하다 보면 끼니를 거르거나 고열량의 인스턴트 음식으로 식사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에 더해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반대로 활동량과 운동 시간이 크게 줄어들면서 체중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사례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성장기 건강 위협하는 주요 원인, 소아비만
문제는 소아비만이 단순히 체중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류 교수에 따르면 어릴 때 비만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성인이 되어서도 비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실제로 비만한 아이들은 정상 체중 아이들보다 성인 비만으로 이어질 위험이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소아비만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지방간염, 심혈관 질환 등 다양한 합병증 위험을 증가시킨다.
정신 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비만으로 인한 체형 변화는 자존감 저하, 또래 관계에서 위축을 초래할 수 있으며, 운동 능력 저하로 인해 또래와의 신체활동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가능성도 크다.
따라서 소아비만은 ‘자연스럽게 키로 간다’는 안일한 생각으로 방치해서는 안 되며,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해결해야 할 중요한 건강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소아비만 예방, 부모∙학교∙사회적 역할 중요해
소아비만 예방과 관리에는 가정과 학교의 역할이 중요하다. 질병관리청은 가정에서는 규칙적인 식사와 신선한 식재료 활용을 권장하고, 학교에서는 올바른 식습관 교육, 건강한 급식 및 매점 내 건강 간식 제공 확대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고 운동 시간을 늘리는 사회적 지원도 필수적이다.
류인혁 교수는 구체적인 동기부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류 교수는 “단순히 ‘살을 빼야 한다’는 말만으로는 아이들이 동기 부여를 받기 어렵다”며 체성분 검사 결과, 혈압·혈당 수치 같은 객관적인 데이터를 제시하며 관리의 필요성을 이해시키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너무 큰 목표를 설정하기보다는 작은 변화부터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아이들이 지속적으로 노력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류인혁 교수(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