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은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 인슐린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혈당이 높은 상태가 유지되는 질환이다. 당뇨병이 있는 경우 혈당이 지나치게 높아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지만, 동시에 혈당이 급격히 떨어지는 저혈당 상태가 찾아오지 않도록 경계하는 것도 중요하다.
고혈당이 있던 당뇨병 환자가 어떻게 저혈당 상태가 되는지, 저혈당은 어떤 위험성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본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혈당 급격히 떨어지는 ‘저혈당’, 쇼크 불러와 사망까지…야간에 특히 주의해야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정상적인 공복 혈당 수치는 70~100mg/dL이며, 당뇨병 환자의 공복 혈당 조절 목표는 80~130mg/dL이다. 혈당이 정상 공복 혈당 수치보다 낮은 70mg/dL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에는 저혈당이 찾아온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당뇨병 환자는 높은 혈당을 조절하기 위해 인슐린을 투여하거나 경구혈당강하제 등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들 약물을 과도하게 투여하거나 투여 시간을 정확하게 지키지 않은 경우, 약물의 종류를 정확하게 사용하지 않은 경우에 부작용으로 혈당이 급격하게 낮아질 수 있다. 이 밖에도 △식사량이 적었거나 식사를 거른 경우 △과도한 운동 △알코올 섭취 △야간 인슐린 예민도 증가 등이 저혈당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당뇨병이 없는 사람에게도 드물게 저혈당이 발생할 수 있다. △기생충 치료제 펜타미딘 △페닐부타존 성분의 소염진통제 △말라리아 치료제 퀴닌 등의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 당뇨병이 없는 사람도 부작용으로 저혈당을 겪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 △간, 심장, 신장 질환이나 심각한 영양실조 등이 있는 경우 △호르몬 결핍이 있는 경우 △인슐린이 과잉 반응하는 덤핑 증후군이 있는 경우에도 저혈당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저혈당 상태가 되면 뇌와 신경기관으로 가는 포도당이 부족해지고, 뇌신경계는 에너지 부족을 느껴 신체의 자율신경계를 작동시킨다. 그 결과로 현기증과 피로감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고, 심해지면 간질 발작과 의식 소실 등의 저혈당 쇼크 증세를 보이다 사망할 수도 있다. 또 저혈당을 극복하기 위해 아드레날린이 분비되고, 이에 따라 △혈압 상승 △맥박수 증가 △가슴 두근거림 △떨림 △불안감이 발생하고, 부교감 신경의 작용으로 △식은땀 △공복감 △감각 이상 등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저혈당 증상은 주간보다는 야간에 나타나기 쉬운 편이다. 자정부터 새벽 3시 사이에는 생리적으로 체내 인슐린 분비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혈당이 급격하게 떨어지기 쉽다. 전날 고강도 운동을 했거나 식사량이 적었던 경우, 잠들기 전 인슐린을 과도하게 투여했을 경우에 야간 저혈당이 쉽게 나타날 수 있다. 야간에 저혈당이 발생하면 수면 상태인 만큼 저혈당 쇼크가 발생해도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쉬워 더욱 위험하다. 혈당 조절을 위해 약물을 투여하는 당뇨병 환자가 자는 동안 악몽을 심하게 꾸거나, 식은땀을 많이 흘리거나, 아침에 심한 두통을 겪는다면 야간 저혈당을 의심하고 원인을 찾아 개선해야 한다.
재발 잦은 저혈당, 증상 보이면 응급 식품 먹어야…수면 전에도 혈당 확인
저혈당은 한 번이라도 발생했으면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당뇨병 환자가 인슐린 등 혈당 조절 약물을 투여해 저혈당이 나타난 경우, 몸속에 이미 들어간 인슐린이 계속해서 혈당 조절 작용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저혈당이 반복해서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제1형 당뇨병 환자나 인슐린 부족이 심한 제2형 당뇨병 환자는 저혈당이 빈번하게 재발하는 편이다. 이 경우에는 저혈당에 대한 민감도가 낮아지는 저혈당무감지증이 발생해 위험한 상황이 와도 인지하지 못할 수 있다. 또 뇌로 가는 포도당이 지속적으로 부족해지면서 뇌의 기능이 저하되고, 치매 발병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당뇨병 환자나 저혈당을 겪은 적이 있는 고위험군은 평소 포도당이 함유된 음식을 가지고 다니다가 혈당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 때 조금씩 섭취하는 것이 좋다. 대한당뇨병학회가 권고하는 저혈당 응급 식품은 △설탕이나 꿀 1스푼(15ml) △요구르트 1개(100ml) △사탕 3~4개 △주스나 청량음료 3/4컵(175ml) 등이다. 지방이 함유된 초콜릿 등의 간식은 흡수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저혈당 증상이 어느 정도 회복되면 자가혈당 측정을 통해 혈당을 확인하고, 간식이나 밥을 먹어 재발을 막아야 한다.
특히 장시간 운전을 하거나 운동을 하는 중에 저혈당 증상이 나타나면 각종 안전사고가 발생할 위험도 높아지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혈당을 수시로 확인하고, 이상 증상이 있으면 휴식을 취하면서 응급 식품을 섭취해야 한다. 또 외부에서 쓰러지거나 사고가 났을 때 적절한 치료를 할 수 있도록 당뇨환자 인식표를 소지하고 다니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아울러 야간 저혈당 예방을 위해서는 수면 전 혈당을 100~140mg/dL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권장된다. 수면 전 측정치가 이보다 낮아 저혈당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가벼운 비스킷을 먹거나 우유를 한 잔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야간 저혈당이 자주 발생하는 경우에는 자동으로 혈당 변화 패턴을 확인하고 조절하는 인슐린 펌프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