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이 마를 때 물 대신 커피와 차 등의 음료를 습관적으로 마시는 이들이 있다. 그런데 분명히 갈증이 풀릴 만큼 충분히 음료를 마셨음에도 불구하고, 수분 부족 증상이 나타나는 ‘만성 탈수’를 겪기도 한다.
왜 그런 것일까?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갈증 대신 피로와 허기 몰려오는 만성 탈수…커피 등의 음료가 위험 높여
탈수는 기본적으로 수분을 섭취하는 양보다 배출하는 양이 많을 때 발생한다. 한여름 땡볕 아래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과격한 운동 후 땀을 과도하게 흘리면 급성 탈수 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때 대표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 바로 심한 갈증이다. 수분이 빠져나간 만큼 자연스럽게 몸에서 물을 찾는 것이다.
그런데 몸속의 수분이 3% 이상 감소한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 탈수의 경우, 수분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목이 마른 느낌을 비교적 덜 느끼는 경우가 많다. 극심한 불편감을 줄 만큼 수분이 부족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타는 듯한 갈증은 느끼지 않는 것이다.
만성 탈수 상태에서는 전해질이 세포로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면서 피로감이 느껴지고, 갈증과 배고픔을 혼동해 허기를 느끼고 식욕이 증가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외에 △혈압 저하로 인한 두통 △피부 건조로 인한 주름 △장내 수분 부족으로 인한 변비 △혈액순환 장애로 인한 근육 경련 등을 경험하기도 한다. 특히 남성보다 여성이 만성 탈수를 쉽게 겪는다. 몸의 수분은 지방보다 근육에 많은데, 여성은 신체 구조상 남성에 비해 근육량은 적고 지방량은 많아 수분을 보존하는 능력이 더 낮기 때문이다.
물이 아닌 다른 음료를 많이 마시는 경우에도 갈증이 느껴지지 않는 만성 탈수를 쉽게 겪을 수 있다. 커피와 차가 대표적인데, 이들에 함유된 카페인과 탄닌 성분이 이뇨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커피의 경우에는 섭취한 양의 2배, 차는 1.5배 정도의 수분을 소변으로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커피와 차를 통해 당장의 갈증을 해결했을지라도, 소변으로 빠져나가는 수분량이 늘어나면서 만성 탈수 증상을 겪게 되는 것이다. 이 밖에도 술을 마시는 경우 알코올을 분해하기 위해 체내 수분을 사용하고, 설탕이 많이 든 음료는 삼투압을 높이기 때문에 만성 탈수를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물 조금씩 마시면서 만성탈수 예방해야…허브차, 곡류차도 도움 돼
만성 탈수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순수한 물을 하루 권장량만큼 충분히 마시는 것이 좋다. 한국영양학회가 발표한 ‘2020년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KDRIs)’에 따르면, 12세~74세 사이의 한국인이 하루 섭취해야 하는 물의 양은 남성은 하루 900mL 이상, 여성은 600~800mL 정도다. 음식을 통해서도 수분을 섭취할 수 있는 만큼, WHO가 권고하는 수분 섭취량인 1.5~2L 전부를 물만으로 채울 필요는 없는 것이다. 다만 커피나 차를 많이 마시는 경우 수분을 많이 배출하기도 하는 만큼, 배출하는 만큼의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커피는 섭취한 양의 2배를 배출하는 만큼, 500mL의 커피를 마셨다면 물 1L(1000mL)를 마셔 수분을 보충하는 방식이다.
물을 마실 때는 한 번에 많은 양을 마시기보다는 한 모금씩 나눠 마시는 것이 권장된다. 물을 한 번에 많이 마시면 신장 기능이 저하되고 혈중 나트륨 농도가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저나트륨혈증 등이 찾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찬물을 들이켜면 자율신경계에 자극이 가해지면서 혈관이 수축하고, 심장과 소화 기능에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체온과 비슷한 정도로 느껴지는 미지근한 물을 마시는 것이 권장된다.
아무 맛이 나지 않는 물을 마시기 어렵다면 이뇨 작용을 하는 카페인과 탄닌 성분이 없는 차를 마셔보자. 루이보스와 캐모마일, 자스민, 히비스커스 차 등의 허브차나 보리차, 현미차 등의 곡류차가 대표적이다. 대부분의 허브차는 별도의 발효 과정을 거치지 않아 탄닌 성분이 들어있지 않고, 특유의 향긋한 향으로 심신 안정에도 효과적이다. 또한 곡류차는 각종 무기질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기 때문에 탈수로 인해 깨진 전해질 균형을 맞추고, 몸의 기능을 원활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