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태어나면 처음에는 목을 마음대로 가누지 못하다가, 생후 3~4개월 이후부터 서서히 목에 힘이 생기면서 머리를 조금씩 들거나 고개를 돌리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그런데 유독 한쪽 방향으로만 고개를 돌리고, 반대편으로 돌리기는 어려워한다면 ‘사경’을 의심해 봐야 한다.
영아에게 흔하게 발생하는 사경이란 무엇인지, 방치하면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인지 알아보자.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한쪽으로만 고개 돌리고 몽우리 잡힌다면 사경 의심…원인은?
사경은 아이의 고개가 한쪽으로만 기울어지는 것을 말하며, 생후 5개월 미만의 영아에게서 흔하게 발견되는 질환이다. 아이를 반듯한 자세로 눕혀도 계속해서 같은 방향으로 머리를 돌리고, 수유를 하거나 밥을 먹을 때, 놀이를 할 때도 특정 방향만을 선호한다면 아이에게 사경이 발생한 것은 아닌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사경의 주된 원인은 목 근육 중 하나인 흉쇄유돌근이 짧아지는 것인데, 자궁 내에서 태아의 자세가 좋지 않았거나 출산 과정에서 과도한 압력이 가해져 목 근육이 손상되는 등 선천적 원인에 의해 종종 발생할 수 있다. 드물게 사시 탓에 초점을 맞추기 어려운 경우나 척추·신경계 이상 등 후천적으로 발병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대부분은 흉쇄유돌근의 문제라고 알려져 있다.
사경이 있는 아기는 목을 잘 돌리지 못하는 것 외에도 목 부위에 단단하면서도 압통이 없는 몽우리가 만져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몽우리는 생후 2~4주부터 생기기 시작하며, 서서히 커지다가 대개 생후 6개월 전까지는 사라지는 편이다. 다만 몽우리가 없어지더라도 이미 근육이 짧아져 있는 상태인 만큼, 계속해서 아이가 고개를 편하게 좌우로 돌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단순히 ‘몽우리가 사라졌으니 괜찮겠지’, 또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낫겠지’라는 생각으로 사경을 방치하면 오히려 아이에게 합병증을 가져와 성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합병증은 얼굴의 양쪽 균형이 맞지 않는 ‘안면비대칭’과 머리의 한쪽 면이 편평해지는 ‘사두증’이다. 이는 단순한 외관상의 문제를 넘어서, 아기의 신체 균형과 자세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시간이 더 지나면 목 근육의 저항이 증가하고, 어깨가 함께 기울어지며 척추측만증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는 만큼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조기 치료하면 물리치료로 개선될 수도…늦었다면 수술 필요
사경은 주로 짧아진 흉쇄유돌근을 늘리고 고개를 자연스럽게 반대편으로 돌릴 수 있도록 훈련하는 물리치료를 통해 치료한다. 아기가 목을 가누기 전부터 물리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은데, 목 근육의 저항이 커지기 전에 치료가 이루어져야 더욱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생후 2~3개월부터 꾸준히 물리치료를 받으면 약 80% 이상의 영아들이 사경 증상이 개선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 사시나 척추질환 등 다른 문제로 인한 경우라면 그에 맞는 치료를 먼저 시행하고, 고개를 자연스럽게 돌릴 수 있도록 물리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병원에서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계속해서 아이의 고개를 반대편으로 돌려주는 것이 좋다. 그런데 잘못된 방법으로 아이의 목을 돌리다 오히려 아이가 크게 다칠 수 있는 만큼, 병원에서 올바른 방법을 익혀 안전하게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더불어 간식이나 장난감을 사용해 아이가 자연스럽게 반대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목을 사용할 수 있도록 관심을 끄는 것도 도움이 된다.
만약 물리치료만으로 사경이 쉽게 개선되지 않거나 생후 12~18개월 정도가 지난 후 뒤늦게 치료하는 경우라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흉쇄유돌근을 절제해 근육을 늘려 주고, 수술 후에는 석고로 고정하거나 보조기를 사용해 교정한 위치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문제없이 치료했다면 성장하면서 안면비대칭 등의 문제가 어느 정도 호전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아이가 어릴수록 사경과 그에 따른 합병증의 치료 효과가 좋은 만큼, 치료를 미루지 않고 적기에 시행하는 것이 좋겠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