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는 속담이 있기는 하지만, 사실 현대의 여름은 감기에 걸리기에 딱 좋은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에어컨 사용으로 실내외의 온도차가 큰 데다, 짧은 옷을 많이 입어 찬바람에 대응하기 어려운 탓이다. 게다가 폭염일 때에는 면역력이 떨어지기도 쉬운 만큼 감기와 같은 전염성 질환에 노출되기도 쉽다.
이렇게 감기에 걸렸을 때 빨리 회복하기 위해서는 일부러 열을 내고 땀을 많이 흘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는데, 과연 감기 치료에 효과가 있을까?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면역력 약해지고 회복 늦어져…탈수 등 위험도
감기에 걸렸다고 해서 땀을 일부러 내다보면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감기의 대표적인 증상인 발열은 우리 몸의 면역 체계가 바이러스와 싸울 때 발생하는데, 이때 체온을 적정 범위로 조절하기 위해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서 몸에서 땀이 나는 발한 작용이 나타난다. 그런데 땀을 일부러 내서 교감신경을 과도하게 자극하면 자연스러운 발한 작용을 방해해 체온이 제대로 조절되지 못하고 급격하게 상승하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렇게 체온이 과도하게 상승하면 감기 바이러스와 싸우는 면역계가 억제되는 것도 문제다. 면역 세포가 효율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범위의 체온이 유지되어야 하는데, 체온이 너무 높은 상태에서는 면역 세포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오히려 회복이 더뎌질 수 있다.
또한 땀을 많이 흘리다 보면 체내 수분과 전해질이 급격히 손실되면서 균형을 잃고, 탈수가 발생할 수도 있다. 탈수 상태에서는 피로감이 더 심해지고 회복이 더뎌질 뿐만 아니라 혈액 순환과 신장 기능이 저하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게다가 고열 상태가 장시간 지속되면 뇌세포와 신경계 손상까지 이어질 수 있고, 5세 미만 소아의 경우 열성경련까지 발생할 수도 있는 만큼 일부러 열을 올리고 땀을 내려고 하는 것은 좋지 않다.
땀내기 대신 감기 회복에 도움 되는 방법은?
감기에 걸렸다면 일부러 사우나에 가거나 뜨거운 물에서 목욕을 하기보다는, 체온이 자연스럽게 조절될 수 있도록 체온보다 약간 높거나 비슷한 정도의 온도에서 10분 이내로 빠르게 샤워를 하는 것이 좋다. 씻기 힘들 정도로 몸이 무겁고 아프다면 미지근한 온도로 데운 물수건으로 땀을 닦아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감기에 걸린 상태에서는 발열, 콧물, 땀 등으로 인해 체내 수분이 손실되기 쉽다. 이때는 평소보다 더 많은 수분을 섭취해 탈수를 방지하고 신체 기능을 정상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수분을 보충할 때는 체온과 비슷한 미지근한 물, 따뜻한 차, 전해질 음료 등을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이때 한 번에 너무 많은 양의 물을 벌컥벌컥 마시기보다는 갈증이 나지 않도록 한 모금씩 나눠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
비타민 C와 유산균 등의 영양소를 보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과일과 채소류에 다량 함유된 비타민 C는 체내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강력한 항산화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면역 세포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되며, 발효식품에 들어 있는 유산균은 장내 유익균의 성장을 촉진하고 면역력을 높이는 데에 좋다. 게다가 감기에 걸려 있을 때는 소화 기능이 평소보다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유산균을 섭취하면 소화를 더욱 원활하게 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실내 온도와 습도를 적절하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요즘과 같은 여름철에는 실내 온도를 25~27도 정도로 맞추고, 실외와의 온도 차이는 5~6도 내외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실외는 너무 덥고, 실내는 너무 추운 상태에서 생활하다 보면 몸이 온도차에 적응하지 못해 면역력이 쉽게 저하되기 때문. 또한 실내 습도는 40~60% 정도로 유지해야 한다. 건조한 환경에서는 목과 코 점막에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침투하기도 좋고, 이미 감기에 걸린 상태에서는 점막이 자극돼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서다. 필요하다면 가습기 등을 사용해 습도를 조절하고, 실내 온도를 조절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긴 옷이나 담요를 미리 챙겨두고 추울 때 덮는 것이 좋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